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통통 초등논술]피리부는 사람과 플라톤의 행복론
입력: 2006년 04월 03일 15:09:03
■이야기 1

많은 것을 가지고도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왕이 있었다. 이 왕은 마법사에게 찾아가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마법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의 속옷을 입으면 된다고 답했다. 왕은 신하에게 가장 행복한 사람의 속옷을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신하는 장군, 학자, 부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실망하고 들판에 앉아있는데 아름답고 행복함이 느껴지는 피리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따라가 피리 부는 사람을 만나 물었다. “당신의 피리 소리가 행복하게 들리는데 당신의 마음도 행복합니까?” 피리 부는 사람이 대답했다. “그럼요. 나는 아주 행복합니다.” 신하는 기뻐하며 말했다. “그럼 당신의 속옷을 제게 파시오. 돈은 얼마든지 주겠소.” 사내가 말했다. “어두워서 안 보이겠지만 난 지금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소. 어젯밤 벌거벗은 거지가 지나가기에 입고 있던 속옷까지 벗어주고 말았다오.”



■이야기 2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행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다음 5가지를 꼽았습니다. 첫째 먹고 입고 살기에 조금은 부족한 듯한 재산, 둘째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엔 조금은 부족한 외모, 셋째 자신이 생각하는 것의 절반밖에 인정받지 못하는 명예, 넷째 남과 힘을 겨루었을 때 한 사람에게는 이기고 두 사람에게는 질 정도의 체력, 다섯째 연설했을 때 듣는 사람의 절반 정도만 박수를 치는 말솜씨.

■톡톡! 술술!

1. 〈이야기 1〉의 피리부는 사람의 삶과 플라톤이 말한 행복하기 위한 다섯 가지 조건의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150자 내외, 띄어쓰기 포함)

2. 플라톤이 위의 다섯 가지를 ‘행복의 조건’으로 꼽은 까닭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자신의 의견을 논술해 봅시다. (300자 내외, 띄어쓰기 포함)


■생각에 스프링을 달자

많은 것을 가졌지만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왕과 가진 것이 없어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피리 부는 사람의 삶은 대조적입니다. 이들을 통해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피리 부는 사람의 삶의 태도와 플라톤이 말한 행복의 조건에서 진정한 행복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도 생각해 봅니다. 플라톤은 위의 다섯 가지를 행복의 조건으로 꼽았지만 각자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 다섯 가지를 생각해 정리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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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이해준 초등논술연구소 연구원〉

〈이명진 중등논술연구소 연구원〉

〈일러스트:신응섭 정리:최상희 NIE전문기자〉
[교육]고교 서술·논술형 시험대비 이렇게
입력: 2006년 04월 24일 14:41:43
올 중간고사부터 고교 1·2학년의 주요 과목 시험에서 서술·논술형 문제의 비율이 40%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문제 유형이 익숙하지 못해 학생들의 부담은 커져만 가고 있다. 과목별 서술·논술형 시험 준비법을 살펴본다.

◇국어=수능과 내신은 주로 선택형 문항이기 때문에 대부분 학생들이 답을 찾아내는 데 수동적이다. 그래서 학생 스스로 출제자의 입장에서 직접 서술·논술형 문제를 출제하고 풀어보는 훈련이 요구된다. 먼저 기존 선택형 문항을 서술·논술형 문제로 변형해 출제해본다. 혼자 하기보다 친구끼리 분량을 나눠 출제한 다음, 문제를 교환해 풀어본다. 평가는 문제를 출제하면서 채점기준을 마련, 점수로 체크해본다. 이같은 연습은 실제 시험에서 답안을 작성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영어=서술형 문제를 잘 풀려면 먼저, 선생님이 강조하는 곳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둘째, 교과서를 많이 읽어야 한다. 영어 서술형 문제는 낱말과 문장의 뜻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풀 수 있기 때문에 교과서 정독은 필수다. 셋째, 직접 영작해본다. 서술형 문제는 ▲대명사가 뜻하는 의미나 글 속에 표현된 비유적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유형과 ▲대화나 문단의 앞부분이나 뒷부분에 이어질 내용을 유추하거나 글의 요지를 정리하는 유형이 많다.

◇수학=수학의 서술형 문제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방식이다. 전체 문제풀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술형 문제로 출제될 확률이 높은 곳은 역행렬을 이용한 행렬의 증명, 수학적 귀납법을 이용한 증명, 수열의 수렴과 발산을 조사하는 문제, 유클리드호제법, 황금비 분할, 귀류법을 이용한 무리수의 증명 등이다. 답안은 서술과정에 오류가 없다면 답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풀이 중간과정을 상세히 기술한다.

