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신문 보고 생각 키우고] 혼자 밥 먹는 시대, 함께 먹는 밥의 의미
2014-02-05 [09:54:44] | 수정시간: 2014-02-05 [14:28:24] | 24면
![]() |
▲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소중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마음도 나눌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성교육의 장'이 되기도 한다. 사진은 단란한 가족의 식사 장면. 부산일보DB |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소한 일인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다.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마음도 나누는 공동체라는 의미가 있다. 전통적으로도 백일, 돌, 회갑, 결혼 등 잔치를 벌일 때나 초상 같은 궂은 일에도 주위 사람들과 밥을 나누어 먹었다.
대가족 땐 '밥상머리' 인성교육 이뤄져
소중한 시간·공간 함께하는 즐거운 일과
조선시대 임금이 매년 봄, 풍년을 기원하며 곡식의 신을 모신 선농단에서 나누어 먹었던 '선농탕'이 지금 설렁탕의 유래가 됐다는 이야기에서도 밥은 함께 어울리고 정을 나누며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가족이 함께 모여 밥상에서 어른들로부터 지혜와 삶의 경험, 예절 등을 들으며 인성교육이 이루어지는 '밥상머리 교육'도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갈수록 바빠지는 세상에서 가족이라도 같이 모여 밥을 먹는다는 게 그리 쉽지가 않다. 바빠서 아침을 거른 채 출근하고 등교하는 가족들, 늦게 퇴근하는 아빠와 엄마, 늦게까지 학원에 있는 아이들, 멀리 다른 곳에서 공부하고 취업한 자녀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아침밥 먹기' 대국민 캠페인이 있었다. 뇌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고, 비만 고민도 줄여주고, 변비로 인한 화장실 괴로움도 해결해 주는,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아침밥을 꼭 먹자는 내용의 전국적인 캠페인이었다.
캠페인 이후 가족이 다 함께 밥상 앞에 둘러앉은 모습이 조금은 늘었을까?
오히려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TV나 스마트폰, 컴퓨터를 앞에 두고 김밥을 먹고, 햄버거를 먹고, 라면을 먹는 사람이 많다. 혼자서 밥을 먹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나도 이제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철학자 강신주 씨는 "한 끼를 해치워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정성스럽게 차리는 불편함을 감내하기 싫어서 먹는 음식은 사료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은 사료일까, 아닐까? 가족들에게 사료를 먹이고 있는 건 아닐까? 온갖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맛있는 밥 중 하나는 단연 '점심'이 아닐까?
4교시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는 점심시간을 알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소리이다. 친구와 함께 수다를 떨며 밥을 먹을 때 학생들의 표정은 행복 그 자체이다. 배움의 즐거움보다 더 큰 즐거움이 점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먹는 밥은 분명 맛있는 밥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일상의 소소한 일이지만 참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즐거운 일이다. 가족 누군가 혼자서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맛있게 먹어'라는 문자라도 보내 주고, 마주 앉아 수저를 내려놓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만으로도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밥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은희 신정중학교 교사 leh29@daum.net
'초등교실경영 > 부모자료.상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 가기 싫다는 중학생 아들, 어떡하죠?-법륜스님의 희망이야기 2014.02.13 (0) | 2014.02.13 |
---|---|
[아이 성격별로 방 꾸미기] 산만한 아이 공부방 서쪽에 두고 수납공간 충분히…-부산2014-02-07 (0) | 2014.02.07 |
내성적인 아이 발달, 그림 그리기가 도움 된다-2014.02.05 | 키즈맘 (0) | 2014.02.06 |
아들 둔 엄마가 반드시 알아둬야할 '교육 십계명'-2014.01.17 | 키즈맘 (0) | 2014.01.29 |
교육 시리즈 - 제1부 글짓기 하지 마세요 - 지식채널 e (0) | 2014.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