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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2 미술과 친구되기- 미술의 이해와 감상
1. 일시 : 2012.12.22
2. 장소 : 온라인 감상
3. 내용 : 미술 감상 '오순환 작품전' 을 통한 미술의 이해
4. 강사 : 황흥진 (동해중앙초 교사)
오순환의 향기
<오순환 12회 개인전(2003년) 서문-부산시청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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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거울
우리교실에 가면 거울 위에 ‘마음까지 깨끗이’ 라고 써 놓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아이들은 ‘선생님, 마음을 어떻게 봐요?’ 하면서 마음보기를 어려워합니다. 어른인 나 역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관찰은 힘이 들고, 특히 내 마음을 보는 것은, 우리아이들보다 더 어렵습니다. 어쩌면 거울처럼 반짝반짝 빛날수록 그리고 더 많은 것을 보아 온 나 같은 눈일수록 ‘나 보기’는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간혹 시나 소설 등 예술작품을 통해서, ‘나 보기’를 위해 억지를 써봅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아직 세상을 헤아리는 나의 부족 탓도 있겠지만, ‘존재의 거울’로 예술을 가름하는 나의 기준에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술에 대한 여러분의 방식이 별도로 있듯이 이것은 순전히 나의 방식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예술들이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실체를 통해, 존재의 세계를 펼치고는 있습니다만 작가의 특별한 주관이기 쉽고 이런 경우 작가가 우리 독자의 일상적 삶과 철학적 수준이 달라 상호소통이 힘들어 질 때가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결국 세상에 대한 보편적 소통인데요, 이것이야말로 예술이 치열하게 고민해야할 작가의 숙제가 아닌가 합니다. 또 이것은 작가가 시간과 공간을 버티는 유일한 기둥이기도 합니다.
오순환은 사물을 비추기 위해 반짝거리지 않습니다. 소리 내어 주장도 않습니다. 그는 그의 소리보다 독자인 우리의 존재를 담고 빙그레 웃을 뿐입니다. 이와 같이 내가 오순환의 작품에 끌리는 첫째 이유는, 그의 작품이 좋아서가 아니라, 우리의 보편적 삶을 비추는 존재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때 나의 표현은 ‘참 좋다’라고 합니다. 오늘 여기 그의 작품을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정말 좋습니다. 그의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여기저기 서 있는 내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독자의 작품
내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다음이 아닌가 합니다. 도대체 좋은 예술이란 어떤 예술인가요? 나름대로 이것저것 온갖 예술개론을 뒤적이고, 이 글을 위해서 수 많은 작품집도 살폈습니다만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100이면 100으로 말해지는 것이 예술이고 보면, 각자의 기준에 따라 정의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반 독자의 위치인 나로서는 ‘작품은 독자에게 읽혀져야 된다’는 사실을 필수로 말하고 싶습니다. 작품이란 어차피 독자에 의해서, 독자를 위한 작가의 행위결과라고 보면 독자에 대한 배려가 최우선 되어야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술작품이 알 수 없는 암호와 음어로 위장하고, 특별한 몇몇 문화귀족들만 누리는 사치물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오순환의 작품은 여러분이 한눈에 확인하다시피 철저한 여러분의 작품입니다. 그 어떤 공식과 논리와 해답을 필요치 않습니다. 아마 그에게 물어봐도 별도의 정답지 따위는 아예 없을 겁니다. 작품은 더 이상 예술종사자들의 것만이 되어서는 곤란하며, 우리 모두가 누리고 사랑할 수 있는 작품이 진정 좋은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순환을 만나 본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그의 삶과 작품이 똑 같다’라고 말합니다. 그의 작품이 우리의 존재를 쉽게 보게 하는 힘은, 어쩌면 그 자신이 작품 속의 화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그의 작품을 보면서, 그를 보는 착각에 종종 빠지기도 합니다.
비춰진 ‘나’
이렇게, 오늘 불혹의 그가 우리의 가장 초보적이고 단순한 모습으로 거대도시 중심 이곳에 왔습니다. 사각과 수평수직이 한치의 오차도 없는 첨단 디지털박스 안으로 꾸부정하고 삐딱하게 균형을 잡고 터벅터벅 걸어서 왔습니다. 우리가 편리와 인간주의를 위해, 개념과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며 밤을 새워 폴더를 생산할 때, 그는 자르고 떨어내고, 뭉게고, 지워서 단순을 빚어, 우리가 버린 주변을 오히려 보듬고 여기에 왔습니다.
우리가 보다 더 ‘좋고 많음’을 위해, 이토록 경쟁하며 악착같이 픽셀을 담아 모을 때, 그는 우리에겐 너무나 쉬운 ‘없음’을 향해, 붙이고, 깎고, 파고, 칠하고, 고민하며,
<오순환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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