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온라인 개막하는 ‘미술관에 書_한국 근현대 서예’ 전의 실제 전시장 모습.
코로나 19 감염 확산 사태로 지난달 말부터 국내 주요 전시시설이 대부분 문을 닫은 가운데,국내 최대 미술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장에 한명도 입장시키지 않는 기획전이 처음 막을 올린다.
미술관 개관 이래 최초로 마련된 서예 장르 단독 주제전시이자 올해 첫 기획전으로 산하 덕수궁분관에서 최근 준비한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가 바로 그 전시다. 미술관 쪽은 `...한국 근현대 서예’ 전을 30일 온라인 공간에서 먼저 개막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휴관 장기화로 전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고안한 고육책으로 비친다.
미술관 쪽은 자체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 Korea)에서 30일 오후 4시부터 전시장 내부와 기획전 주요 출품작과 세부 얼개를 담은 녹화영상을 상영하는 것이 주된 개막 프로그램 내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원래 이달
12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전관에서 개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사태가 확산되면서 지난달말 국공립기관들이 휴관하자 개막도 계속 미뤄져 왔다.
MMCA 유튜브 채널의 학예사 전시투어 예고 영상중 일부분.
국립미술관이 기획전시의 콘텐츠를 실제 전시장 아닌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먼저 공개하며 개막을 알리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윤범모 관장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이 심각단계로 격상돼 실제 전시는 당분간 할 수 없게 됐다. 마냥 개막을 미루는 것은 곤란해 내부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듭한 끝에 온라인 개막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품작과 전시 동선의 세세한 부분들을 동영상을 통해 충실히 보여주고 전시 담당 기획자가 출품작들을 돌며 상세한 해설까지 곁들이므로 실제 관람 못지않은 느낌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서예의 위상과 역할을 살피는데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서예, 전각, 회화, 조각, 도자, 미디어 아트, 인쇄매체 등의 관련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을 네 주제 영역으로 선보이게 된다. 전통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서書’가 근대 이후 선전과 국전을 거치며 현대성을 띤 서예로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해방 후 활동한 근현대 서예가 1세대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처음 한 자리에 모았다는 의미가 있다. 추사 김정희의 걸작 <세한도>를 태평양 전쟁 시기 일본 소장가한테서 얻어 직접 이땅에 갖고 들어온 일화로 유명한 서예 대가 소전 손재형 등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 1세대 작가 12인의 대표작들이 망라돼 나온다. 갈물 이철경, 평보 서희환, 검여 유희강 등 대가들의 작품 10여 점도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