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정] “자기소개서엔 활동 나열보단 느낀 점을”-동아2016.05.25
손근혜 기자
대학평정! 대입 학생부종합전형 평가관이 밝히는 합격의 정석!
대학평정은 PASS와 대학 입학처가 함께 만듭니다. △가천대 △건국대 △경희대 △국민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세종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총 18개 대학이 참여합니다. 각 대학의 입학처에서 직접 추천한 우수 합격생의 학생부에 담긴 합격비결과 해당 학생을 평가한 대학의 평가자가 알려주는 평가 기준을 소개합니다.
‘대학평정’ 9회는 중앙대 학생부종합전형을 소개한다. 2017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은 크게 다빈치형인재전형, 탐구형인재전형으로 나뉜다. 다빈치형인재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통해 학과별 정원의 1.5~3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가려낸다. 탐구형인재전형는 면접 없이 서류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두 전형 모두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없다.
중앙대 입학처는 2016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다빈치형인재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에 합격한 황수경 씨(강원 광희고 졸)를 우수 학생으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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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흥미 느낀 ‘독서’… 사회적 문제 관심 이어져
황 씨는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독서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오랫동안 앉아서 집중하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 하지만 고교 1학년 국어 수업시간에 진행한 ‘10분 책읽기 시간’을 통해 독서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수많은 책을 읽어 한 해 동안 국어교사에게 빌려 읽은 책만 50여 권에 달했다.
황 씨의 독서에 대한 흥미는 2학년 때 시작한 작가탐방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졌다. 동아리원들이 다양한 책을 함께 읽고 만나보고 싶은 작가를 섭외해 강연을 듣는 등 책이나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한 것. 황 씨는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인 ‘현시창’의 저자인 임지선 기자를 직접 섭외해 책을 쓴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임지선 기자는 책을 쓰기 위해 직접 식당에서 일하며 식당 아주머니들의 고통을 느끼는 등 직접 취재 대상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들의 삶에 함께하며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여러 작가들을 만나며 기자는 기사문으로, 작가는 책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사회를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했어요. 평소 영상과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았던 저 또한 영상을 통해 목소리를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황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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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활동에서 ‘전공적합성’ 두루 평가
중앙대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학업역량 △지적탐구역량 △성실성 △자기주도성/성실성 △공동체의식을 고루 평가합니다. 황 씨의 경우 내신성적과 교과 활동 등 학업역량은 물론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서도 지적탐구역량을 드러냈어요. 학교생활기록부 독서활동상황이나 각종 독후감 대회에서 수상한 내역만 봐도 황 씨가 얼마나 독서에 열의를 가지고 지적 호기심을 발휘했는지를 알 수 있지요.
독서와 글쓰기는 물론 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관심은 황 씨가 지원한 사회과학계열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전공적합성도 겸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앙대는 주요 평가요소로 ‘전공적합성’ 항목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서류를 평가할 때 전반적으로 전공적합성을 고려합니다. 학생이 전공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목표의식이 뚜렷하다는 말이겠지요.
▶차정민 중앙대 선임입학사정관
○ ‘다큐 PD’ 목표로 자기주도적 활동 펼쳐
어릴 때부터 다큐멘터리(다큐)를 즐겨 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큐 프로그램을 많이 접했던 황 씨는 친구들과 다큐 프로그램을 함께 보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때 직접 ‘다큐영상토론반’ 동아리를 창설했다. 다큐PD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 다큐를 재미없는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다큐도 재밌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것. 동아리에서 우리나라 미혼모들의 삶을 다룬 ‘마이플레이스’라는 영상을 함께 보고 우리나라 육아지원 정책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했다.
황 씨는 학생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교내 거의 모든 영상은 스스로 제작했을 정도로 영상 제작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특히 2학년 때 3학년 선배들의 졸업식에 맞춰 ‘꿈이 뭐야’라는 주제로 찍은 졸업 축하 영상은 선배들은 물론 교사에게까지 많은 감동을 안겼다. 황 씨는 이러한 자신의 자기주도적 역량을 자율항목인 자기소개서 4번에 녹여냈다.
“선배들의 교실을 둘러보던 중 복도 창틀에서 우연히 발견한 ‘꿈이 뭐야’라는 낙서에서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선배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요. 열심히 달려왔지만 불확실한 미래로 불안해하는 선배들을 위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에 영상을 제작하게 됐지요. 졸업식 날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만든 영상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앞으로 제가 걸어갈 길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게 됐지요.” (황 씨)
○ 자기소개서로 ‘남다른 깊이’ 드러내
황 씨는 공부를 언제 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착실하게 수행했습니다. 특히 다큐 프로그램을 함께 보기 위해 동아리를 직접 만들거나 학생회 부회장으로써 교내 영상을 도맡아 제작했다는 자기소개서 내용 속에서 자기주도성과 적극성이 돋보였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 서류를 평가하다 보면 자기소개서에도 소위 스펙을 자랑하며 ‘어떤 활동을 했다’는 식으로만 나열한 글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학생부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자기소개서에는 말 그대로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떠한 활동을 했다면, 단순히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나아간 나만의 생각이나 감정, 이후 자신이 실천한 행동들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차정민 중앙대 선임입학사정관
에듀동아 손근혜 인턴기자 sso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