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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영감의 소산 아닌, 인정 받으려는 사회적 투쟁”
- 임영주 기자 minerva@kyunghyang.com
입력 : 2010-12-30 18:28:30ㅣ수정 : 2010-12-30 18:28:41
ㆍ사회학자 김동일 교수가 펴낸 미술이론·비평 ‘예술을 유혹하는 사회학’
한국사회와 세계 예술장(field)을 동시에 석권한 유일무이한 한국 예술가 백남준.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가진 천재’로 평가받는 백남준을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김동일 연구교수(41)는 사회학적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백남준의 작가적 성공과 업적을 “유년기의 사회상황이나 친일 자본가의 집안배경 등으로 설명하는 반영론적 입장이나 시대를 앞서간 예언자로 묘사하는 천재론의 수사”로 보는 기존 시각이 아닌 “당대 예술장에서 다양한 사회적 자원을 자신의 미학적 실천을 중심으로 조직해냄으로써 기존 상징자본의 분포를 재편하고자 했고, 결국 승리했던 장내 투쟁자”로 분석한 것이다.
최근 <예술을 유혹하는 사회학-부르디외 사회이론으로 문화읽기>(갈무리)를 펴낸 김 교수는 이 책에서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핵심적 이론개념인 ‘아뷔투스(habitus)’와 ‘장(field)’의 개념으로 예술과 사회이론을 분석한다.
한국사회와 세계 예술장(field)을 동시에 석권한 유일무이한 한국 예술가 백남준.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가진 천재’로 평가받는 백남준을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김동일 연구교수(41)는 사회학적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백남준의 작가적 성공과 업적을 “유년기의 사회상황이나 친일 자본가의 집안배경 등으로 설명하는 반영론적 입장이나 시대를 앞서간 예언자로 묘사하는 천재론의 수사”로 보는 기존 시각이 아닌 “당대 예술장에서 다양한 사회적 자원을 자신의 미학적 실천을 중심으로 조직해냄으로써 기존 상징자본의 분포를 재편하고자 했고, 결국 승리했던 장내 투쟁자”로 분석한 것이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김동일 교수가 사회학적 관점으로 해석한 예술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최근 <예술을 유혹하는 사회학-부르디외 사회이론으로 문화읽기>(갈무리)를 펴낸 김 교수는 이 책에서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핵심적 이론개념인 ‘아뷔투스(habitus)’와 ‘장(field)’의 개념으로 예술과 사회이론을 분석한다.
그는 “예술은 항상 현실 저 멀리에 있는 ‘무엇’으로 여겨졌지만 비트겐슈타인 후기 철학의 주요 개념인 ‘일상적 실천’이 나오면서 실천이 강조됐다”며 “실천은 시간과 공간을 복원하는 것이며, 예술 또한 시공간 속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한다. 즉 예술은 일상을 대상화함으로써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일상적 행위가 곧 예술행위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사회와 역사 속에 던져진 이러한 예술적 실천을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는 것이 부르디외의 두 개념이라고 판단한다.
1부 ‘논고’는 부르디외를 중심으로 한 사회학 이론과 ‘스타일(양식)’ ‘미술관’ ‘예술계’ 등 예술적 개념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검토하는 논문으로 구성됐다. 이중 ‘전후 한국화단의 양식투쟁에 관한 사회학적 고찰’은 예술장에서 공식 스타일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대립인 인정투쟁의 가장 극단적인 한국 사례로 1950년대 이후 한국의 스타일장을 다룬다.
이 시기를 ‘추상 대 구상’의 대립과 투쟁으로 요약한 그는 추상미술이 한국 ‘현대미술’이라는 표제를 얻게 된 과정을 살펴본다. 이 논문은 지난해 한국사회학회 논문상을 수상하며 사회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예술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김 교수는 미술비평 작업도 하고 있다. “소위 미술계의 주류로 불리는 세력들의 폐쇄성 때문에 제대로 된 미술비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미술에 대해 관심갖는 사람이 많아지는데도, 그들이 미술의 관심 확장을 제도적으로 가로막으면서 거기서 생기는 이익들을 불평등하게 점유하고 있다”고 현재의 미술계를 비판한다.
