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적성검사로 재능 찾고 언어교육 집중·'J토클' 도전
여름방학 초등생 포트폴리오 짜기
4학년 이상 다양한 캠프 참여…선행학습보다 복습 효과적
초등 저학년 창작동화·고학년 목적 도서 위주… 독서 후 글쓰는 습관 들여야
J토클 : 기초국어능력인증시험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방학이라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마냥 놀 수 없다. 학부모들은 공부·독서·체험학습 등 초등학생 자녀의 여름방학 계획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다. 교육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동안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자신의 꿈과 미래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성·적성검사 통해 꿈을 찾는 기회로

대학은 물론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가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면서 교과 영역뿐 아니라 비교과 영역의 중요성이 커졌다. 초등학교 때부터 스펙 관리를 해야 한다고 야단이다. '스펙'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담스러워할 이유는 없다. 기본은 일찌감치 아이의 진로와 적성을 발견해 그에 맞는 경험을 꾸준히 쌓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입학사정관제 준비하기, 꿈의 포트폴리오' 저자인 부산 동래초등학교 박성철 교사는 "입학사정관제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과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방학 동안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특히 아이가 초등 4학년 이상이라면 다양한 '캠프' 참가를 유도하고 부모들이 미술관, 음악회, 박물관 등을 아이들과 함께 자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성·적성검사도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잠재력과 재능을 깨닫게 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박 교사는 "인성·적성검사로 아이가 스스로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며 "잠재력과 재능을 깨닫고 그 분야와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자신만의 세계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관심있는 분야를 정하면 그와 관련된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 반복해서 읽도록 하는 것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

여름방학 계획을 세울 때는 부모의 눈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바를 반영해야 한다. 무리한 계획을 세우면 쉽게 지친다. '수학 3시간 하기'보다 '30문제 풀기' 등 하루 학습량에 맞춰 작성하는 게 훨씬 낫다. 또 여름방학이면 2학기 선행 학습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지난 학기에 배운 내용을 충분히 점검하는 복습 과정에 중점을 두는 게 효과적이다.

한국리더십센터 강표순 부산지사장은 "여름방학 동안 가장 중요한 일은 공부보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며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 등을 일정표 수첩인 '플래너'에 적고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이를 실천하다보면 자신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서·글쓰기 등 국어 교육 중점

방학 때는 독서 교육을 빼놓을 수 없다. 초등 저학년은 창작동화 위주로 다양하게 읽어 독서하는 습관을 익히게 하고 초등 고학년은 경제 문화 과학 등 분야별 '목적 도서'를 읽도록 한다.

박 교사는 "방학 동안 반드시 독서 시간을 정해 학원 가듯이 정해진 장소에서 책을 읽도록 해야 한다"며 "초등 고학년은 무조건 일주일에 2~3회 독후감 등 다양한 주제로 글쓰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름방학부터 6개월 정도 글쓰기가 이어지면 글 솜씨가 느는 것은 물론 창의적인 사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 책을 통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분석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책을 읽을 때는 ▷제목과 차례만 보고 내용 생각하기 ▷자신의 마음이나 생활과 비교해 읽기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면서 읽기 ▷전체적인 줄거리와 요점을 파악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박 교사는 이번 방학 동안 남들과 다른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싶다면 영어 교육보다는 기초국어능력인증시험(J토클) 도전을 권했다.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이 성인용 국어능력인증시험과 별도로 만든 초등 4~6학년과 중 1~2학년생을 위한 시험이다. 박 교사는 "영어·수학 공부를 많이 하지만 정작 문제의 숨은 뜻을 이해 못해 성적이 낮은 중·고생이 많다"며 "어릴 때부터 언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 크므로 초등학생 때부터 언어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국어능력인증시험'은 1급부터 5급까지 있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등급을 목표로 준비하면 좋다. 신문 잡지 등 다양한 실용문으로 읽기 능력을 키우고 뉴스와 광고를 듣고 청자가 주목해야 하는 중심 내용과 사실 관계 등에 유의하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교과 학습 외에 자존감을 키우고 스스로를 관리하도록 아이의 '리더십'을 키우고 싶다면 다양한 봉사 활동을 권해보자. 일요일 교회에서 유아를 돌보거나 부모님과 함께 복지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 된다.

한국리더십센터 강 지사장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며 "아이가 가족을 위해 고생하는 아버지의 어깨를 안마해 주는 등 남을 기분좋게 해주는 습관이 몸에 배면 남을 배려하게 되고 리더십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입력: 2010.07.19 20:14/수정: 2010.07.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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