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자퇴생 '조종사의 꿈' 입학사정관제로 다가섰다
부산 최민웅 군 한국항공대 합격…여행·독서·봉사활동 체계적 준비

- 공·사교육 도움없이 목표 이뤄

최민웅(17·사진·부산 수영구 남천동) 군은 2010년 10월 부산 남구의 한 고교를 자퇴했다. 당시 최 군은 1학년이었다. "학교폭력에 노출된 교실과 학생을 획일화하는 학교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 가족과 상의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최 군은 11일 설명했다.

그 뒤 2년. 지난 7일 최 군은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지원한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에 최종 합격했다. 항공기 조종사를 길러내는 이 학과의 입학사정관전형은 올해 2명 모집에 75명이 지원해 37.5 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구나 이 학과는 우수한 성적을 내고도 매우 까다로운 신체검사에서 지원자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학과로도 유명하다. 최 군은 모든 장벽을 통과했다.

최 군의 도전기가 관심을 끄는 이유가 있다.

"민웅이는 '고1 자퇴'와 함께 공교육 체계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사교육에도 전혀 기대지 않았고, 대안학교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아버지 최정욱(50) 씨는 밝혔다. 공교육·사교육의 울타리 밖에서 여행·독서·봉사활동·검정고시 등으로 목표를 이뤄낸 희귀한 사례인 것이다.

최 군은 "자퇴를 결정할 당시 입학사정관제라는 대입의 대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 인도로 단기 어학연수를 가는 비행기 안에서 '파일럿의 특별한 비행일지'라는 책을 읽고 조종사의 꿈을 갖게 됐다. 그 뒤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한 항공대 입학이란 과녁을 정조준했다"는 것이다.

2011년 8월 최 군은 인터넷강의를 중심으로 공부해 대입 자격 획득을 위한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최 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읽은 책이 600권쯤 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독후활동 요약본'을 대학에 제출했다"며 독서의 힘도 강조했다. 신문스크랩을 통한 NIE(신문활용교육), 봉사활동, 복싱·합기도·기타 연주와 같은 예체능 등 체계적인 준비도 주효했다.

올해 초 83일 동안 유럽 14개 나라를 홀로 배낭여행한 경험은 결정적인 계기였다. 개인블로그(blog.naver.com/alsdnd623)에도 정리해 놓은 이 체험은 내면 성장은 물론 입시에도 큰 도움이 됐다. 아버지 최 씨는 "사교육에 돈을 쓰지 않았더니 민웅이의 여행비용 등은 충분히 충당할 수 있었다"며 "학생의 잠재력을 중시하는 입학사정관제의 효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 군은 지금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