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종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논술] 2014학년도 한양대학교 수시 2차 논술 인문계열 <하>
[문제]<자료>의 설문조사 결과를 간략히 분석한 후, 자신과 자신의 부모(보호자) 사이에 일어났던(일어날 수 있었던) 유사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하고,<나>의 '가디언'과 '위키피디아' 각각의 대응 방식을 참조하여 그에 대한 극복 방안을 제시하시오.(800자ㆍ60점)
[제시문 나]
거대 기관에 대한 위협이 언론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난 영역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3대 주요 방송과 몇몇 거대 신문이 언론을 지배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통적인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발달로 급부상한 블로그와 트위터 같은 신생 온라인 매체로 이동한 것이다.
거대 언론이 위기에 봉착하게 된 이유는 그들이 힘없는 비주류 언론에게 충분한 참여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해야 할 언론의 전통적인 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스스로 시장 점유율을 하락시키고 말았다. 지난 20년간 언론 조직들은 중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고 언론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만드는 데 몰두하면서 점점 더 권력에 부합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지난 걸프전 당시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면밀히 조사하지 않았고, 사담 후세인이 9ㆍ11 테러를 지원했다는 주장 역시 그대로 받아들였다. 워싱턴 포스트의 월터 핀커스 기자는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낱낱이 파헤치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 기사는 1면이 아닌 17면에 실렸다.
거대 언론들이 자신의 책무를 소홀히 하는 동안 뉴스거리는 대중들에게 직접 전달되었고 수많은 블로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에 몸담고 있는 수전 웨버도 그러한 블로거들 중 한 명이었다. 금융 및 컨설팅 분야에서 이미 눈부신 경력을 쌓은 그녀는 이브 스미스라는 필명으로 '벌거벗은 자본주의'라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거대 언론이 금융 위기 조짐에 대해 보도하기 전인 2007년 초반에 그녀는 '종말의 시작인가?'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예기치 않게 일종의 언론 보도 역할을 수행했다.
급부상한 신생 온라인 매체 사용자들은 이런 상황을 맞아 거대 언론의 종말을 축하하고 거대 언론의 불행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사용자 생성 미디어가 기존 언론의 역할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겠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언론 기관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려운 문제를 파헤치고,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권력에 책임을 묻기 위해 언론은 존재한다. 인터넷 시대에 과연 누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뉴스를 직접 전달하는 블로거들은 대중의 지식을 늘리고 권력에 대한 기존의 감시를 강화할 수는 있지만 그들의 활동이 끈질긴 노력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탐사 보도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최근에는 저널리즘이 신문에서 비롯된 뿌리 깊은 계층 체계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이 활동하는 더욱 광범위한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이 빚어낸 현실을 수용하고 쇠퇴한 거대 언론 시대의 훌륭한 가치를 계승하여 언론 체계를 재편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언론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의 사례는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기존 거대 언론의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최근에 들어 가디언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여론 주도층에게 블로그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하고 채팅방과 토론게시판 등의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변신을 시도했다. 가디언의 변신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일반인들의 노동력과 콘텐츠를 활용한 탐사 보도다. 2009년 200만 페이지가 넘는 의회 의원 경비 지출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되었다. 방대한 보고서를 분석하기 위해 고민하던 가디언은 보고서를 인터넷에 올려 독자들에게 검토를 요청했다. 그 결과 사이트 방문객 중 56%가 참여해 80시간만에 전체 분량의 20%가 검토되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도 전통적인 거대 언론이 수행하던 공정한 정보 전달자로서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있다. 협업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방문자가 많은 사이트로 언론이 어렵게 얻은 몇몇 기능들을 유지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참여자들은 위키피디아에는 엄격한 규칙이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위키피디아에 수록된 모든 항목에는 두 가지 근본적인 가치가 적용된다. 바로 중립과 검증 가능성이다. 위키피디아는 특정한 견해에 대한 지지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피하고, 균형과 공정성을 유지하며 주요 관점들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공언한다. 또 작성된 내용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공개된 출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필자들에게 참고문헌을 명시할 것을 의무화함으로써 검증 가능한 정확성을 확보한다.
