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정원
2006/02/07 오후 4:40 | ▣인테리어

[1] 확장 허용으로 살아난 공간, 정원 꾸미면 실내정화 효과,
조경 즐기려면 고정식… 수경정원엔 꽃 많은 식물 피해야
조선일보
아파트의 천덕꾸러기 ‘발코니’가 자유를 얻었다. 내년부터 발코니 확장이 전면 허용돼 32평형 아파트는 최대 11평까지 더 넓힐 수 있게 됐다. 30평형의 경우 최소 350만원(온수 배관 미장 등, 도배 바닥 제외) 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등 부담이 적잖다. 그렇다면 이렇게 살아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전문가들은 ‘덤 공간’을 실내 정원으로 활용하라고 권한다. 굳이 확장하지 않아도 베란다 정원을 훌륭하게 꾸밀 수 있지만, 확장 후 정원을 꾸미면 실내정화 기능이 확실히 더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집 공기청정기, 거실정원
거실정원은 발코니에 화분을 놓는 것과는 다르다. 25년간 실내정원을 가꿔온 정한수(49)씨는 “거실 정원은 여름엔 에어컨, 겨울엔 가습기 역할을 하는 공기청정기”라고 한다. 기능성식물을 심으면 전자파를 흡수하고 음이온을 방출하는 효과를 낸다.
발코니에선 얼어 죽을지 몰랐던 열대식물을 키울 수 있는 게 실내정원의 묘미. 공기 정화 효과가 뛰어난 산세베리아(음이온방출), 스파티필룸(이산화탄소 제거), 스킨답서스(전자파 흡수) 등은 섭씨 5도 이하에서 동사하는 식물. 선인장과 등 잎이 도톰한 다육식물은 꽃이 화려해 꽃향기가 덤으로 따라온다. 파키라, 자바, 드라세나 종류도 오존과 이산화황을 제거해주는 열대식물.

천덕꾸러기 발코니가 푸른 숲으로 변신했다. 깊은 숨 들이 마시면 몸도 마음도 산뜻. / 조선일보 이진한기자

거실 정원, 우리 집에는 어떤 스타일이?
이동식과 고정식=먼저 정원을 이리 저리 옮길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동식으로 하려면 바퀴달린 플랜터(화단)가 필요한데 용기가 크지 않아 원하는 모양을 충분히 연출하지 못한다. 울타리 턱이 높아 정원이라기보단 화분 느낌이 난다고 할까. 대신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넓게 펼쳐진 정원을 원한다면 고정시킬 공간을 정하자. 이동식은 1㎡당 35만~50만원, 고정식은 40만~60만원으로 고정식이 비용이 더 든다.
흙정원과 수경정원=정원은 재배방식에 따라 일반 흙정원과 수경정원으로 나뉜다. 흙정원은 배수처리를 해줘야 하지만 수경정원은 하이드로볼(숯을 가공한 특수토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수관리가 따로 필요 없다. 공기정화기능이 뛰어나지만, 설치비용이 일반정원의 1.5~2배정도 든다. 소독된 흙을 사용해서 미세한 벌레가 번식할 우려가 없다. 대신 꽃이 많이 피는 식물은 피해야 한다. 꽃잎이 하이드로볼 사이로 들어가 썩으면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동양풍과 유럽풍=연령대가 높은 층은 동양식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다소 촌스러운 느낌을 연출하는 물레방아는 선호도가 떨어지는 추세. 대신 멧돌분수, 돌구유 같은 조형물, 잎이 넓은 관엽식물이나 대나무, 아루카리아, 귤나무 등으로 깊은 산 속의 푸르름을 집안으로 끌어 들여오는 방식을 선호한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유럽식(서양식)은 아기천사 등 석고재질 조각상, 잔디등, 베고니아, 호접란, 안시륨, 재스민, 벤자민, 야자수로 이국적인 맛을 낸다.
[2] '3평의 숲' 발코니에 들여 볼까
중앙일보
업체 시공가격 평균 250만 ~ 300만원 정부 "내년 확장 허용"에 상담 증가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발코니 정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발코니 정원은 아파트 발코니 내 자투리 공간을 간이 정원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화분 등을 사용해 정원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정원은 바깥 기온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겨울을 앞뒀을 때 더 인기다. 특히 내년부터 발코니 확장 공사가 가능해져 발코니를 개조해 방을 넓히거나 정원을 꾸미려는 아파트 입주자들이 늘고 있다.