◇사회=사회의 출제방향은 간단한 서술과 주관식 형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회과목은 첫째, 선생님이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둘째, 교과서 탐구활동에 나온 문제들을 짧게 자신의 생각을 써본다. 셋째, 서술형으로 출제될 확률이 높은 단원은 반드시 정리한다. 예를 들어 ‘국사’는 각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지리’는 지리 공부의 목적, 국토관, 지형 형성과정을, ‘사회’는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의 의미, 사회발전에 필요한 의식과 태도, 제도 등을 정리해둔다.

◇과학=과학은 첫째, 소단원 목표에 대해 답해봐야 한다. 소단원의 목표에 답을 할 수 있다면 50%는 준비된 셈이다. 둘째, 실험내용은 확실히 정복하자. 과학이론뿐 아니라 실험 설계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정, 오차의 분석, 결과분석 등에서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셋째, 마무리는 실전문제 풀이로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이론과 지식을 갖췄으면 실전문제 풀이를 통해 실력을 다져야 한다. (도움말:이투스 전승정·심우철·이정수·김한나·김은성 강사)

〈최상희기자 nie114@kyunghyang.com〉
[생각통통 초등논술]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해요


■이야기 1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갈등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그 갈등을 전쟁이나 폭력, 억압이나 강요에 의해 해결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권이 추구하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벌어지는 온갖 갈등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는 것을 말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인권은 서로의 다른 점, 즉 차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추구합니다. (관련교과: 6-2 ‘읽기’ 인권과 가치 중)



■이야기 2

당나귀 두 마리가 한 줄에 묶여 있다. 두 당나귀는 서로 자기와 가까운 곳에 있는 여물을 먹으려고 달려갔다. 그런데 줄은 짧고 두 당나귀의 힘은 비슷해서 둘 다 여물을 먹을 수 없었다.

“아이고 목아! 내 목 부러지네.” “그러니까 힘 좀 빼 봐. 나 먼저 먹게.” “이런 이기적인 당나귀를 봤나. 나도 배고파 까무러치겠다고. 그러니까 내가 먼저 먹어야겠어.” “그럴 수는 없지. 여~엉차. 내가 먼저 먹고야 말겠어.” “에이! 이러다 굶어 죽겠군. 이 봐, 우리 대화 좀 하지.” “대화할 기운도 없는데 여물부터 먹고 대화하면 안 되겠니?” “아, 여물을 먹을 수 없으니까 대화를 하자는 거 아닌가?”

(관련교과: 6학년 도덕 ‘10.평화로운 지구촌’)

▶ 톡톡!술술!

1. 〈이야기 2〉에 나타난 갈등은 무엇인지 써 봅시다. (150자 내외, 띄어쓰기 포함)

2. 〈이야기 1〉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두 당나귀가 평화롭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써 봅시다. (300자 내외, 띄어쓰기 포함)


▶ 생각에 스프링을 달자

갈등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주장이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 갈등을 수시로 겪으며 살아갑니다. 교실에서 혹은 집에서 다양한 갈등을 겪지만 그 갈등 자체보다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그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따라 평화가 깨지기도, 유지되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이야기 1〉을 바탕으로 〈이야기 2〉에 나타난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생각통통 초등논술’에 실린 주제와 관련 글을 초등논술카페(cafe.naver.com/nonnon)에 올려주면 매주 50편을 골라 논술전문가들로부터 무료로 평가 및 지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이해준 초등논술연구소 연구원〉

〈이명진 중등논술연구소 연구원〉

〈일러스트:신응섭 정리:최상희 NIE전문기자〉
[커버스토리]일기, 어떻게 하면 잘 쓸수 있을까
세월이 좀 흐른 뒤 들춰보는 일기만큼 옛일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하는 것도 없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에게 일기는 숙제거리일 뿐이다.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마음의 짐’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조민기군은 세상에 일기쓰기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민기 부모님은 저녁마다 일기쓰기 싫다는 아이를 붙잡고 씨름하느라 지쳤다. 아무리 좀더 재미있게 쓰라고 해도 “오늘 학교에 갔다가 태권도 갔다가 숙제하고 잤다”는 유형의 내용은 도무지 바뀔 기색이 없다. 반면 비슷한 또래인 초등학교 3학년 김지아양은 일기쓰기가 재미있는 놀이란다. 1학년 때부터 일기쓰기에 재미를 들여 독후감, 백일장 등 각종 글쓰기 대회도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참가해 곧잘 상도 탄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 최근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일기쓰기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진 듯하다. 하지만 화려한 영상물 홍수 시대, 대부분의 아이들은 글로 표현하는 일을 점점 어렵게 느낀다. 학부모들도 그 점이 고민이다. 특히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이라면 글쓰기, 특히 일기쓰기가 커다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일기쓰기에 흥미를 붙이고, 잘 쓸 수 있을까.


