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술하이킥]“학원 안 다녀도 논술 감 잡혀요”

입력 2007-10-22 03:05업데이트 2009-09-2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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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2시, 부산 금정구 서동 서명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 ‘독서논술’ 수업을 듣기 위해 5, 6학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수업 정원은 18명인데 자리에 앉은 학생은 22명이다.

“정원이 차서 못 듣게 된 아이들이 청강을 하는 거죠.”

지도를 맡은 오현희(33) 교사가 웃으며 말했다. 이 학교의 방과 후 학교 독서논술 수업은 무료. 그래서 이렇게 ‘비공식적’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독서논술 수업뿐 아니라, 올해 9월 시작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27개 가운데 17개가 무료다. 그래서 저소득층 자녀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교사 7명이 무보수 강의에 나섰고, 외부강사 10명이 또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방과 후 학교 지원센터를 설치하면서 9000여 명에 달하는 강사 풀을 확보했고 이들을 학교와 연결해 주고 있다.

독서논술 수업에는 부산시교육청과 대학교수, 고등학교 교사, 초등학교 교사 등 논술 전문가들이 개발한 방과 후 수업용 독서논술 전문 교재가 쓰인다. 이 교재는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처럼 초등생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른 뒤 토론거리와 퀴즈를 덧붙여 만들어졌다. 교재 개발에 참여한 오 교사는 이번 학기부터 주 2회에 걸쳐 이 교재로 가르치고 있다.

이날 수업은 동화 ‘우동 한 그릇’을 읽고 등장인물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었다. ‘우동 한 그릇’은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해서 나눠먹는 가난한 어머니와 두 아들을 위해 우동 집 주인이 남몰래 우동을 후하게 주었다는 내용. 결국 주인의 행동에 감동한 아이들은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한 뒤 다시 가게를 찾아온다.

오 교사와 학생들의 문답이 이어졌다.

“여러분이 만약 주인이라면 어떻게 했겠어요?”(오 교사)

“저라면 우동을 더 주지 않았을 거예요. 실제 세상은 냉정한 곳인데 가게 주인이 그렇게 무조건 퍼주면 이 아이들이 자라서 냉정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어요?”(김시우 양)

“우동 집에 온 다른 손님들의 처지에서 한번 생각해 볼까요?”(오 교사)

“똑같은 돈을 냈는데 사람에 따라 양이 많고 적은 건 불공평해요.”(김시현 양)

이어 학생들은 등장인물 중 한 명을 선택한 뒤 그 사람을 나름의 논리로 비판했다. 그러고 나서는 스스로 논제를 정해 30분 동안 논술문을 썼다. 6학년 손원애 양이 쓴 글의 주제는 ‘주인 아저씨의 행동은 아이들을 위한 배려에서 시작되었지만 아이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는 않았을까’였다.

오 교사는 학생들이 쓴 글을 살피며 흥미로운 내용은 큰소리로 읽어 줬다. 초등학생이 처음부터 자기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쓰기는 어려운 만큼, 남의 글을 듣고 거기에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보태어 다시 제 글을 쓰는 연습을 시킨다.

수업을 시작할 때는 신문 기사 복사본을 나눠 주고 논술문을 쓰게 한다. ‘어린이들의 휴대전화 사용’ ‘사람 같은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등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 나눠 준 뒤, 기사의 주제를 요약하고, 토론을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찬반 의견을 펼친 다음, 마지막으로 논술문을 쓰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보통 ‘독서논술’을 하라고 하면 독후감을 쓸 때가 많다. 신문논술을 병행해야만 감상이 아니라 비판을 하는 ‘진짜 논술문’을 쓸 수 있다는 게 오 교사의 생각이다.

토론 시간에 한마디도 안 하던 학생들의 ‘입이 뚫리는’ 데는 보통 한 달. 남의 글을 대충 흉내 내서 쓰는 데는 두 달이 걸린다. 자기 생각을 찬찬히 글로 옮기는 작업 속에서 폭력적인 성격이나 욕하는 습관도 많이 고쳐진다.

이 학교는 전교생 500여 명 가운데 493명이 방과 후 수업을 들어 참여율이 92%에 이른다.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고 수업을 듣는 학생도 많다. 2년째 독서논술 수업을 듣고 있는 6학년 오승현(12) 양이 그런 경우. 오 양은 지난해부터 중학교 진학 후를 대비하기 위해 이 수업을 들어 왔다. 오 양은 원고지 10장가량의 글을 1시간 안에 써낸다. 지난해 부산 동래교육청이 주관한 논술문 쓰기 대회에서 2등을 했다.

