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잘못된 행동 고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 안 되는 건 '안 돼!' 선 긋는 것도 큰 사랑입니다"
조선일보
  • 홍준기 기자
    입력 2018.08.30 03:21

    [아이가 행복입니다]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대표

    "명확하게 '안 돼'라고 하는 건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말입니다."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대표(신구대 겸임교수)는 "아이가 위험한 행동이나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려 할 때는 '안 돼'라고 분명히 말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예전에는 동네 어른들도 아이에게 '이놈'이라고 호통칠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이젠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해줄 사람이 부모밖에 없으니 더 명확하게 말해줘야죠."

    ◇"사랑하는 마음만으론 부족"

    2009년 부모교육연구소를 만든 임 대표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강연을 하는 등 지난 10년간 부모 교육에 매진해왔다. 강의 대상은 기업체 임직원, 군인, 공무원 등으로 다양하다. 임 대표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사랑하는 마음으로만 좋은 부모가 되는 게 아니라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열 살 이전까지 부모가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하고 행동하는지가 아이를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고 했다. 자기(부모) 감정에 치우쳐 그냥 쏟아내는 말이 아니라, 부모 교육을 통해 익힌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이에게 ▲효능감(나는 착하고 뭐든 잘할 수 있어) ▲안전감(우리 부모는 나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분이야) ▲조절감(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는 거야)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대표는 “평소 아이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말을 하는 게 좋다. 그러나 아이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할 때는 ‘안 돼’라고 명확하게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대표는 “평소 아이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말을 하는 게 좋다. 그러나 아이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할 때는 ‘안 돼’라고 명확하게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진한 기자

    "'너 때문에' 내가 못 살겠다(아이를 향한 부정적인 메시지)"라는 말 대신 "'우리 딸 덕분에' 엄마가 기분이 좋네"(아이를 향한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말하면 아이가 효능감과 안전감을 갖게 된다. 아이가 놀이·학습 과정에서 실수해도 "아빠 생각엔 이렇게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제안하기)라며 대안을 제시하거나 아이의 의논 상대가 되어주는 게 좋다. 특히 훈육의 말은 과거가 아닌 현재의 잘못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방식보다는 명확하게 금지의 메시지를 담아 "안 돼"라고 해줄 때 아이가 조절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는 5초간 안아주기

    바쁜 맞벌이 부부를 위한 팁도 내놨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찾아올 때나 집에 도착해 아이를 만났을 때 5초간 꼭 안아주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말 보고 싶었어" "사랑한다"는 말도 해줘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 피해야 하는 것이 '머리로만 하는 육아'다. 온종일 아이가 걱정됐던 부모는 아이를 만나자마자 옷에 묻은 얼룩을 보고 "이건 어디서 묻은 거니" "얼굴 상처는 왜 생긴 거야. 이거 누가 그랬어"라고 질문 공세를 할 수 있다. 부모와 만나자마자 이런 이야기가 쏟아져나오면 아이는 '내가 뭔가 잘못했나보다'라며 위축된다. 임 대표는 "아이의 하루가 어땠는지 궁금하더라도 아이를 보면 일단은 품에 꼭 안아주고, 애정이 담긴 말을 해주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임 대표도 20대 딸과 아들의 엄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대학원을 다녀 아이들과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애정 표현도 많이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했다. 그가 부모 교육에 매진하는 것도 이러한 '자기반성'에서 비롯됐다. 임 대표는 "아이가 3세가 되기 전까지 엄마 아빠가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을 배우고,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며 "단순히 저출산 대책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이 좋은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갖는 차원에서 육아휴직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30/201808300041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