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병학의 1분 미술학교]신성한 공공미술,솟대
류병학 | 미술평론가
삼한시대 각 읍락에 신을 모시는 장소인 소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소도에 솟대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혹자는 그 솟대를 ‘신단수’에서 유래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솟대는 신성한 장소를 표시하는 상징물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죄를 지어 쫓기는 사람이 솟대가 세워진 곳(소도)에 들어가면 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소도는 치외법권 지역이고, 솟대는 신성한 지역을 만드는 신성한 공공미술이 아닌가요?

‘삼족오’ 솟대


삼한시대에는 장대 위에 까마귀를 조각하여 솟대를 설치해 놓았는데, 그 까마귀는 세 발 달린 까마귀 ‘삼족오’라고 합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등장하는 삼족오는 태양 안에서 산다는 상상의 까마귀입니다. 흔히 삼족오의 3을 천·지·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솟대는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동북아의 여러 나라에도 공존했는데 모두 사라져 버리고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문화로 전래되고 있습니다. 솟대는 음력 정월 대보름에 동제를 올릴 때 마을의 안녕과 수호, 풍농 그리고 경사가 있을 때 축하의 뜻으로 마을 입구에 세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공공미술은 마을공동체의 공동환상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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