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독서 지도 이렇게[중앙일보] 2006-04-05 06:26
[중앙일보] 초등학교 1학년은 모든 배움의 시작이자 건물에 비유한다면 건물을 짓기 위한 터를 잘 닦는 시기다. 어떤 규모의 건물을 지을 것인지는 그 터의 넓이와 깊이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배움의 시작인 초등학교 시기에는 넓은 세상을 담을 수 있는 넓은 그릇을 만드는 기초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올바른 독서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초등 1학년이 되면 엄마 품을 떠나 독립된 책읽기가 가능해지는 시기다. 스스로 글을 읽고, 책의 내용을 기억할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독립적인 책읽기가 가능한 시기라 해서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진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꼭 맞는 양서를 선정하여 지도하는 것은 바른 인성 함양은 물론 학습의 기초를 쌓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초등 1학년 학생에게 어떻게 독서지도를 해야 할까? 교과목과 연계된 독서지도를 통해 학습의 이해를 돕고, 나아가 독서를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찾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과연계 독서지도의 장점은 첫째, 학습의 자신감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학교에서 배우게 되면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에 임할 수 있고, 발표력도 향상될 수 있다.

둘째, 1학년 교과의 주요 내용은 지식 전달보다는 바른 인성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교생활에서 함께 지켜야 할 공동 예절들에 대한 내용이 중점 학습 사항이다. 이럴 때는 '알리키 인성교육 1 감정'과 같은 책을 추천한다. 자기 존중과 타인 존중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감정 존중에 대한 이야기로 상황에 맞게 스스로의 행동을 조절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이는 지식교육에 앞서 바른 감성교육을 하는데 좋은 지침서가 된다.

전래 동화 '훨훨 간다'는 옛이야기가 주는 해학과 함께 흉내내는 말 등 말놀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는 어휘에 대해 보다 쉽고 우리말의 재미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와 같이 초등학교 1학년 독서교육에 있어서는 지식 전달보다는 감성교육과 학습의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과와 연계된 도서를 고를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동의 연령과 독서 능력을 고려하여 수준에 맞는 도서를 찾는 것이다. 특히 초등 저학년 때의 독서 습관은 평생을 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책을 먼저 접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도서라 할지라도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읽게 될 경우 책을 부담스러워 하고 평생 책을 멀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치게 학습에 목적을 둔 도서는 피해야 한다. 교과연계 독서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즐거움이다. 독서교육은 그 자체가 즐겁고 창의적인 사고활동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결과가 좋다 하더라도 독서의 즐거움을 잃어버린다면 독서교육의 가장 큰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2008년도 대입 개선안이 발표되면서 우리 교육이 종래의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단편적인 암기식 학습에서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사고력 학습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정보의 양을 측정하는 교육이 아닌 정보의 질과 그 과정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과별 독서 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내용 위주로 수학능력을 평가한다는 골자의 대입 개선안을 통해 이제는 독서가 단순히 교양과 취미로서의 활동이 아닌 학습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초등 1학년부터 교과와 연계된 독서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이런 변화에 쉽게 적응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성정희 리드뱅크 독서논술교육연구소 선임 연구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 - 세상과 당신사이- 중앙일보 구독신청 (http://subscribe.joins.com) ⓒ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