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풍경산수

월산 김문철展 / KIMMOONCHEOL / 月山 金汶喆 / painting 2011_0622 ▶ 2011_0712

김문철_궁항소견_수묵채색_100.2×163.2cm_2006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김문철 블로그로 갑니다.

초대일시 인사아트센터 / 2011_0622_수요일_06:00pm 갤러리 공유 / 2011_0629_수요일_06:00pm

2011_0622 ▶ 2011_0627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B1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2011_0629 ▶ 2011_0712 관람시간 / 10:30am~09:30pm

갤러리 공유 GALLERY GONGYOU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664-20번지 Tel. +82.63.253.5056 www.gongyouart.com

자연의 숨결이 담긴 산수화 ● 요즈음 산수화의 명맥을 이어가는 훌륭한 화가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자연의 섭리에 기반한 동양적 산수철학을 가지고 작업하는 화가들이 많지 않다는 말이다. 그만큼 극 소수의 화가들에 의해서만 산수화의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천년을 이어온 산수화의 명맥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그럼에도 산수는 여전히 우리 마음의 근원이자 안식처로 남아 있다. 그것은 우리가 자연과 함께 하는 한 우리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제공해주는 영원한 소재임에 틀림없다. 우주의 섭리로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진리의 표상으로서, 산수는 근원적인 이미지를 제공해주는 영원한 회화적 공간이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가 찾아내어 개척해야 할 많은 여지를 담고 있는 살아 있는 화목이다. 산수가 풍경과 다른 것은 자연의 외형이 아니라 자연(즉 우주)의 정신을 그리고자 한다는 데 있다. ● 풍경은 주어진 시점에서 주어진 순간에 본 상대적이고 개별화된 자연의 양상일 뿐이지만, 산수는 그 안에 생명의 원리가 담겨 있는 보편적 진리를 포함한다. 모든 산수화들이 다 "그렇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산수를 올바로 인식하는 화가에게 있어서 산수화는 세상에 대한 화가의 깨달음의 표상인 것이다. 화가는 대상을 현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에 구애됨이 없다. 화가는 자연의 형태 속에서 물질적인 실체만을 보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섭리를 보며, 그 섭리를 가능케 하는 정신을 파악하려 하며, 그 안으로부터 우리에게 전달되는 기운(氣韻)또는 운치(韻致) 같은 것들을 표현하려 한다. 우리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은 바로 자연의 외적 형상이 아니라, 바로 자연이 가지고 있는 그러한 특질, 즉 자연의 숨결인 것이다. ● 월산 김문철(月山 金汶喆)이 그리고자 하는 것 역시 자연에서 느낀 감흥이며, 자연의 변화와 질서로부터 받은 미적경험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산수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화가이다. 그는 원숙한 용필(用筆)로서 골기 있는 선을 구사할 줄 아는 화가인 동시에 자연을 관조하고 마음속의 깨달음을 이치로 삼아 작업하는 화가, 즉 동양의 산수철학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화가라고 생각된다.

김문철_눈안개 속에서_수묵채색_41.5×54.1cm_2011
김문철_대설의 호반_수묵채색_185×259.5cm_2011
김문철_내장춘설_수묵채색_122.5×163.5cm_2008

월산은 그림을 배운 이후, 줄곧 산수를 그려왔다. 산수에 대한 애정과 철학도 남다르게 깊은 화가다. 그는 실경의 참신한 맛과 용필의 견고한 기품을 간직한 산수를 그리고 있다. 자연을 깊이 관조하고 그 정신을 담아내려는 문인화 정신과 함께 자신의 개성적 안목에 의한 자연의 인상을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고자 한다. 그가 풀 한포기 돌 한덩이를 그리는 이유는 그 형태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잡초 한포기, 잡목 한 그루를 참 사랑하므로 그것들을 주로 그린다. 화면에서의 잡초 한포기는 자연의 무한한 변화와 질서를 암시하며 살아 있는 자연으로 느끼게 하는 기본적 대상이다" 그의 자전적 글 속에 들어있는 이와 같은 문구 속에서 그의 자연에 대한 철학과 산수를 그리는 목적을 잘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동양회화의 기본 원리인 내적인 생명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화면에서 나는 풀 한포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하며,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려 한다." 여기서 "풀 한포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자"한다는 말은 곧 풀의 형상을 나타내려는 목적이 아니라, 풀에서 느끼는 순수한 생명력을 포착하고자 함을 의미하며, 그 생명력이 그의 붓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의 산수화 양식을 논하기에 앞서 그가 동양회화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작품의 바탕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의 산수화에서 옛 문인들의 산수화와 같은 격조와 품격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작업의 바탕 속에 그러한 원리가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마도, 옛 스승들을 통하여, 그리고 30여년 동안 스스로 체험하고 연마해온 연륜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진정으로 전통을 이해하고, 전통 속에 들어 있는 진리들을 찾아내어 작업의 바탕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또한 가능한 것이다. ● 월산 김문철의 산수화는 전통 산수화의 맥락을 잘 계승하면서도 나름대로의 개성이 강하게 표출되어 매우 인상적으로 보인다. 그는 전통 산수의 양식을 크게 변형시키기 보다는 그 안에 새로운 요소들을 가미하여 산수의 인상을 강화시키고 있다. 즉, 전통산수의 양식을 해체하지 않고 그 위에 변화를 가하고 진채를 구사함으로써 새로운 맛을 내고 있다. 전통 산수양식의 골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일견 매우 전통적으로 보이지만, 화면 속의 경물들을 자세히 음미해 보면 새로운 면모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그는 과거를 소중히 하는 동양적 전통을 따르고 있다. 즉, 옛것을 배우고, 그것을 보전하며, 그런 연후에 비로소 자신의 개성을 보태어 새롭게 발전해 가는 동양적 역사관을 따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산수화를 고집하는 그의 우직한 자세에 동의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 파격적인 형식의 난무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회화가 지나치게 전통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월산처럼 전통 산수화의 명맥을 보전하면서 산수화의 참뜻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화가가 꼭 필요하다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젊은 현대인들의 입장에서는 보다 과감하게 변화된 산수화를 원할 수도 있지만, 산수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김문철_미륵적설_수묵채색_119.5×161.5cm_2004
김문철_고산천 · 낭만_수묵채색_120.1×162.6cm_2010

