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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는 그림읽기(6)
버려진 조각으로 창조한 예술
보자기는 물건을 싸두거나, 어디로 물건을 보낼 때 정성껏 싸서 보내던 우리의 생활필수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 보자기에 표현된 오방색의 아름다움과 그 완벽한 구성에 세계의 공예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우리 전통조각보가 현대의 미술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라, 옛날 우리의 평범한 가정에서 누구나 만들었던 보통사람들의 작품이라는 것에 더 감동합니다. 조각보는 가정에서 가족들의 옷 이불 베게 등을 만들고 남은 천 조각들을 모아서 만든 근검절약의 생활용품입니다. 그래서 이 조각보는 할머니의 저고리, 아기의 돌 옷, 아버지의 베개 등 가족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진 보자기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답니다. 특히 조각보가 세계의 미술대학에서 연구와 학습의 대상이 되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버려진 천 조각으로 조합하여 창조한 절묘한 조형적인 조화입니다. 이들은 색의 마술사 ‘몬드리안’ 보다 훨씬 앞서 이미 우리 조선의 전통 조각보가 있었다는 사실에 그저 놀랍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방색’이 뭐예요?
오방색은 우리나라 전통의 색으로 동,서,남,북,중앙의 다섯 방위를 상징하고, 4계절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색동저고리, 절의 건축물에 칠하는 단청, 조각보 등이 오방색으로 표현된 사례입니다.
오방색
◆ 버려진 파편에 생명 불어넣기
그런데 전통 조각보를 한 차원 더 계승 발전시킨 작품이 2014부산비엔날레에 전시되어 있어 소개합니다. 보통 도자기 작가들은 작품이 의도한대로 완성되지 못하고 티끌만한 흠이라도 발견되면 바로 망치로 깨뜨려 버리는데요, 작품에 대한 작가의 명예를 목숨처럼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작가들의 작업장 뒤편에는 실패한 도자기파편들이 수북이 쌓여 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쓸모없이 버려진 도자기 파편을 재료로 새롭게 창조한 작품이 바로 이수경선생님의 ‘번역된 도자기’입니다. 함께 감상해볼까요.
‘번역된 도자기’ 2014부산비엔날레 이수경
위 작품은 우리가 평소에 보던 도자기와는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깨진 도자기의 조각들을 이어 붙여, 끝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확대되는 생명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실패하여 버린 파편, 하나하나를 이음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가진 또 다른 모습의 도자기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음 재료를 에폭시라고 하는 강력접착제를 사용하여 원래 도자기보다 더 튼튼한 도자기가 만들어지는데, 여기서 실패를 딛고 다시 태어난 생명은 더욱 강인한 힘을 얻게 된다는 작가의 의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실패의 상처에 황금을 칠하다
이음새에 24K 황금가루를 덧칠함
작가는 버려진 파편을 이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에, 좀 더 분명한 의미를 표현합니다. 그 강력한 에폭시의 이음새에 24K 황금가루를 아낌없이 덧칠하였는데요, 실패의 상처를 감추기보다 오히려 더욱 뚜렷하고 자랑스럽게 드러냅니다. 이것은 순조로운 성공보다, 실패를 딛고 부활한 생명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생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린이 여러분, 혹시 무엇인가 도전했다 실패한 경험 있나요? 좌절하거나 실망한 경험 있나요? 혹시 있다면 이 작품을 통해 여러분의 실패가 성공보다 오히려 더욱 소중한 것임을 이해하셨나요? 문득 에디슨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그는 전구 발명을 위한 수천 번의 실패에 대하여, 전구에 불이 오지 않게 하는 수천 개의 방법을 알아냈다고 했습니다. 성공의 힘은 바로 ‘실패’였다는 이야기입니다.
◆ 미래를 향한 꿈
‘달’ 이수경 달 위에 토끼를 표현함.
이수경님의 작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파편 조각, 조각을 이어 보름달을 만들고 그 위에 세상 사람들의 꿈, 토끼를 올려놓았습니다. 다시 탄생한 새 생명의 미래의 삶에도 관심을 보인 것입니다. 작가는 실패의 상처에 대한 치유뿐만 아니라, 미래 세상을 위한 새로운 기운을 한껏 불어 넣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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