새대 간 갈등, 부모는 '가디언' 자녀는 '위키피디아'서 해법 찾아야
[예시답안]
<자료>의 설문조사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듣기 싫은 말은 반항하는 말이고, 자녀가 듣기 싫어하는 말은 비난, 비교하며 학업성적에 관계된 말이라고 한다. 나 또한 이 설문조사에 공감하는데, 부모님과 다투게 되는 시발점이 저런 말 한 두 마디가 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 쉬고 있는 내게 빈둥거리지 말고 공부를 하라는 엄마의 말에 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깐 신경 쓰지 말라고 대답했다가 오랫동안 다투었던 기억이 있다. 자녀는 나이가 들면서 주체적인 삶을 원하게 되므로 독립하고 싶어 하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비난에 반발심을 갖게 된다. 반면,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범위 안에 들어와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자녀의 반항에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녀와 부모 상호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제시문 (나)에서 신생 온라인 매체 사용자가 거대 언론의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자녀는 부모의 범위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우선 인정해야 한다. 부모의 행동은 모두 자녀를 위한 것임은 분명하다.
가디언이 기존의 거대 언론으로서의 힘을 가졌음에도 신생 매체의 특성을 받아들인 것처럼, 부모도 자녀의 특성을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싶어하는 것은 그 나이 또래의 특징이며, 그러한 행동을 제약하고 비난하기보다는 자녀의 입장에 서서 받아 들이려고 해야 한다.
또한 위키피디아가 중립과 검증 가능성을 내세워 공정성을 유지한 것처럼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만 고려하기보단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바람직한 대화가 가능하게 되어 갈등이 해소될 것이다. 남혜주ㆍ강원 춘천여고 졸업
두 언론의 난관 대응방식을 세대 간 갈등의 해법으로 적절하게 연결
[문제 분석과 답안 총평]
2014학년도 한양대학교 인문계열 논술고사 2번 문항은 다른 대학교 논술 문제에 비해서 독특한 점이 발견된다. 문제를 살펴 보면 평범해 보이는 800자 글쓰기 형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독특한 점이 눈에 띈다. 바로 <자료>에서 발견되는 상황과 유사한 자신의 상황을 작성하라는 요구사항이다. 고3, 재수생 등 수험생들의 실제 사례를 작성해야 한다.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자신들의 견해를 존중받고 싶어 하며 자존적·독립적 존재로서 인정받으려는 자녀들과 자신들의 권위를 손상받지 않고 인정받으려는 부모님의 갈등에 대한 합리적 극복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단, 주어진 답안에는 단서가 나와 있다. 이 단서에 맞게 극복방안을 제시하는 응용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자신의 사례를 직접 쓰라고 요구하는 논술 답안 쓰기에선 학생들이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 실수는 자신의 사례만 장황하게 쓰다가 정작 극복방안을 제대로 적지 못하는 경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제의 요구사항을 살펴 보고 그 요구사항에 대해서 답안에 무엇을 작성할지를 먼저 정하고 작성하는 것이 이런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요구사항을 통해 작성해야 하는 내용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료>의 분석과 그 <자료>의 상황에 대응되는 자신의 사례, 그에 대한 극복방안이다. 이 3가지 내용이 적절하게 배치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주의할 것은 대학교 논술 채점관들이 정작 보고 싶어하는 것은 '가디언'과 '위키피디아'에서 나타나는 각각의 대응방식을 참조한 극복방안이다. 본문에 나와 있는 '가디언'과 '위키피디아'의 대응방식을 각각 부모님과 자녀에게 연결하고 극복방안을 찾아내어 제시하는 것이 정작 자신의 사례 쓰기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구사항에 맞춰 <자료>를 살펴 보자. <자료>의 설문조사는 부모와 자녀의 갈등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왼쪽 표에서 나타나듯이, 부모님 입장에서 자녀와의 갈등을 가장 유발하는 말은 '반항하는 말'로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권위를 부정당하는 것을 가장 싫어함을 알 수 있다. 반면 오른쪽 표에서 보듯이, 부모님의 걱정과 관심을 잔소리와 간섭으로 이해하는 자녀는 부모에게서 본인의 가치를 부정당하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자녀는 자신을 독립적 존재로 존중해 주지 않는 부모님에게 화가 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제시문 <나>에서 이와 같은 부모와 자녀의 갈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극복방안의 단서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앞서 1번 문항 비교하는 내용에서 찾아낸 것이 단서가 될 것이다. '가디언'은 거대 언론이며 '위키피디아'는 신생 온라인 매체이다. 그러므로 '가디언'의 대응방식은 부모님과 연결하고 '위키피디아'의 대응방식은 자녀에 각각 1:1 대응시키는 것이 한양대학교의 출제의도에 부합하는 해법일 것이다. 