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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세 여인' 및 조르주 브라크 작품 경매 나와 
박수근, 세 여인, 하드보드에 유채, 1961作
[유니온프레스=김가희 기자] 故 박수근의 1961년도 작품 '세 여인'이 경매에 나온다. K옥션은 내달 9일 개최하는 6월 메이저 경매에서 박수근의 '세 여인'을 추정가 5억 5천~7억 5천에 출품한다고 밝혔다.
'세 여인'은 인물이 수평으로 나열돼, 작가가 좋아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윤곽과 향토적인 색채도 작가 특유의 질박한 감성을 전한다
납작납작 - 박수근 화법을 위하여 -
드문드문 세상을 끊어내어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걸어 놓고 바라본다.
흰 하늘과 쭈그린 아낙네 둘이
벽 위에 납작하게 뻗어 있다.
가끔 심심하면
여편네와 아이들도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붙여 놓고
하나님 보시기 어떻습니까?
발바닥도 없이 서성서성.
입술도 없이 슬그머니.
표정도 없이 슬그머니.
그렇게 웃고 나서
피도 눈물도 없이 바짝 마르기.
그리곤 드디어 납작해진
천지 만물을 한 줄에 꿰어 놓고
가이없이 한없이 펄렁 펄렁.
하나님, 보시니 마땅합니까?
요점 정리
작가 : 김혜순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운율 : 내재율
성격 : 애상적, 반어적, 시각적. 현실 비판적, 묘사적
어조 :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여인들을 동정하는 입장에서 하느님께 항변하는 목소리, 그림을 묘사하면서 현실의 부정적 모습을 고발하는 목소리
구성 :
1연 화가의 작업하는 모습
2연 화가의 작업 태도
제재 : 박수근의 그림 세 여인”
주제 : 힘겨운 세상살이에 대한 서글픔과 연민, 서민들의 고달픈 삶에 대한 연민,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표현
표현 : 박수근은 서민들의 모습을 단순히 인상적으로 담아 내는 것이 아니라 평면화 작업을 거쳐 형상화하고자 하였는데, 이 시에서는 이러한 표현 기법을 납작하게 눌려 있는 서민들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그림을 바탕으로 하여 쓴 시로 시인은 시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시적 화자로 설정하여 자신의 그림을 가지고 '하나님'에게 묻는 형식으로 서민들에 대한 애처로움을 설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출전 : 또 다른 별에서(1981)
내용 연구
드문드문 세상을 끊어내어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걸어 놓고 바라본다.
흰 하늘과 쭈그린 아낙네 둘이[원래 '세 여인'은 박수근 화백의 작품 제목인 동시에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세 인물을 가리키는데 세 여인은 김혜순의 이 시에서 '아낙네 둘', '여편네와 아이들'로 변용되어 나타나고 있고, 압축된 형태로 삶에 짓눌려 있는 서민들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작가의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중심 소재라고 볼 수 있다]
벽 위에 납작하게 뻗어 있다.[그림 내용에 대한 묘사(삶의 무게에 짓눌린 듯한 이미지)]
가끔 심심하면
여편네와 아이들도[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서민을 나타내는 소재]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붙여 놓고
하나님 보시기 어떻습니까?[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난한 서민들을 납작하게 눌러놓고 하나님에게 이 불쌍한 사람들이 어떠냐고 묻고 있는 설의적 표현으로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음]
조심스럽게 물어 본다. - 그림의 작업 과정
발바닥도 없이 서성서성.
입술도 없이 슬그머니.
표정도 없이 슬그머니.
그렇게 웃고 나서
피도 눈물도 없이 바짝 마르기[그림 속의 인물이 말라가는 모습을 통해 세상에 짓눌려 있는 서민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화자의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 있는 부분으로 작품 속의 인물을 통해 세상에 짓눌려 있는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 기저에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민들의 삶이 너무 고달프기 때문에][김현승의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 김현승의 '아버지의 마음'의 시적 정조와 유사함]
그리곤 드디어 납작해진
천지 만물[그림 속에 표현된 세계]을 한 줄에 꿰어 놓고
가이없이 한없이 펄렁 펄렁[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의해 휘둘리는 삶].