전통 산수화를 계승하는 화가들의 계보를 살펴보면, 대체로 실경산수와 관념산수의 양대 계보로 살펴볼 수 있다. 형식의 변화가 크든 작든, 실경을 바탕으로 하는 작가와 전통 산수의 개념만을 취하는 작가들로 분류할 수 있다. 실경 계열의 작업은 겸재의 진경산수를 모태로 삼아, 우리 산천 속에 들어 있는 소박한 정서를 표현하는 경향으로 요약된다. 우리의 산천속에서 우리의 마음을 읽어내며, 우리 정서의 근원을 이루는 미학을 새롭게 발견하려는 그러한 노력은 김문철의 회화 속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계곡과 강변과 숲들은 우리 강산 어디를 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담담하고 수더분한 모습들이다. 풍경화가들이 즐겨 다루어온 빼어난 절경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고향의 뒷산에서 만날 수 있는 소박한 자연이다. 담담하게 가라앉은 자연을 그는 화사한 인상의 자연으로 되 살려 놓는다. 김문철의 산수화가로서의 능력은 바로 그러한 소박한 자연을 가지고 풍부한 정서가 담긴 운치 있는 산수화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다. 그러한 능력은 골기 있는 그의 필치로서 설명될 수도 있지만, 자연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그를 통한 사유의 깊이로서 설명될 수 있다. 그는 산천을 답사하면서 그 경치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생명력을 보며, 그 존재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다. 자연의 외형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실재를 보는 것이다. ● 그래서 그의 회화 속에 나타나는 특징들은 산과 나무와 바위, 그리고 흐르는 물결과 때로는 안개 속에 감도는 생명감이다. 예를 들어 중경에서 원경으로 사라져가는 산의 모습은 괴량감 있는 덩어리들로 솟아올라 생동감을 전해준다. 그것은 매우 부드러우면서 강한 힘을 발산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의 산수화에서는 전에 없는 견고한 형태감을 느낄 수 있다. 한 폭의 산수화를 아주 지속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 그의 그림 중에 특징적인 요소의 하나는 바로 바위와 돌의 표현이다. 그의 여러 작품들에서 바위와 돌이 비중있게 표현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데생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수묵을 통한 음영법의 강조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데생법의 인용이 아니다. 돌의 형태에 대한 사실적 표현이라기 보다는 돌의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김문철 특유의 표현법이다. 즉 음영법을 준법으로 변용함으로써 독특한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대상의 양감과 질감을 표현하는 방법을 변용하여 무생물인 돌의 생명감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돌의 표면에 가해진 속도감 있는 필치 속에 생기가 불어 넣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는 돌을 많이 그리는 이유에 대해 "그것을 표현할 때의 느낌이 좋아서"라고 말한다. 무생물인 돌에서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필치 속에 자신의 감정을 한 껏 불어넣기 때문이다.

김문철_섬진강 · 물고기_수묵채색_185×259.5cm_2010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진채(眞彩)의 표현이다. 서양화에서 색채란 대상에 빛이 작용하여 감지되는 시각적 현상으로서의 색채이며, 대상이 지닌 실재의 색채를 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대상의 형태를 특징짓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 색채는 자연의 여운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이다. 화면에 생기를 불어 넣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색채인 것이다. 진채의 색점들은 화면 위에 하나의 화음으로 작용한다. 그것이 조금만 과도하거나 주제와의 조화가 깨지면 천박한 것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지만, 그는 수묵과 색채가 조화롭게 만나는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낸다. 그래서 그의 화면위에 색점들은 하나의 희열처럼 산수의 맛을 살려주고 있다. 그것은 화면 전체에 여운이 번져나가게 하면서 독특한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그 색점들은 화면의 인상을 강화시켜주는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 김문철 회화의 바탕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자연의 정신이지만, 문인화적 정취가 회화적 골격을 형성하고 있다. 서예적 생명감이 깃든 필치를 통해서 문인화가들이 추구했던 담담한 세계를 산수 속에 가미하고 있는 것이다. 산과 나무와 바위에 가해진 필치는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어느 곳에서는 거칠게, 또 어는 곳에서는 유연하게 구사되어 있다. 마치 서예가가 초서를 쓸 때의 느낌과 유사하게 느껴진다. 그러한 필치의 변화 있는 사용으로 인해 문인화적 문기와 함께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느낄 수가 있다. 거기에 자연의 인상을 운치있게 드러냄으로써 그만의 개성을 성취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한가지바램이 있다면, 전통적 구성법을 깨트리는 파격이 가미되었으면 하는 점이다. 작가 자신도 이야기 했듯이, (전통산수로부터)습득된 구성법과 표현방식 때문에 볼 수 없는 것을 끊임없이 찾아내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더욱 원숙하고 개성적인 회화 세계를 이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것은 새로운 감각과 시각을 가지고 자연을 새롭게 관찰하는 노력 속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제6회 개인전 서문 중에서) ■ 서정걸

Vol.20110623a | 월산 김문철展 / KIMMOONCHEOL / 月山 金汶喆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