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안올라요, 선생님이 싫어요! “그럼 이 책을 읽어보렴”
입력: 2008년 02월 25일 15:10:41
ㆍ즐거운 학교생활 도와주는 초등 저학년 책

자기주도학습법 등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자연스럽게 공부 방법,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이때 가장 좋은 스승은 책이라고 말한다. 어떤 유명한 공부기술보다 스스로 눈으로 읽어가며 터득하는 공부 방법이 최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이 즐겁고 공부가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초등 저학년 대상 책을 선별해봤다.

△숙제하기 싫을 때 읽는 책

숙제하기 싫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노는 데 정신이 팔려서 숙제를 못할 경우, 내용이 어려워서 숙제 하기를 싫어하는 경우, 학교가 싫어서 숙제하기 싫은 경우 등이다. 이렇게 다양한 어린 시절의 숙제에 대한 동화책을 모아봤다.

①숙제주식회사(후루타 다루히)

‘텔레비전을 보거나 나가 놀고 싶은데 고민되는 분, 망설이지 말고 주문해주세요. 따끈따끈한 완성품 숙제를 신속하게 배달해 드립니다.’ 숙제주식회사라는 이름부터 흥미롭다. 아이들이 ‘숙제주식회사’를 만들고 돈을 받고 반 아이들의 숙제를 맡아 대신 해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숙제와 시험에 시달리며 무한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숙제주식회사를 통해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②마법의 분필(주느비에브 브리삭)

프랑스에서 인기를 모았던 동화로, 분필 하나로 마법의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는 비올레트의 이야기이다. 비올레트는 분필 하나로 그림을 그리고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글쓰기 등 숙제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도 잘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책이다.

△학교가기 싫을 때 읽는 책

학교 가기 싫은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다. 아이들이 학교 가기 싫어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동화를 통해 학교만큼 재미있는 곳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려줘보자.

①제닝스는 꼴찌가 아니야(앤토니 버커리지)

영국에서 반세기가 넘도록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작품이다. 개구쟁이 소년 제닝스와 그의 친구 느림보 다비셔의 학교생활을 통해 우정, 선생님과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 생활과 정서가 다르지만 사건으로 연결되어 지루하지 않고 행동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잘 느낄 수 있다.

②사랑의 학교(에드몬도 데 아미치스 )

어느 교실에서나 있을 법한 사실적인 이야기다. 4학년이 된 엔리코는 수업 첫 날, 선생님의 주름지고 무서운 얼굴 때문에 실망을 하게 된다. 하지만 곧 인자하고 다정한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다. 이후 엔리코는 선생님과 함께한 1년 동안 일기를 쓴다. 엔리코의 하루하루 일상이 담겨 있는 일기를 읽다보면 친구, 부모님, 선생님, 나라와 민족 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읽는 책

초등학생 시절, 공부습관을 익힌다는 측면에서 무척 중요한 시기다. 성적이 나빠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원인을 찾아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한다.

①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다니엘 포세트)

초등학교 1~2학년을 주대상으로 기획된 그림동화로, 칠판 앞에 나가 발표하기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다. 발표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위축되지 않고 씩씩하게 칠판 앞으로 나가는 주인공을 본받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②책을 먹는 도깨비 깨보(김승태)

“책을 많이 먹어야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되길 바라는 도깨비 깨보는 마을 훈장을 찾아가 책을 먹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인간의 얼굴을 닮아가는 깨보. 아이가 책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고 책읽기가 삶을 살아가는 데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 선생님이 미워질 때 읽는 책

선생님이 미워진다는 것은 학교가 싫어지고, 공부가 싫어진다는 신호다. 공부를 못해 자신감이 없는 아이도 있고, 선생님이 누군가를 편애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고, 선생님이 무뚝뚝해서 무섭다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친근한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①마지막 수업(알퐁스 도데)

탈춤을 추는 것을 구경하다 보면 양반탈, 말뚝이탈, 색시탈을 쓴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가 쓴 탈에 맞는 춤을 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교사들도 그런 것 같다. 가슴 속에는 뜨거운 사랑을 가득 감추고는 겉으로는 무뚝뚝함, 엄격함, 냉정함으로 꾸미고 있다. 마지막 수업에 나오는 아멜 선생님도 그렇다. 조용히 읽어가면서 아멜 선생님의 정직한 가치관과 뜨거운 나라 사랑을 느껴보자.

②교감 선생님은 청개구리(이붕)

가장 말썽쟁이로 손꼽힌 25명의 어린이들이 ‘5학년 6반’에 모였다. 아이들이 정말 말썽쟁이일까, 아니면 교감 선생님이 청개구리일까. 의리로 똘똘 뭉친 말썽쟁이들과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어가는 교감 선생님의 심리싸움을 그린 창작 만화.


△ 친구가 없어 외로울 때 읽는 책

친구가 없어 외로운 아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됐는가’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는 아닌가’ ‘친구에게 이익을 얻기보다 이익을 주려고 노력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져주는 책들이다.



①어린 왕자(생텍쥐페리)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줘!”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하는 이 말을 통해 어린이들은 친구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 여우와 장미꽃과 뱀과 우물, 그리고 도르래 이야기는 책을 머리로 읽던 어린 독자들에게 책을 가슴으로 읽게 해준다.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와 작은 별에서 온 어린왕자의 만남은 현실과 환상의 만남으로 어린이들의 감성의 세계를 열어준다.

②눈이 딱 마주쳤어요(이준관)

우리들 주변의 친구 이야기. 지각도 자주 하고 장난도 심해서 학교에서 벌쓰지 않는 날이 없는 한길이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친구다. 길가에 넘어진 할머니를 도와주기도 하고 엄마 아빠를 도와주려는 효심이 가득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도움말 | 한국독서개발교육원 남미영 박사

<임지선기자 vision@kyunghyang.com 〉

※19일자 교육 1면에 게재된 ‘2009학년도 서울·경기권 외고 선발일정’ 표에서 ‘서울권’ 일정과 ‘경기권’ 일정이 바뀌어 게재됐기에 이를 바로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