하나님, 보시니 마땅합니까?[마땅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비판하는 설의적 표현으로 하나님을 청자로 설정하여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 시의 표면적 화자를 유추하면 화가라고 볼 수 있다.] - 고달픈 서민들의 삶에 대한 현실 비판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박수근 화백의 세 여인”이란 그림을 보고 쓴 시이다. 문학과 다른 예술 장르가 어떻게 넘나들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좋은 예로, 같은 대상을 그림과 표현할 때 예술가에 의해 어떻게 변용되는가를 볼 수 있다. 즉,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그림은 선과 색으로, 시는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는 단순히 여인네의 삶을 그린 것이 아니라 화가가 그린 그림을 보고 그 화가의 입을 빌어 시인 자신에게 말하는 것처럼 쓴 것이다.
1연은 박수근 화백이 작업하는 모습으로 그의 주변 사람들을 납작하게 눌러 놓고 하나님께 이 불쌍한 사람들이 어떠냐고 묻고 있다. 2연은 화가의 작업 태도를 묘사한 부분으로, 화가 자신도 그렇게 욕망, 충동 등을 끊어 내고 눌러야, 그리고 스스로를 납작하게 만들어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림은 그려진 것보다 그려지지 않은 것, 생략된 것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면, 이 시 역시 그림과 함께 말한 부분보다 말하지 않은 부분을 포함해서 이해해야 할 작품이다.
<시해설1>
납작납작 - 박수근 화법을 위하여 - 김혜순
↪삶에 찌들어 초라하게 남은 그림 속 서민들의 모습
드문드문 세상을 끊어 내어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걸어 놓고 바라본다.
흰 하늘과 쭈그린 아낙네 둘이
↪ 힘없고 소외된 서민들
벽 위에 납작하게 뻗어 있다.
↪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미지
가끔 심심하면
여편네와 아이들도
↪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민들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붙여 놓고
하나님 보시기 어떻습니까?
↪ 이 불쌍한 사람들이 어떠냐고 묻는 설의적 표현 - 현실 비판
조심스럽게 물어 본다.
발바닥 없이 서성서성. / 입술도 없이 슬그머니.
표정도 없이 슬그머니. / 그렇게 웃고 나서
피도 눈물도 없이 바짝 마르기.
↪
감정도 배제된 채 화폭 속에 납작하게 고착화된 이미지 - 세상에 짓눌려 있는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자 하
는 의도가 반영됨
그리곤 드디어 납작해진
천지 만물을 한 줄에 꿰어 놓고
↪ 그림 속에 표현된 세상
가이없이 한없이 펄렁펄렁.
↪ 힘없이 세상사에 휘둘리며 살아가는 이미지
하나님, 보시기 마땅합니까?
↪ 마땅하지 않음을 강조하는 설의적 표현, 현실 비판 의식 강조, 의도적인 인물 형상화를 통한 현실 비판
▣ 이해의 길라잡이
이 시는 화가 박수근의 그림 <세 여인>을 보고 쓴 작품으로, ‘그림’에서 ‘시’로의 예술 장르의 변용을 엿볼 수 있다.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표현한 시로, 시인은 시 속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시적 화자로 설정하여 자신의 그림을 가지고 ‘하나님’에게 묻는 형식으로 시상을 전개시키고 있다.