즉, 이러한 세대 간 갈등은 '가디언'과 '위키피디아'의 대응방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가디언'에게서 찾을 수 있는 극복방안 단서는 '가디언'은 기존의 언론으로 전통적 권위를 내려놓고 일반인들에게 참여권과 자율권을 부여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부모는 자신의 권위를 앞세워 자신만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권위의 올바름을 인정받기 위하여 권위를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그로 인해 자녀가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할 수 있는 자율적 주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녀의 방식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가디언이 성공한 사실처럼 부모님도 자신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한편 '위키피디아'에서 찾을 수 있는 극복방안의 단서는 신생 온라인 매체로 거대 언론이 수행했던 역할을 중립과 검증가능성을 통해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녀가 가져야 할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자녀는 어른이 되는 성장 과정에 있으므로 그 성장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과정인가에 대해 지속적인 확인과 검증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녀는 부모님의 말씀이 인생에서 풍부한 경험을 통해 검증 가능한 것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조건적으로 반항하는 태도가 아니라 중립적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렇듯 부모와 자녀 모두 자신의 말을 성찰하고 반성하여 서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수험생의 답안을 살펴 보자. 자료를 간단하게 분석한 다음 자신의 사례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 다음은 자녀와 부모의 문제에 대해 극복방안을 쓰고 있다. 부모와 자녀 모두 상호 간의 노력을 해야 함을 두괄식 구성으로 잘 전개해 나가고 있다. '가디언'에서는 기존 언론이 권위 유지를 위해 온라인 매체의 주류인 일반인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참여를 독려한 것처럼 자녀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자녀 또한 부모님의 권위 사용이 자녀를 위한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잘 명시하고 있다. 또한 '위키피디아'에서도 '중립'과 '검증 가능성'을 통해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서 착안하여 답안을 잘 작성하고 있다. 자녀들도 자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우지 말고 자신들에 대해 중립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부모님의 시선을 통해 검증을 받아야 하는 점을 내세워 대립 해소를 하기 위해 대화할 것을 작성한 점은 바람직한 답안의 요소라 할 수 있다.
[제시문 나]
거대 기관에 대한 위협이 언론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난 영역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3대 주요 방송과 몇몇 거대 신문이 언론을 지배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통적인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발달로 급부상한 블로그와 트위터 같은 신생 온라인 매체로 이동한 것이다.
거대 언론이 위기에 봉착하게 된 이유는 그들이 힘없는 비주류 언론에게 충분한 참여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해야 할 언론의 전통적인 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스스로 시장 점유율을 하락시키고 말았다. 지난 20년간 언론 조직들은 중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고 언론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만드는 데 몰두하면서 점점 더 권력에 부합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지난 걸프전 당시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면밀히 조사하지 않았고, 사담 후세인이 9ㆍ11 테러를 지원했다는 주장 역시 그대로 받아들였다. 워싱턴 포스트의 월터 핀커스 기자는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낱낱이 파헤치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 기사는 1면이 아닌 17면에 실렸다.
거대 언론들이 자신의 책무를 소홀히 하는 동안 뉴스거리는 대중들에게 직접 전달되었고 수많은 블로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에 몸담고 있는 수전 웨버도 그러한 블로거들 중 한 명이었다. 금융 및 컨설팅 분야에서 이미 눈부신 경력을 쌓은 그녀는 이브 스미스라는 필명으로 '벌거벗은 자본주의'라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거대 언론이 금융 위기 조짐에 대해 보도하기 전인 2007년 초반에 그녀는 '종말의 시작인가?'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예기치 않게 일종의 언론 보도 역할을 수행했다.
