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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원태훈입니다.”
여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또 하나의 유망주가 나타났습니다.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초등학교 4학년 원태훈(13)군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태훈이는 이미 ‘서울특별시 회장배 축구대회 득점왕’ ‘2017 화랑대기 유소년축구대회 37골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태훈이의 스승인 유경환 감독은 “한국 축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아이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친구들도 “드리블할 땐 메시 같고 골 넣을 땐 호날두 같고 패스할 땐 지단 같아요”라고 입 모아 말합니다.
태훈이는 모로코 운동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육상선수 출신인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타고난 재능’은 물려받은 셈입니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실력’으로 발현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만큼의 땀과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재능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태훈이는 자나 깨나 축구 생각뿐입니다. “집에 가서도 축구 생각해요” “이미지 트레이닝해야죠”라며 늘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또한 “잠시라도 몸을 식힐 수 없다”며 좁은 골목길에서 개인훈련까지 진행합니다. 13살의 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자기 관리’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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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훈이의 철저한 자기 관리는 부모님의 ‘무한한 사랑’에서 기초합니다. 모로코 사람인 태훈이 아버지는 무역회사에 다니며 환경미화 용역일까지 하고 있습니다. 무역회사를 퇴근하고 새벽5시까지 이어지는 청소 업무에도 아버지는 웃으며 일합니다. 어머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마사지 관리사로 일하는 어머니는 하루에 3시간씩만 자며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태훈이 부모님이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것은 태훈이와 동생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추가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형제가 꿈을 키워나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태훈이 아버지는 “애들이 축구 좋아하니까 그것 때문에 힘이 들긴 하지만 애들 생각만 하면 힘이 난다”고 말합니다. 마사지 관리사인 태훈이 어머니는 새벽에 퇴근하고도 태훈이에게로 향합니다. 태훈이의 근육을 풀어줘야 다음 훈련을 부상없이 잘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피곤함도 잊고 아들에게 향하는 엄마의 손길은 세상 그 무엇보다 따뜻합니다.
태훈이도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퇴근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미리 이부자리를 준비합니다. 설거지 등 각종 집안일도 투정 한번 없이 동생과 도맡아 합니다. “부모님 하면 가장 떠오르는 감정은 뭐에요”라는 질문에 태훈이는 “고맙고 미안하죠…”라고 말합니다. 태훈이는 “어머니가 마사지할 때 손톱이 빠져있는걸 봤다”며 “부모님 고생하신거 다 보답해 드리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각오를 다집니다. 그렇게 태훈이의 하루는 흘러갑니다.
태훈이의 눈물은 미래에 기쁨의 눈물이 될 것 입니다. 자식들을 위해 무한한 사랑을 쏟는 부모님과, 태훈이의 꿈에 대한 열정이 조화를 이룬다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는 먼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