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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미술읽기]누워서 금강을 바라보다 | ||
| 입력: 2007년 01월 05일 15:06:05 | ||
금강산은 예부터 불로초가 나온다는 봉래산(蓬萊山)으로 알려져 중국에까지 천하제일의 명산으로 손꼽혔다. 고려시대부터 불교와 관련된 성지로 부각되면서 더더욱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정선이 금강산을 주목한 것은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여행 취미와 관련이 크다. 18세기 영·정조대는 안정된 사회와 발달한 경제로 인해 여행이 크게 유행했다. 특히 이름난 산에 많은 탐승객들이 몰렸는데, 그 중에서도 금강산이 가장 유명했다. 이는 금강산이 불교의 이름난 성지이면서 동시에 사계절내내 다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뿜어냈기 때문이었다. 그 많은 겸재의 금강산 그림 중 이 작품을 가장 대표작으로 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이 그림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크기가 크다. 정선의 금강산 그림은 대부분 화첩크기임에 비해 이 작품은 세로 130.7㎝, 가로 59㎝의 큰 그림이다. 그러나 단순히 크다고 해서 대표작이라 말할 수는 없다. 부감법으로 금강산을 한눈에 담은 이 작품은 금강산의 아름다움은 물론 금강산이 가지고 있는 의미까지 붓끝으로 재현하였다. 그림의 주가 되는 산을 보자. 산은 암산(巖山)과 둥글둥글하고 나지막하게 표현된 토산(土山)으로 되어 있다. 암산은 차가운 푸른색으로 선염하고, 수직준(垂直준)으로 내려 그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곳임을 암시한다. 반면 토산은 청록색에 빽빽한 나무들을 표현하고, 부드러운 점법(點法)을 사용해 현실의 공간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이는 금강산이 가지고 있는 두가지 의미, 즉 신들이 사는 신령한 공간과 사람들에게 아름답기로 소문난 명산의 모습을 모두 표현한 것으로, 정선의 ‘금강전도’가 뛰어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세부적인 붓질의 숙련됨과 전반적인 채색도 다른 작품들에 비해 훌륭하지만, 이 작품에는 금강산의 모든 모습이 담겨 있기에 이를 겸재의 대표작으로 자신 있게 내놓는 것이다. 그림 우측 상단에 있는 제발(題跋)에는 재미있는 글귀가 있다. “발로 밟아 두루두루 다녀본다 하더라도 어찌 베갯머리에서 (이 그림을) 마음껏 보는 것만 하겠는가?(縱令脚踏須今遍 爭似枕邊看不간)” 선조들은 이미 그림 속에 금강산의 전모가 들어 있다고 알고 있었다. 방안에 누워 정선의 그림을 보며 금강산의 진면모를 가슴으로 느끼던 옛 사람들의 풍류를 따라가지는 못하더라도, 운 좋게 미술관에서 이 작품을 만난다면 금강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다시금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조지윤|삼성미술관 리움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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