급부상한 신생 온라인 매체 사용자들은 이런 상황을 맞아 거대 언론의 종말을 축하하고 거대 언론의 불행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사용자 생성 미디어가 기존 언론의 역할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겠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언론 기관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려운 문제를 파헤치고,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권력에 책임을 묻기 위해 언론은 존재한다. 인터넷 시대에 과연 누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뉴스를 직접 전달하는 블로거들은 대중의 지식을 늘리고 권력에 대한 기존의 감시를 강화할 수는 있지만 그들의 활동이 끈질긴 노력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탐사 보도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최근에는 저널리즘이 신문에서 비롯된 뿌리 깊은 계층 체계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이 활동하는 더욱 광범위한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이 빚어낸 현실을 수용하고 쇠퇴한 거대 언론 시대의 훌륭한 가치를 계승하여 언론 체계를 재편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언론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의 사례는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기존 거대 언론의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최근에 들어 가디언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여론 주도층에게 블로그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하고 채팅방과 토론게시판 등의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변신을 시도했다. 가디언의 변신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일반인들의 노동력과 콘텐츠를 활용한 탐사 보도다. 2009년 200만 페이지가 넘는 의회 의원 경비 지출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되었다. 방대한 보고서를 분석하기 위해 고민하던 가디언은 보고서를 인터넷에 올려 독자들에게 검토를 요청했다. 그 결과 사이트 방문객 중 56%가 참여해 80시간만에 전체 분량의 20%가 검토되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도 전통적인 거대 언론이 수행하던 공정한 정보 전달자로서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있다. 협업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방문자가 많은 사이트로 언론이 어렵게 얻은 몇몇 기능들을 유지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참여자들은 위키피디아에는 엄격한 규칙이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위키피디아에 수록된 모든 항목에는 두 가지 근본적인 가치가 적용된다. 바로 중립과 검증 가능성이다. 위키피디아는 특정한 견해에 대한 지지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피하고, 균형과 공정성을 유지하며 주요 관점들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공언한다. 또 작성된 내용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공개된 출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필자들에게 참고문헌을 명시할 것을 의무화함으로써 검증 가능한 정확성을 확보한다.
새대 간 갈등, 부모는 '가디언' 자녀는 '위키피디아'서 해법 찾아야
[예시답안]
<자료>의 설문조사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듣기 싫은 말은 반항하는 말이고, 자녀가 듣기 싫어하는 말은 비난, 비교하며 학업성적에 관계된 말이라고 한다. 나 또한 이 설문조사에 공감하는데, 부모님과 다투게 되는 시발점이 저런 말 한 두 마디가 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 쉬고 있는 내게 빈둥거리지 말고 공부를 하라는 엄마의 말에 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깐 신경 쓰지 말라고 대답했다가 오랫동안 다투었던 기억이 있다. 자녀는 나이가 들면서 주체적인 삶을 원하게 되므로 독립하고 싶어 하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비난에 반발심을 갖게 된다. 반면,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범위 안에 들어와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자녀의 반항에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녀와 부모 상호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제시문 (나)에서 신생 온라인 매체 사용자가 거대 언론의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자녀는 부모의 범위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우선 인정해야 한다. 부모의 행동은 모두 자녀를 위한 것임은 분명하다.
가디언이 기존의 거대 언론으로서의 힘을 가졌음에도 신생 매체의 특성을 받아들인 것처럼, 부모도 자녀의 특성을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싶어하는 것은 그 나이 또래의 특징이며, 그러한 행동을 제약하고 비난하기보다는 자녀의 입장에 서서 받아 들이려고 해야 한다.
또한 위키피디아가 중립과 검증 가능성을 내세워 공정성을 유지한 것처럼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만 고려하기보단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바람직한 대화가 가능하게 되어 갈등이 해소될 것이다. 남혜주ㆍ강원 춘천여고 졸업
두 언론의 난관 대응방식을 세대 간 갈등의 해법으로 적절하게 연결
[문제 분석과 답안 총평]
