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판화… '진짜 행복'을 새기다

초등생을 위한 그림 동화 2편

컴퓨터 작업으로 그려진 그림이 대부분인 요즘, 보기 드문 판화 그림책 두 권이 나왔다. 책 속엔 작가의 숨결이 올올이 깃든 판화 그림이 가득하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새겨진 이들 그림이 주는 감동은 꽤나 묵직하다. 이 두 책을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넌 정말 소중해!' 속 동판화 그림들. / 열린책들 제공

김동연 작가의 ‘넌 정말 소중해!’는 동판화 작품들로 채워졌다. 굶주림에 허덕이고, 낮은 신분으로 인해 차별받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지구촌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은은한 갈색 판화 그림 속 슬픔 가득한 어린이들의 표정이 무척 생생해 가슴에 콕 박힌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뉴질랜드 소녀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바이올린을 켜는 소녀의 옆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네가 자라는 환경에 감사할 줄 안다면, 그리고 그 행복을 친구들과 나눌 수 있다면.” 우리 모두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책.

'행복한 두더지' 속 고무 판화 그림들. / 비룡소 제공

‘행복한 두더지’는 김명석 작가의 고무 판화 그림책이다. 주인공 두더지는 외톨이다.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다. 나쁜 시력과 소심한 성격 탓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홀로 지내던 두더지는 책을 읽다가 문득 집을 꾸미기로 결심한다. 아름다운 꽃을 가꾸고, 더운물이 펑펑 나오는 욕조를 만들고, 거실을 근사하게 장식한다. 하지만 멋진 집에서도 두더지는 여전히 혼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똑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집을 잃은 개구리 등 친구들이 찾아오는데.


이야기가 다채로운 색감의 판화를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 그림 속에 숨겨진 ‘빨간 사과’의 비밀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지막 반전은 긴 여운을 준다. “똑똑똑”. 이 책을 읽고 누군가의 마음에 노크를 해보는 건 어떨까. 2012년 황금도깨비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