발코니를 정원으로 만들 때 새집 증후군에 좋다는 식물을 심을 수도 있고 자녀와 함께 식물을 가꿀 수도 있다. 발코니 정원을 만들려면 업체에 공사를 맡겨도 되지만 할인점.인터넷 등에서 재료를 구입해 직접 꾸밀 수도 있다. LG데코빌 최희정 디자이너는 "발코니 정원은 실내 생활이 많아지는 가을.겨울에 집안 분위기를 살려준다"며 "꾸미는 데 노력은 좀 들지만 한번 만들면 관리하기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 공사를 맡길 경우=아파트 평수나 정원 면적, 원하는 흙과 식물의 종류, 부대 시설 여부에 따라 가격도 제각각이다. 발코니 바닥에 마루를 깔거나 아트월(무늬가 있는 벽)을 세울 수도 있다. 발코니가 넓은 집의 경우 작은 오두막이나 티 테이블 세트를 함께 설치하기도 한다. 인터넷에는 아티홈(www.artyhome.com), 정원나라(www.gardenara.com), 정원로담(www.rodam.co.kr) 등 실내 조경업체들이 많다. 이들 업체의 시공 가격은 보통 1㎡당 50만원 선이다. 정원 하나를 만드는 데 평균 250만~300만원 정도 든다. 정확한 가격을 알려면 매장직원이 집을 방문해 견적을 내야 한다. 유통업체도 발코니 정원 공사를 해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홈앤가든'은 매장에 샘플용 정원을 꾸며놓고 공사 상담을 한다. 가로 180㎝, 세로 90㎝ 크기의 정원을 만들 때 80만~180만원 정도 들어간다. 공사 시간은 3~4시간이다. 신세계백화점 홈앤가든 손정은 매니저는 "내년부터 발코니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정부 발표 이후 하루 상담 건수가 두 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 직접 정원을 꾸밀 경우=쉽게 꾸미려면 흙을 넣지 말고 화분만 이용하면 된다. 2~3단 크기의 화분대를 산 뒤 그 위에 화분을 크기나 색에 따라 놓는다. 화분대 주변을 인조잔디나 자갈로 꾸미면 정원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인조잔디(40㎝ x30㎝)는 한 장에 3000원 선, 자갈은 한 봉지(14~16개 들이)에 2000원 정도다. 흙에다 직접 식물을 심는다면 방수처리가 된 이동식 가든박스를 이용하면 좋다. 이곳에 배양토(점토를 1200℃에서 처리한 것)를 깔고 식물을 심는다. 배양토는 기존 흙보다 먼지가 적게 일고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다. 식물은 양재동 꽃시장 등에서 뿌리에 흙이 묻은 채 사서 옮겨 심으면 된다.

LG화학 범승규 디자이너는 "날씨가 추워질 때는 씨를 뿌려 재배하는 것보다 다 자란 식물을 사는 것이 좋다"며 "햇빛이 잘 들지 않아도 되는 반(反) 음지식물이나 다년생 화초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경기화훼공판장 이민성 팀장은 "산세베리아 등 공기정화 식물이 최근 발코니 정원용으로 잘 팔린다"고 말했다.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 등에선 DIY 정원용품을 팔고 있다. 이마트.그랜드마트 등에선 배수판(1m 길이)은 4000원대, 인공토양(1포)은 2800~6000원, 모종삽은 2000~5000원에 판다. 옥션(www.auction.co.kr)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조립식 벽돌(50개.5만원), 원예가위 세트(8000원 선) 등을 팔고 있다. 정원 주변을 꾸밀 만한 분수대.수반.어항.화분대 등은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상가 등에서 살 수 있다.

홍주연 기자

<발코니 정원 잘 가꾸려면>
■식물을 선택할 때 아이비처럼 저렴하고 공기정화가 되는 것을 고른다.
■각각의 식물이 물이나 바람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식물별 체크 리스트를 만든다.
■집에 있는 한약 찌꺼기 등을 가끔 영양제로 함께 묻어준다.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물 주는 횟수는 화분 식물에 두 번 줄 때 정원 식물에 한 번 주면 된다.
■식물이 잘 자라도록 1년에 한 번씩 흙을 바꿔준다.

<발코니에 심을 만한 식물>
▶마리안느
■병충해 피해가 적어 관리하기 쉽다.
■겨울에도 온도만 따뜻하게 유지하면 잘 자란다.
▶드라세나(행운목)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나무토막을 잘라 순을 낸 뒤 뿌리 없이 물에 올리고 키워도 된다.
▶파키라
■연두색 얇은 잎들이 손가락처럼 모여 있는 식물이다.
■보통 중.소형 화분용으로 쓰이나 정원에 심어도 좋다.
▶산세베리아
■공기 정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도움말=LG데코빌 최희정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