2014학년도 한양대학교 인문계열 논술고사 2번 문항은 다른 대학교 논술 문제에 비해서 독특한 점이 발견된다. 문제를 살펴 보면 평범해 보이는 800자 글쓰기 형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독특한 점이 눈에 띈다. 바로 <자료>에서 발견되는 상황과 유사한 자신의 상황을 작성하라는 요구사항이다. 고3, 재수생 등 수험생들의 실제 사례를 작성해야 한다.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자신들의 견해를 존중받고 싶어 하며 자존적·독립적 존재로서 인정받으려는 자녀들과 자신들의 권위를 손상받지 않고 인정받으려는 부모님의 갈등에 대한 합리적 극복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단, 주어진 답안에는 단서가 나와 있다. 이 단서에 맞게 극복방안을 제시하는 응용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자신의 사례를 직접 쓰라고 요구하는 논술 답안 쓰기에선 학생들이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 실수는 자신의 사례만 장황하게 쓰다가 정작 극복방안을 제대로 적지 못하는 경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제의 요구사항을 살펴 보고 그 요구사항에 대해서 답안에 무엇을 작성할지를 먼저 정하고 작성하는 것이 이런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요구사항을 통해 작성해야 하는 내용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료>의 분석과 그 <자료>의 상황에 대응되는 자신의 사례, 그에 대한 극복방안이다. 이 3가지 내용이 적절하게 배치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주의할 것은 대학교 논술 채점관들이 정작 보고 싶어하는 것은 '가디언'과 '위키피디아'에서 나타나는 각각의 대응방식을 참조한 극복방안이다. 본문에 나와 있는 '가디언'과 '위키피디아'의 대응방식을 각각 부모님과 자녀에게 연결하고 극복방안을 찾아내어 제시하는 것이 정작 자신의 사례 쓰기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구사항에 맞춰 <자료>를 살펴 보자. <자료>의 설문조사는 부모와 자녀의 갈등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왼쪽 표에서 나타나듯이, 부모님 입장에서 자녀와의 갈등을 가장 유발하는 말은 '반항하는 말'로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권위를 부정당하는 것을 가장 싫어함을 알 수 있다. 반면 오른쪽 표에서 보듯이, 부모님의 걱정과 관심을 잔소리와 간섭으로 이해하는 자녀는 부모에게서 본인의 가치를 부정당하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자녀는 자신을 독립적 존재로 존중해 주지 않는 부모님에게 화가 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제시문 <나>에서 이와 같은 부모와 자녀의 갈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극복방안의 단서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앞서 1번 문항 비교하는 내용에서 찾아낸 것이 단서가 될 것이다. '가디언'은 거대 언론이며 '위키피디아'는 신생 온라인 매체이다. 그러므로 '가디언'의 대응방식은 부모님과 연결하고 '위키피디아'의 대응방식은 자녀에 각각 1:1 대응시키는 것이 한양대학교의 출제의도에 부합하는 해법일 것이다. 즉, 이러한 세대 간 갈등은 '가디언'과 '위키피디아'의 대응방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가디언'에게서 찾을 수 있는 극복방안 단서는 '가디언'은 기존의 언론으로 전통적 권위를 내려놓고 일반인들에게 참여권과 자율권을 부여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부모는 자신의 권위를 앞세워 자신만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권위의 올바름을 인정받기 위하여 권위를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그로 인해 자녀가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할 수 있는 자율적 주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녀의 방식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가디언이 성공한 사실처럼 부모님도 자신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한편 '위키피디아'에서 찾을 수 있는 극복방안의 단서는 신생 온라인 매체로 거대 언론이 수행했던 역할을 중립과 검증가능성을 통해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녀가 가져야 할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자녀는 어른이 되는 성장 과정에 있으므로 그 성장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과정인가에 대해 지속적인 확인과 검증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녀는 부모님의 말씀이 인생에서 풍부한 경험을 통해 검증 가능한 것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조건적으로 반항하는 태도가 아니라 중립적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렇듯 부모와 자녀 모두 자신의 말을 성찰하고 반성하여 서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수험생의 답안을 살펴 보자. 자료를 간단하게 분석한 다음 자신의 사례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 다음은 자녀와 부모의 문제에 대해 극복방안을 쓰고 있다. 부모와 자녀 모두 상호 간의 노력을 해야 함을 두괄식 구성으로 잘 전개해 나가고 있다. '가디언'에서는 기존 언론이 권위 유지를 위해 온라인 매체의 주류인 일반인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참여를 독려한 것처럼 자녀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자녀 또한 부모님의 권위 사용이 자녀를 위한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잘 명시하고 있다. 또한 '위키피디아'에서도 '중립'과 '검증 가능성'을 통해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서 착안하여 답안을 잘 작성하고 있다. 자녀들도 자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우지 말고 자신들에 대해 중립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부모님의 시선을 통해 검증을 받아야 하는 점을 내세워 대립 해소를 하기 위해 대화할 것을 작성한 점은 바람직한 답안의 요소라 할 수 있다.
'논술 > 중등논술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현 선생님 - 공자가 말하는 인[仁] 이란?' (0) | 2014.05.06 |
---|---|
모의문제 검토 - 한양대·중앙대 편-한국경제2014-04-18 (0) | 2014.04.22 |
<18> 논술 유형 탐구- 비교하기 (1) (0) | 2014.02.28 |
구술 면접 대비법 ① 확인면접-머니투데이2013-10-23 (0) | 2014.01.18 |
구술 면접 대비법 ② 심층면접-머니투데이2013-11-06 (0) | 2014.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