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들어주는 선물

입력 : 2004.07.02 17:25

김선희 글·이상권 그림/웅진닷컴

책의 주인공은 민재. 초등학교 3학년이다. 민재는 심사가 몹시 불편하다. 엄마·아빠의 관심은 온통 태어난지 다섯달된 동생 다솜이에게 가 있다. 민재네 지하에 세들어 사는 현아도 민재를 짜증나게 한다. 현아는 공부도 잘하고, 아픈 할머니 모시면서 혼자서 집안일을 잘 해낸다. 엄마와 선생님은 현아와 비교하며 민재를 꾸지람한다.

팔삭둥이로 태어나 심장이 약한 다솜이가 몹시 아파 큰 수술을 하게 됐다. 부모님은 민재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다. 이때 현아가 민재에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저 멀리 있는 목걸리산에 가자는 것. 목걸이산 정상에는 소원을 빌 수 있는 솟대(긴대로 끝에 모형 새가 달렸다)가 있다는 것이 현아의 생각. 그러나 두 어린이는 산 꼭대기에 가지 못한다. 그 곳에는 군부대 철조망이 있었다. 현아는 그 이후 말이 없어졌다. 100점 맞던 수학시험에서도 많이 틀렸다. 민재는 벼르고 벼르던 소원을 못 빈 현아가 정말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재는 나뭇가지를 주워 손을 베가며 작은 솟대를 만들었다. 그는 “너 갖든지 말든지”라며 솟대를 현아에게 건넸다. 그 솟대가 효험이 있었을까. 현아의 바람대로 집나갔던 현아 아빠가 돌아왔다.

민재는 또 다른 솟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목걸이산에 갔을 때와 달리 민재의 소원도 그 사이 바뀌었다. 그때는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다시는 아프지 않기’를 간절히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