#좋은 일기란

좋은 일기는 자기 생활을 진솔하게 겪은 그대로 전하는 것.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를 말하듯 자연스럽게 써내려간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일기를 ‘숙제’가 아닌 ‘일상’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이 내용이나 구성을 재미있게 꾸민다.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면 ‘지겨운 일기’가 될 수밖에 없다. 20여년간 일기쓰기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대구 금포초등학교 윤태규 교감은 “일기 쓰는 것이 밥먹고 똥누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몇년전 딸이 쓴 일기를 모아 ‘송민주 일기모음집-나도 일등한 적이 있다’라는 책을 낸 엄마이자 서울 목동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신정애씨는 “요즘 아이들이 너무 학교와 학원 공부에 치여 안타깝다. 일기를 검사하다 보면 너무나 틀에 박혀, 읽고 싶은 일기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도 김천에 살다가 몇년전 서울로 오면서 공부 따라가기가 어려워 제대로 일기를 못 쓰는 상태여서 속상하다고 했다.

‘생각 없는 일기 백날 써봐야 소용없다’의 저자 양혜선씨는 “생각없이 일상만 나열하는 글쓰기는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충고한다.

얼마전 국가인권위에서 일기검사가 인권침해라며 글쓰기 실력은 다른 방법으로 배양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기쓰기를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수단으로 본 것은 핵심을 비켜간 지적이라고 주장한다. ‘일기는 일기일 뿐’이라고 생각해야지, 일기를 글쓰기 실력 등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순간, 일기쓰기 교육은 실패한다는 말이다.



#일기쓰기가 싫어지는 이유

일기쓰기가 싫어지는 이유는 상당부분 교사나 부모의 태도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일기를 통해서 글쓰기나 국어공부를 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일기쓰기가 공부로 인식되는 순간, 일기는 일기가 아니라 글짓기 숙제가 되어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질 못한다. ‘틀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고 일기를 써야 한다. 맞춤법이나 문법도 가급적 지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별한 일을 쓰거나 길게 쓰라고 하는 것도 아이들을 일기와 멀어지게 하는 이유다.

잠자기 바로 전에 쓰라는 것, 반성하는 일기를 쓰라는 것도 일기에 대한 편견. 잠잘 시간에 졸음과 싸우면서 일기쓰는 것은 괴롭다. 될 수 있으면 어떤 일을 겪은 즉시 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기의 생명은 정직이므로 마음에도 없는 반성을 강요하지도 말자. 사실만 쓰지 말고 생각이나 느낌을 많이 쓰라고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기는 겪은 일을 중심으로 쓰는 사실 기록이다. 사실을 기록한 속에 들어 있는 아이들 생각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 틀을 만들어 놓은 일기장은 아이들 생각을 틀 속에 가두어 버리므로 보통 공책에 일기를 쓰는 것이 좋다. 부모나 교사들이 염두에 둬야할 점은 아무리 답답해도 성급하게 끼어들지 말고 아이 혼자 힘으로 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 또한 가끔이라도 어른들이 일기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보다 좋은 교육방법도 없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부모님이나 교사가 간섭은 하지 않더라도 일기쓰는 것을 도와줄 수는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는 것이다. 칭찬하고 감동하면서 들어주면 아이는 점점 자세히 얘기하게 되고 그 자체만으로도 말로 일기를 다 쓰는 셈이 된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야, 그거 재미있겠다. 일기로 한번 써봐라” 얘기해 주면 일기쓰기의 반 이상은 성공한 셈.

또한 아이들은 글감을 고르는 것을 상당히 힘들어하는데 대화하는 가운데, 일기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부모님이나 친구, 선생님께 들려주고 싶은 일, 자랑하고 싶은 일, 또는 꼭꼭 숨기고 싶은 일이나 억울하고 답답한 일 등도 좋은 글감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우쳐 주면 큰 도움이 된다.

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일기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또래가 쓴 일기 글을 미리 골라 두었다가 보여 주는 것도 좋다. 초등 1학년일 경우 적당한 길이의, 정직하며, 틀린 글자가 반드시 있고, 환경이 비슷하며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를 쓴 것이 좋다. ‘나도 그런 일이 있었어’ ‘틀린 글자가 많네’ ‘저 정도면 나도 쓰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글:윤태규, 일기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송현숙기자 s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