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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매력 넘치는 ‘간이역 카페’ 발길 잇는다
입력 : 2026-01-07 19:24
무인 역사 ‘임기역’ 카페로 변신
협동조합 만들어 주민 공동운영
주말·명절엔 하루 200명 찾아
펜션도 북적…마을 살리기 한몫

“차츰 활력을 잃어가는 우리 마을에 시나브로 생기를 불어넣겠습니다.”
한적한 산골 간이역이 커피향 풍기는 카페로 변신하면서 쇠락해 가던 농촌마을이 생기를 되찾고 있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 임기2리에 있는 영동선 임기역 이야기다.
기적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임기2리 남원기 이장(69)과 주민들이다. 하루 세번 열차가 정차하는 무인 간이역 역사(驛舍) 전체가 멋진 카페로 변신한 건 2025년 8월이다. 남 이장과 주민들이 3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각종 지원사업을 따내며 얻은 소중한 결실이다.
역사 전체를 카페로 꾸미고, 주변에 화장실을 새로 짓고, 외부 정비를 직접 도맡았다. 카페 운영에도 신경 썼다. 커피 원두는 서울 강남 커피 전문업체에서 맞춤형으로 볶아 공급받고 있다. 커피와 함께 판매하는 빵은 남 이장이 마을회관에서 직접 굽는다. 마을에서 제법 젊은층에 속하는 50∼60대 주민 10여명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카페사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매일 번갈아가며 카페를 운영한다.
고향을 떠난 인사와 지역주민 입소문을 타고 ‘카페 임기역’이 알려지면서 하루 평균 20여명 외지인이 이곳을 방문한다. 주말과 명절 등 방문객이 많을 땐 하루 200명에 달한다.
마을주민이자 카페지기 김기은씨(61)는 “카페가 생긴 후 외지인들이 북적이면서 마을이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마을주민과 어르신들도 매일 같이 카페를 찾아 와 이야기를 나누는 등 동네 사랑방이 됐다”고 좋아했다. 김씨는 “카페가 마을주민들을 이어주고 소통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기2리는 1980년대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인근 광산 2곳과 금강송 벌목사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마을엔 다방·여인숙·술집·당구장이 즐비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며 그 많던 가게와 전방은 모두 사라지고, 전체 110여가구 중 홀몸어르신 가구가 70여곳에 이르는 소멸위기 마을로 변해버렸다.
귀촌한 남 이장과 임기교회 목사 등 주민들은 마을을 되살릴 방안을 고민했고 간이역을 활용해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토박이 어르신들을 설득했고 주민들도 흔쾌히 동의했다.
2025년초부터 운영을 시작한 펜션도 마을 살리기 일환이다. 임기2리에서 나고 자란 출향인과 이곳과 인연을 맺은 중장년층에게 잠시나마 옛 추억을 되새기는 장소를 제공해 자연스레 마을을 다시 찾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정성이 적중했다. 펜션은 주말엔 예약조차 힘든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남 이장은 “마을과 인연을 맺은 타지인과 출향인이 짬을 내 고향을 찾고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펜션은 마을부녀회가 청소와 관리를 맡고, 수익은 마을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정봉희 어르신(88)은 “펜션과 카페가 생기고 외지인 발길이 이어지면서 마을이 모처럼 만에 북적인다”면서 “이웃들과 매일 모여 차 마시며 이야기 나누니 살맛난다”고 말했다.
지역과 관계를 맺은 중장년 ‘생활인구’에겐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산골 오지 감성을 경험하고픈 청장년층엔 편안한 쉼을 제공하려는 마을주민들의 의도가 카페와 펜션을 통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마을 회생의 마중물 카페와 펜션 사업이 첫발을 내디딘 만큼 남 이장과 주민들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또 다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낙동강 상류에 있는 태백산 자락 마을 위치를 활용할 수 있는 둘레길 조성과 직접 생산한 농산물 판매 등을 하나씩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남 이장은 “너무 과하거나 급하지 않게 시나브로 마을을 되살리는 사업을 구상하고 실현해나갈 생각”이라면서 “주민들과 힘을 합쳐 외지인들이 매력을 느끼고 정착하는 명품 마을로 만들어가겠다”고 차분히 말했다.
봉화=유건연 기자 sower@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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