18일 부산 서구 경남중학교에서 전교조 부산지부 주최로 학교폭력 없애기 공개수업이 열리고 있다.
- 처벌 위주 단기처방 벗어나
- 교사들 관련 주제 공개수업
- 현장 생활지도 방법 연수도

- 아이들과 부대낄 기회 마련
- 부산 사직중 프로그램 주목

최근 교육 현장에 자발적으로 등장하는 학교폭력 대책이 한결 다채로워지고 있다. 지난 2월 정부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직후만 해도, 처벌과 배제를 중심으로 한 단기 처방이 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장기적 안목과 지속성을 강조하면서 학교의 문화부터 바꾸자는 관점에서의 접근법이 차츰 늘고 있는 분위기다.

부산 동래구 사직중학교는 '행복한 아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두 번 하고 마는 '이벤트' 성격이 아니다. 지난 4월 시작했고, 오는 12월까지 달마다 다른 계획을 잡아놨다. "지난달 3일 시도한 '학생과 교사의 등굣길 프리허그(안아주기)'가 시작이었는데, 그때 제자들과 포옹해보니 교사인 나부터 달라지더라." 이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석옥자 교사는 "교사 10여 명이 동참해 등교하는 아이들과 프리허그를 했는데 '포근한 상호교감'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했다. '행복한 아침'은 같은 달 25일 교사들이 등굣길 제자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중간고사 파이팅!'행사로 이어졌다.

지난 8일 사직중학교 재학생 연주단이 교문음악회를 열고 있는 모습.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5월 프로그램은 지난 8일 재학생 연주단이 교문 앞에서 연 '교문연주회'와 선생님 업고 교무실까지 뛰기, 선생님께 애교떨기 등 '경품'을 내건 스승의 날 행사로 치러졌다. 사직중 김규하 교감은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긴 호흡과 먼 안목으로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직접 나서서 시도하는 연구·교육사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30일까지를 '학교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공동 실천 기간'으로 정하고 18일 경남중학교와 동명초등학교에서 관련 공개수업을 했다. 이날 '인권감수성 키우기와 학교폭력 없는 학교만들기'를 주제로 공개 도덕수업을 진행한 경남중 김경희 교사는 "학생들 스스로 인권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 교육계의 싱크탱크 중 하나인 부산교육연구소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손에 잡히는 생활지도' 연수를 지난 15일 시작해 7월까지 두 달 동안 5차례 진행한다. 이 같은 흐름은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과 배제를 강조한 정부 주도의 대응에 한계를 느낀 교육 현장의 비판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고신대 전인건강학회가 주최하고 교육 관련 전문가와 진보·보수를 망라한 시민단체들이 참가해 오는 25일 개최하는 '학교폭력의 원인과 대책' 학술대회도 이런 맥락에서 마련되는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