“글의 핵심 주제를 요약하는 습관을 기르고 글의 다양한 형식을 배우니까 서술형 문제를 봐도 겁이 안 나요. 책도 예전보다 매주 한두 권은 더 읽게 됐고요.” 오 양은 글뿐만 아니라 말솜씨도 똑 부러졌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우동 한 그릇´이라는 첫 번째 단편과 ´마지막 손님´이라는 두 번째 단편으로 이루어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의 책으로 첫 번째 이야기인 ´우동 한 그릇´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일본에서는 섣달 그믐날이 되면 우동 집들은 일 년중 가장 바쁘다.
북해정의 한 우동 집 역시 분주히 하루를 보내고 가게문 앞의 옥호막(가게이름이 쓰여진 막)을 거둘까 하고 있던 참에 출입문이 열리고 두 명의 사내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온다. 허름한 옷차림에 여자는 우동 한 그릇을 시키게 되고 주인은 우동 한 덩어리와 반을 더 넣어 손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삶아 내어진다.
세 모자는 우동 한 그릇을 가운데 두고 맛있게 먹은 후 우동 값 150엔을 지불하고 간다.

다시 신년을 맞이한 북해정은 바쁘게 한해를 보내고 연말을 맞이한다.
10시를 막 넘긴 시간 다시 가게를 닫으려 할 때 두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오게 되는데 주인은 여자의 옷차림을 보고 일 년전 섣달 그믐날의 마지막 손님임을 알아본다.
여자는 다시 우동 한 그릇을 시키고 주인은 작년과 같은 테이블로 안내한다.
세 모자는 우동을 먹고 역시 우동 값 150엔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선다.

그 다음해의 섣달 그믐날밤은 여느해 보다 장사가 번성하였다.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 주인은 메뉴표를 뒤집어 200엔으로 오른 우동 값을 150엔으로 바꾸고 세 모자가 앉았던 테이블에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놓아둔다.
가게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세모자가 들어온다.
형은 중학생 교복을 입고 동생은 형이 입었던 옷을 입고있으나 여자는 여전히 예전에 입었던 허름한 반코트 차림 그대로 가게를 들어선다.
이번에는 우동을 이 인분 시킨다.
이윽고 세 모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료로 지불하지 못한 나머지 돈을 갚느라 힘들었던 일 동생 쥰이가 학교에서 쓴 작문이 뽑혀 전국 콩쿨에 출품되어 형이 수업 참관 일에 참관했던 일들을 얘기하며 우동을 먹은 후 우동 값 300엔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간다.

다시 일년이 지나 북해정에 주인들은 세 모자를 기다리지만 나타나지 않고 그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북해정은 장사가 번창하여 내부수리를 하지만 세 모자가 않았던 테이블만은 그대로 둔다.
새 테이블들 속에 낡은 테이블을 의아해 하는 손님들에게 주인은 우동 한 그릇 얘기를 해주게 되고 그 얘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아주 유명해진다.

수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섣달 그믐날밤 이번 해에도 세모자가 앉았던 테이블은 빈 채로 신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같은 거리의 상점사람들은 북해정에 모이게 된다.
나름대로의 이야기꽃을 피우며 번잡함이 절정에 달했을때 가게 문이 열리고 정장차림의 두 청년이 들어온다.
출입문 쪽으로 향했던 시선들은 다시 시끄럽게 얘기꽃을 피우고 주인은 죄송하다며

자리가 없다고 말하려던 참에 화복(일본옷 기모노)차림의 여인이 머리를 숙이며 들어와 두 청년 사이에 선다.
여인은 우동 3인분을 시킨다.
십 수년전 세 모자를 생각하며 당황해하는 주인에게 청년하나가 말한다.
14년 전 모자 셋이서 우동 한 그릇을 시킨 사람인데 그때의 우동 한 그릇에 용기를 얻어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그 후 시가현으로 이사해서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교토의 대학병원에 의사로 근무하게 되었는데 내년부터는 삿뽀로의 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어 그 병원에 인사도 할 겸 아버님 묘에도 들를 겸해서 왔다고...
그리고 동생은 작문에서 처럼 우동 집 주인은 되지 않았지만 고토의 은행에 다니고 있다고

그리고 동생과 상의해서 사치스러운 것을 계획했는데 그것이 삿뽀로의 북해정에 와서 우동 3인분을 시켜먹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주인은 눈물을 흘리며 세 모자가 예전에 앉았던 테이블로 안내를 하게 되고 가게 안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감동하게 된다.

