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만녹색연합, 올 한해 섬진강 두꺼비 보호 캠페인 전개
    “로드킬<Road kill>로 죽어가는 두꺼비를 살려주세요”
    진상면 비촌마을 앞 저수지·다압면사무소 앞 등 2곳 모니터링
    집단 로드킬 문제 ‘이슈화’…“생태계 지표종 ‘두꺼비’ 보호 시급”


광양지역의 한 환경단체가 펼치고 있는 두꺼비 보호 캠페인이 관심을 끌고 있다.


광양만녹색연합은 올 한해를 섬진강 두꺼비 보호 활동을 전개키로 결정하고, 지난 3월 경칩 무렵부터 지난달 말까지 꾸준히 광양시 진상면 비촌마을 앞 저수지와 다압면사무소 앞 무논 등 2곳에서 섬진강 두꺼비들의 산란과 서식지 이동을 모니터링 해 왔다.


조사의 목적은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성체 두꺼비들과 서식지로 이동하는 새끼두꺼비들의 로드킬을 막고자 그 원인과 대응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조사결과 진상면 비촌마을 앞 70여 미터 도로구간에서 성체 두꺼비들과 새끼두꺼비들의 집단 로드킬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촌 마을 앞에는 작은 저수지가 있는데 산에서 내려온 성체 두꺼비들이 이곳에 산란을 한 후 다시 산을 올라간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 두꺼비들도 물을 떠나 산을 오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로드킬을 당하며 대부분이 죽게 된다.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는 “두꺼비는 산에서 동면을 한 후 경칩을 전후로 번식기가 되면 산란을 하러 습지로 내려오는 특성을 보인다”며 “산란을 하러 산에서 내려오는 시기와 산란 후 산으로 돌아가는 시기에 로드킬이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4월 말에서 5월 중에는 알에서 깨어난 수많은 새끼 두꺼비들이 산란지에서 산으로 올라간다”며 “이 때는 로드킬이 더욱 많이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비촌마을 주민들에게 익숙하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이미 수 십 년 동안 새끼두꺼비들이 이동하는 것을 봐왔고, 이 시기만 되면 새끼 두꺼비들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예사였지만 마을 앞 도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로 인해 마음도 편치 않고, 심한 악취 등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 등으로 마을 주민 중 일부는 새끼 두꺼비들이 도로로 넘어오지 못 하도록 차단막을 치기도 했다. 주민들이 설치한 차단막이나 배수로 등은 새끼 두꺼비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벽이며, 이어 나타나는 도로는 ‘킬링필드’와 다름없다.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시설물들로 인해 새끼두꺼비들이 서식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개체는 전체의 2%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은 “두꺼비는 수중생태계와 육상생태계를 오가며 먹이사슬의 중요한 고리를 형성하고 있어 그 자체가 환경 지표종이자 건강한 생태계의 지표종이라 볼 수 있어 보호가 시급하다”며 “섬진강의 문화와 생태계가 함께 공존해가야 하는 광양시는 무엇보다 두꺼비의 서식지가 건강하게 유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두꺼비의 통로가 일정치 않고 너무 광범위 한 상태라 유도 통로를 만들기도 녹록치 않다”며 “관련 예산 등도 확보되지 않고 주민들의 협조도 얻기 어려워 3중 4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애를 태웠다.


이 관계자는 덧붙여 “현재로서는 차량 운전자들의 서행과 관심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섬진강은 본디 모래가람, 다사강(多沙江) 등으로 불릴 만큼 고운 모래가 유명한 곳이었지만 고려 우왕 때 (1385년) 섬진강(蟾津江)이 됐다고 전한다.


고려시대 왜구가 쳐들어오자 ‘섬거(蟾居)마을’에 살던 수십 만 마리 두꺼비가 섬진나루에 몰려와 울부짖어 왜구를 물리쳐 왕이 지명을 내렸다는 것. 이같은 전설이 있을 만큼 이곳에 두꺼비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교차로신문사/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