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거장 '호안 미로'전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다음달 4일까지
초현실주의 거장 '호안 미로'전
호안 미로의 드로잉 '인물들, 새'. 신세계갤러리 제공
피카소, 달리와 함께 스페인이 자랑하는 화가. 현대미술의 거장이자 초현실주의 작가, 호안 미로(1893~1983)의 작품이 눈앞에 다가왔다.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에서는 '호안 미로' 전을 연다. 초현실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호안 미로는 20세기 실험의 장이었던 서구 미술계에서 현실의 사물을 예술적 환상으로 대체하는 독특한 작업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끝없이 솟아나는 예술적 아이디어와 창작열로 회화, 조각, 판화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 수만 점의 작품을 남긴 현대미술의 전설이다.

이번 전시는 호안 미로가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언어를 완성한 후 다양한 매체로 영역을 확장했던 후기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1949~1981년의 조각, 드로잉, 판화 작품 25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엔 어린 아이가 그린 듯한 천진함과 자유분방함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면모가 이번 전시에 유감없이 드러난다.

호안 미로는 1930년대부터 조각에 손을 대기 시작해 시적인 이미지의 조각 작품들을 만들어낸다. 1960년대부터 그의 정신세계를 3차원으로 옮겨놓은 수많은 조각들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들의 중심 주제는 여성이 대부분이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에서 작가적 전성기를 맞이한 1960년대 이후의 작품-'도피를 꿈꾸는 어린 소녀', '여성', '탄생' 등을 선보인다.

특히 '도피를 꿈꾸는 어린 소녀'의 경우 소녀의 모습이나 표정이 해학적이고 천진난만하다.

그의 판화 작품을 보면, 검은 선과 강렬한 원색의 추상적인 그림, 여자나 새, 달 등 상형문자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형태가 화폭을 채우면서 상징과 기호로 이루어진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미로는 판화라는 표현방식을 특별히 좋아했는데, 195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판화부문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판화의 기술을 다양하게 섭렵했다. 미로가 제작한 판화는 수천 점으로 추산되는데,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마요르카에서 기력이 다할 때까지 판화가로서의 길을 계속 이어나갔다.

드로잉 작업에서는 재료와 기법이 돋보인다. 찢어진 종이의 형태와 느낌을 살린 작품, 다양한 재료의 복합적 사용, 붓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감을 화면에 떨어뜨리거나 흘리는 기법(드리핑)을 활용하던 시기의 작업 등 드로잉에서의 대담한 실험과 진행과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초현실주의의 기수, 앙드레 브르통이 '초현실주의자 중에 가장 초현실주의자'라고 칭했던 호안 미로. 미로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비관론이 팽배했던 어둡고 부정적인 시대 속에서도 풍부한 색채감과 원시성, 그리고 유아적인 미로만의 조형 언어로 인류의 낙관적 가능성을 심어주었다. 당대뿐만 아니라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다.

순진하고 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작품세계.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의 명성을 넘어 그의 내면의 순수성과 만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터이다.

▶'호안 미로' 전=7월 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텀시티 6층 신세계갤러리. 051-745-1503. 정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