자율성이 훼손된 평론계·한국 비엔날레의 현실·미술잡지에 대한 비판 등 미술현장에 대한 그의 접근은 미술계 안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사회과학적 접근과 사실적인 비판을 담고 있다.
그의 작가론도 그렇다. 도발적인 성적 표현이 담긴 작품으로 논란이 됐던 최경태, 남북 분단상황과 관련된 현장을 찍는 사진작가 노순택,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탈북작가 선무 등에 대해 김 교수는 사회학적 시각과 예술적 해석이 공존하는 시각으로 접근한다. 주류 미술계 인사의 주례사적 비평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사회적 관점을 들이댄 작가비평은 작가들에게도 낯선 일이지만, 깊이있는 비평에 목말랐던 작가들에게는 피와 살이 되기에 충분하다.
사회학자가 미술비평을 하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개인적인 이유로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김 교수는 대학원생이었던 1994년 한 갤러리의 미술평론 공모전에 당선된 후, 2002년 ‘오윤론, 삶에의 의지로서의 미술’로 한국예총 미술평론 신인상을 받아 미술평론가로 등단했다. “미술계 사람들은 그 안에 있기 때문에 정작 미술장의 모순을 인식하지 못한다”며 “시장친화적이고 보수적인 예술계가 찾지 못하는, 사회적인 문제에 고민하는 작가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은 그저 고상한 교양이나 천재들의 비범한 영감의 소산이 아니라, 인정과 명예를 독점하고 이를 사회적 이해로 변환하기 위한 사회적 투쟁”이라는 관점을 이번 책에서 논문, 에세이, 작가론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반영했다.
1부 ‘논고’는 부르디외를 중심으로 한 사회학 이론과 ‘스타일(양식)’ ‘미술관’ ‘예술계’ 등 예술적 개념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검토하는 논문으로 구성됐다. 이중 ‘전후 한국화단의 양식투쟁에 관한 사회학적 고찰’은 예술장에서 공식 스타일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대립인 인정투쟁의 가장 극단적인 한국 사례로 1950년대 이후 한국의 스타일장을 다룬다.
이 시기를 ‘추상 대 구상’의 대립과 투쟁으로 요약한 그는 추상미술이 한국 ‘현대미술’이라는 표제를 얻게 된 과정을 살펴본다. 이 논문은 지난해 한국사회학회 논문상을 수상하며 사회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예술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김 교수는 미술비평 작업도 하고 있다. “소위 미술계의 주류로 불리는 세력들의 폐쇄성 때문에 제대로 된 미술비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미술에 대해 관심갖는 사람이 많아지는데도, 그들이 미술의 관심 확장을 제도적으로 가로막으면서 거기서 생기는 이익들을 불평등하게 점유하고 있다”고 현재의 미술계를 비판한다.
자율성이 훼손된 평론계·한국 비엔날레의 현실·미술잡지에 대한 비판 등 미술현장에 대한 그의 접근은 미술계 안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사회과학적 접근과 사실적인 비판을 담고 있다.
노순택의 ‘얄읏한 공 #47’. 김 교수는 노순택 작가가 사회적 대상의 모순을 마치 풍경화적 시선으로 변주하면서, 동일한 논리로 환원될 수 없는 다큐와 미디어가 교차하는 지점을 능란하게 잡아냈다고 평가했지만 ‘얄읏한 공’ 시리즈에 대해서는 평택의 삶과 유리된 레이돔(안테나 보호 구조물)을 미학화시킨 것이 문제의식을 오히려 추상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학자가 미술비평을 하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개인적인 이유로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김 교수는 대학원생이었던 1994년 한 갤러리의 미술평론 공모전에 당선된 후, 2002년 ‘오윤론, 삶에의 의지로서의 미술’로 한국예총 미술평론 신인상을 받아 미술평론가로 등단했다. “미술계 사람들은 그 안에 있기 때문에 정작 미술장의 모순을 인식하지 못한다”며 “시장친화적이고 보수적인 예술계가 찾지 못하는, 사회적인 문제에 고민하는 작가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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