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는 그림읽기(7)

 

다시 차오르지 않는 슬픈 달

달은 15일간 점점 기울고 15일간 다시 차오른다.

 

달은 지구에 인간이 살기 시작한 날부터 세상 사람들의 영원한 꿈과 희망이었습니다사람들은 달을 보며 꿈을 꾸기도 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둥근 달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하였지요.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달을 소재로 시, 그림, 이야기, 노래로 만들어 불렀고요, 미래도 인간의 달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달은 보름달에서 초승달로 또다시 보름달로 30일 주기로 끝없이 반복되는 영원 불멸의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 친구들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달의 모양이 점점 사라질 뿐, 다시는 차오르지 않는다는 슬픈 그림 이야기가 있어 어찌된 영문인지 함께 살펴보죠.

 

 

사라지는 인도 문화 로티

                  2014부산비엔날레 호흡지티쉬 칼라트(인도)

 

2014부산비엔날레에 전시된 있는 인도의 현대미술가 지티쉬 칼라트의 작품을 볼까요? 마치 우리 과학책에 나오는 달의 변화를 관찰한 그림 처럼 보이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달이 아니라, 인도 사람들이 일상으로 먹는 주식 로티입니다. 그런데 이 로티가 인도 대륙에 서구화 바람이 불면서 치킨, 피자 등에 밀려 그 존재가 매우 위태하다고 합니다.

 

 

  인도는 최근 산업화와 도시화로 식생활 뿐 만아니라, 수 천년 동안 이어온 인도의 전통 풍습을 밀어내면서, 문화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런 위태한 인도의 상황을 작가는 인도의 음식 로티를 소재로 달의 변화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 모습은 점점 사그라질 뿐, 다시 차오르는 표현은 멈추고 말았습니다. 달은 기울면 다시 차오르지만, 사라진 문화는 다시 살아나지 않고, 영원히 죽고 만다는 뜻이죠. 인도의 절박한 문화적 위기를 애절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문화는 국가의 혼

  인도는 세계문명의 발상지로 그 문화 전통적 특성이 매우 강한 나라입니다. 그리고 200년이나 영국의 식민지로 살았지만, 그들만의 전통과 문화유산을 잘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갑작스런 산업화와 자본주의는 인도의 문화를 위기로 몰고 있는데요, 우리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은 우리나라를 빼앗기 위해 제일 먼저 한 일은 우리 한글을 못 쓰게 하는 등 바로 문화 파괴였습니다. 한 나라의 전통문화는 그 나라의 혼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필코 우리의 혼을 지켜냈고 나라를 다시 찾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모습을 한번 살펴볼까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어린이들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우리의 세시풍습보다 빼빼로 데이 등 외래문화에 훨씬 더 익숙해지고 있으며, 이런 행사에 너도 나도 열성적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이 날을 대비하여 지난 1111가래떡 데이를 적극 홍보 지도하고, 영양선생님은 급식으로 맛있는 떡볶이 요리를 준비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 날 복도 교실 운동장에서 온종일 빼빼로의 기세가 넘쳐 났습니다. 이밖에도 할로윈 데이, 발렌타인 데이 등 우리의 혼을 어지럽게 하는 알 수 없는 풍습들이 점점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도의 갈라트 작품은 대한민국 너희들도 조심해야 돼이렇게 외치는 듯합니다.

 

다시 차오를 달을 위하여

  자,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우리의 꿈과 혼이 다시 차오르게 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지난여름 대전시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음력 칠월 칠일, 만남과 사랑의 감동으로 따뜻한 인간의 정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요. 견우직녀 축제로 벌써 아홉 번째 랍니다. 첫날은 결혼 생활 50년이 넘고 80세 이상인 금실 좋은 노부부에게 백년해로 상을 시상했고, 둘째 날은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프러포즈 기회가 없었던 부부를 대상으로 프러포즈 행사웨딩 이벤트까지 준비한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견우직녀 축제는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우리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좋은 문화의 모범으로 발전되면 좋겠네요. 인도든 우리나라든 다시 떠오르는 달빛으로 영원히 환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