 

 

<요약>

일본에서는 섣달 그믐날이 되면 우동 집들은 일 년중 가장 바쁘다.
북해정의 한 우동 집 역시 분주히 하루를 보내고 가게문 앞의 옥호막(가게이름이 쓰여진 막)을 거둘까 하고 있던 참에

출입문이 열리고 두 명의 사내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온다.

허름한 옷차림에 여자는 우동 한 그릇을 시키게 되고 주인은

우동 한 덩어리와 반을 더 넣어 손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삶아 내어진다.
세 모자는 우동 한 그릇을 가운데 두고 맛있게 먹은 후 우동 값 150엔을 지불하고 간다.

다시 신년을 맞이한 북해정은 바쁘게 한해를 보내고 연말을 맞이한다.
10시를 막 넘긴 시간 다시 가게를 닫으려 할 때 두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오게 되는데

주인은 여자의 옷차림을 보고 일 년전 섣달 그믐날의 마지막 손님임을 알아본다.
여자는 다시 우동 한 그릇을 시키고 주인은 작년과 같은 테이블로 안내한다.
세 모자는 우동을 먹고 역시 우동 값 150엔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선다.

그 다음해의 섣달 그믐날밤은 여느해 보다 장사가 번성하였다.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 주인은 메뉴표를 뒤집어 200엔으로 오른 우동 값을 150엔으로 바꾸고

세 모자가 앉았던 테이블에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놓아둔다.
가게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세모자가 들어온다.
형은 중학생 교복을 입고 동생은 형이 입었던 옷을 입고 있으나

여자는 여전히 예전에 입었던 허름한 반코트 차림 그대로 가게를 들어선다.
이번에는 우동을 2인분 시킨다.
이윽고 세 모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료로 지불하지 못한 나머지 돈을 갚느라 힘들었던 일 동생 쥰이가 학교에서 쓴 작문이 뽑혀 전국 콩쿨에 출품되어 형이 수업 참관 일에 참관했던 일들을 얘기하며

우동을 먹은 후 우동 값 300엔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간다.

다시 일년이 지나 북해정에 주인들은 세 모자를 기다리지만 나타나지 않고 그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북해정은 장사가 번창하여 내부수리를 하지만 세 모자가 않았던 테이블만은 그대로 둔다.
새 테이블들 속에 낡은 테이블을 의아해 하는 손님들에게 주인은 우동 한 그릇 얘기를 해주게 되고 그 얘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아주 유명해진다.

수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섣달 그믐날밤 이번 해에도

세모자가 앉았던 테이블은 빈 채로 신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같은 거리의 상점사람들은 북해정에 모이게 된다.
나름대로의 이야기꽃을 피우며 번잡함이 절정에 달했을때 가게문이 열리고 정장차림의 두 청년이 들어온다.
출입문 쪽으로 향했던 시선들은 다시 시끄럽게 얘기꽃을 피우고 주인은 죄송하다며 자리가 없다고 말하려던 참에 화복(일본옷)차림의 여인이 머리를 숙이며 들어와 두 청년 사이에 선다.
여인은 우동 3인분을 시킨다.
십 수년전 세 모자를 생각하며 당황해하는 주인에게 청년하나가 말한다.
14년 전 모자 셋이서 우동 한 그릇을 시킨 사람인데 그때의 우동 한 그릇에 용기를 얻어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그 후 시가현으로 이사해서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교토의 대학병원에 의사로 근무하게 되었는데

내년부터는 삿뽀로의 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어 그 병원에 인사도 할 겸 아버님 묘에도 들를 겸해서 왔다고...
그리고 동생은 작문에서처럼 우동 집 주인은 되지 않았지만 고토의 은행에 다니고 있다고

그리고 동생과 상의해서 사치스러운 것을 계획했는데

그것이 삿뽀로의 북해정에 와서 우동 3인분을 시켜먹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주인은 눈물을 흘리며 세 모자가 예전에 앉았던 테이블로 안내를 하게 되고

가게 안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감동하게 된다.

 

 

<생각해 볼 문제>

* 왜 소재가 우동일까?

 

* 우동 반 덩이를(한덩이를 넣지 않고) 더 넣은 이유는?

 

* 우동 3인분을 사치스러운 계획이라고 하는 이유는?

 

* 우동 주인이 진심으로 세모자를 애타게 기다렸음을 알 수 있는 증거는?

 

* 만약 우리주변 <중국집 등>에 가서 3명이 짜장면 1인분 시킨다면 가게 주인의 반응은 어떨까?

 

* 다른 사람들에게도 1인분을 시켰을 때 반덩이를 더 줄까?

   만약 아니라면 손님들을 차별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