1연에서는 그림의 작업 과정과 그림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화자는 화폭 속의 인물들을 납작하게 눌러 놓고, 절대자인 하나님에게 보기에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묻고 있다. 그림의 소재가 되는 인물들은 모두 서민인데, 이들은 모두 납작한 형태로 짓눌린 듯한 이미지로 형상화되고 있다. 이는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서민들의 삶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연에서는 납작한 인물들의 형상화를 통해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면서 부정적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화자는 그림 속 인물들의 말라가는 모습을 ‘피도 눈물도 없이 바짝 마르기’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감정도 배제된 채 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서민들의 모습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나서 화자는 ‘하나님 보시기에 마땅하냐’고 설의적으로 물음으로써 ‘고달픈 서민들의 삶은 마땅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 시는 그림 속에 상징적으로 형상화된 고달프고 애환이 담긴 서민들의 삶을 시적 형식으로 보여 줌으로써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박수근이 회백색의 선묘(線描)를 주요한 기법으로 하여 우리들의 생활을 그려냈던 것처럼 이 시의 시인도 그렇게 가느다랗게 이 세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비록 가느다랗지만 우리들 삶의 깊이를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
- 이 시의 첫 부분에서 시인은 아주 독특한 발상을 보여준다. 입체적인 이 세상을 납작하게 눌러서 그림처럼 벽에 걸어놓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그림 속에는 이 세상이 정말로 들어 있다. 시인 역시 이 세상이 정말로 들어 있는 그런 시를 쓰고 싶어한다. 흰 하늘과 쭈그린 아낙네들, 그리고 여편네와 아이들도 있다.
- 그러나 그런 세상의 진면목은 2연에서 좀더 심각하게 제시된다. 아무런 표정 없이 서성거리며 살다가 드디어는 피도 눈물도 없이 바짝 말라야만 잘 사는 것이라는 아이러니가 들어 있다. 바싹 말라야 잘 산다는 것은 거꾸로 보면 구태여 시인이 이 세상을 바짝 눌러놓지 않아도 저절로 이 세상이 사람을 억누르고 납작하게 만든다는 뜻이 아닌가.
- 아이러니에서 이 시인이 세상을 보는 법, 더 나아가서 시를 쓰는 태도를 찾아 볼 수 있다. 바로 하느님께 이 세상이 어떠냐, 정말로 보기 좋으냐를 물어보기 위해서하는 것이다. 물론 시인 자신도 하느님께 직접 자신의 의견을 물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신이 있다면 이 세상을 이렇게 만들 수가 있느냐고 피를 토하듯 묻고 싶다는 뜻으로 그렇게 썼을 것이다.
[ 수능 key]
1. 이 시는 화가 박수근의 그림 <세여인>을 소재로 하여 가난하고 소외된 서민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잘 표현하고 있다.
2. 이 시에서는 시적 화자를 화가로 설정하고, 하나님에게 자신의 그림 속에 그려진 힘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시기 마땅하냐고 묻는 형식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3. 가난한 이들의 힘겨운 삶에 대한 서글픔과 연민
4. 그림을 제재로 하여 서민들의 애환을 설의적으로 표현함.
5. 고달픈 삶을 사는 서민의 입장에서 하나님께 항변하는 투의 어조를 사용함.
<박수근의 그림을 노래한 시>
박수근의 해체된 풍경들
최동호
화강암을 정으로 치던 천년 전
석공의 눈으로 그는 사물의 여백을 본다
점점이 흐려진 풍경의 영상이 흔들리 때
박수근은 해체주의자다
겨울나무들 하늘로 헐벗은 가지를 뻗고
한국의 여인네 함지박에 풍경을 이고 걸어간다
돌의 숨결이 단단하게 살아 있는
석굴암을 새겨 놓기 위해
무명의 석공들은 무량공덕 비는 마음으로
돌 부스러기들 얼마나 눈에다
찔러 넣어야 했을까
박수근은 신라의 눈먼 석공이다
화강암 살결에 새겨진 한국인의
소박한 아름다움은
박수근의 손끝 떨림을 통해
돌부스러기 날리는 풍경의 여백을 완성한다
-[작가세계] 2004년 봄호-
**한 화가의 그림이 얼마나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지
그림 속에 숨은 시를 노래를 음율을 말을 교훈을 생각하며
글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 작업이어야 하는 지를
생각한다.
점점으로 이뤄진 박수근의 그림에서 석공의 눈을 알아본 시인의 혜안이 놀랍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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