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로 맛보는 고사성어] 44. 촌철살인(寸鐵殺人)

[논술로 맛보는 고사성어] 44. 촌철살인(寸鐵殺人)

짧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말 한 마디'
'작은 쇠붙이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짧은 경구로 깨우침을 줄 수 있다는 뜻

이지영(서울 청계초등 교사)

촌철살인이란 '작은 쇠붙이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짧은 말 한 마디가 지닌 힘을 강조하는 고사성어지요. 촌철살인의 유래를 담은 아래 이야기를 먼저 읽어 보세요.

촌철살인(寸鐵殺人). 원래의 뜻은 '촌(寸)'이란 보통 성인 남자의 손가락 한 마디 길이를 말하며, '철(鐵)'은 쇠로 만든 무기를 뜻한다. 따라서 '촌철'이란 한 치도 못 되는 무기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촌철살인이란 날카로운 경구(삶에 대한 느낌이나 사상을 간결하고 날카롭게 표현한 말)를 비유한 것으로, 상대편의 허를 찌르는 한 마디 말이 수천 마디의 말을 능가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에서는 지체 높은 집안에 손님이 찾아와 주인과 대화를 나누면 병풍이나 발 뒤에서 가신이 그 대화를 일일이 기록하였다. 마치 신하가 임금을 알현하여 아뢸 때 사관이 그 대화를 기록해 놓는 것과도 같았다. 지금도 집안마다 그런 풍속이 있다면 아마도 더욱 풍성한 기록 문화가 형성될지도 모르겠다. 남송 시대 나대경이라는 사람도 그런 식으로 손님들과의 대화를 기록해서 '학림옥로'라는 저서를 남겼다. 하루는 대혜선사라는 분이 찾아와서 나대경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수레에 병기(전쟁에 쓰는 기구)가 가득 차 있다고 해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만은 아니라면서, 촌철만 가지고도 능히 살인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여기서 촌철은 문자로는 아주 짧은 칼 같은 무기를 의미하지만, 선사의 입에서 나온 그 문구는 선(禪)의 핵심을 갈파한 것이다. 즉, 수천 수만 마디의 말을 한다고 해서 사람을 깨우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 한마디의 말로도 사람을 깨우칠 수 있다는 뜻이다. /'통하는 사람들의 생산적 대화법'(북포스)

■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여러분이 지금까지 책이나 영화 등에서 읽고 들은 말 중 촌철살인으로 꼽을 만한 것을 골라 적어 봅니다. 그 이유도 함께 써 주세요.

촌철살인의 힘을 지닌 한 마디는 백 마디 말보다 큰 영향력을 갖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란 문장을 본 적이 있지요? 공공 화장실에 쓰여 있는 문구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화장실을 더럽히지 않고 깨끗하게 사용하자.'는 말보다 훨씬 더 가슴에 와닿지요? 이 말도 촌철살인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어요.

다음 신문 기사에도 촌철살인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장을 찾아 밑줄을 그어 보세요.

'치킨에 대한 명언'이 공개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킨에 대한 명언'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그 내용은 "치킨 뼈를 봤을 때 후라이드를 먹었는지 양념을 먹었는지 모르게 하라"는 것. 치킨을 먹을 때 뼈를 깨끗이 발라 먹으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선닷컴

설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촌철살인의 문구를 담은 연하장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짧은 말 속에 기분 좋은 유머를 담아 내는 방법을 알려 주는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말을 짧게 하기가 더 어렵다.'는 말도 있듯이 한 마디 말로 좌중을 웃기려면 상당한 어휘력과 내공이 쌓여야만 한다. 그러나 가장 짧은 말로 폭소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가장 경제적인 유머 구사법이라 하겠다. 촌철살인의 한 마디 말로 유머를 구사하려면 독서 등을 통해 여러 경구나 속담, 사자성어 등이 어떤 상황에서 절묘하게 유머의 작용을 하는지 평소에 준비하고 관리해야 한다. 같은 표현이나 설명이라도 경구를 활용하면 설명의 근거를 제시함과 더불어 좀 더 감칠맛 나고 웃음을 자아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민중들의 오랜 역사와 더불어 곰삭은 표현인 속담을 잘 살펴보면 익살스럽고 절묘한 말이 많다. 특별히 익살스럽거나 유머러스한 경구를 조사하여 입에 익숙하게 연습했다가 적시에 잘 활용해서 유머의 효과를 높이도록 해 보자. /'깔깔 대화 유머 기법'(위즈덤하우스)

△촌철살인의 한자를 익혀 보세요.

입력시간 : 2014.01.29 15:5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