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만나 고생 만니하고/고생 늘 하단보난/8십비 너멌구나/그리고 그림선생 만나 그림 그리고 있구나/무수도 그리고 옷도 그리고 참애도 그리고 오이도 그리고….(김인자 할머니)”
그림 그리는 선흘 할망들의 마당, 창고, 소막 등 자택 속 공간이 ‘미술관’으로 변한다.
선흘볍씨마을협동조합과 사단법인 소셜뮤지엄이 다음 달 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선흘마을 할머니 자택 일곱 곳(토요 미술관) 일원에서 선보이는 ‘할망 해방 일지’ 전시다.
이번 전시는 선흘볍씨마을협동조합과 소셜뮤지엄이 지난해부터 제주문화예술재단 후원으로 마련한 ‘할머니의 예술창고’ 사업으로 할머니 아홉명이 마을 이주 작가 최소연씨 지도로 자신들 삶을 표현한 그림 160여 점을 할머니들 자택 일곱 곳에서 전시하는 프로젝트다.
80∼90대인 참여 할머니들은 그림을 배우는 것이 ‘해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여성이라서, 밭일하느라, 4‧3으로 학교가 불에 타 글을 배우지 못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글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다.
이런 이들에게 그림은 글로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자신들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풀어내는 계기가 됐다.
아홉 할머니는 매주 모여 그림을 그렸다.
물감으로 좋아하는 패턴이 담긴 옷가지부터 가장 아끼는 분홍빛 일 모자 등의 물건, 밭 수확물, 정성껏 차려낸 밥상, 선흘 마을의 동식물 등을 따뜻하고도 정겹게 표현했다.
다음 달 공개될 아홉 할머니의 작품 전시는 이들 자택을 무대로 도민, 관광객에게 공개된다.
전시장은 소를 길렀던 소막 두 곳과 마룻간, 안거리, 밖거리, 창고, 마당 등 제주 옛 가옥의 매력을 살렸다.
전시 공간은 ▲소막미술관(강희선 할머니 집, 선흘동2길 45, 3인전) ▲창고미술관(오가자 할머니 집, 소막미술관 앞에 옆집) ▲분농미술관(부희순 할머니 집) ▲마당미술관(조수용 할머니 집, 보건진료소에서 동백상회 가는 길 왼편) ▲인자화실(김인자 할머니 집, 동백상회에서 함덕 가는 길 오른편) ▲올레미술관(고순자 할머니 집 함덕농협 선흘 취급소 건너집) ▲홍미술관(홍태옥 할머니 집) 등이다.
개인 자택에서 마련되는 전시인 만큼 관람은 구글링크 신청
(https://docs.google.com/forms/d/1oM8opsxDdPSficwoXxwPvySDbnXN9oCOudyqnVTyEHY/edit)
통한 투어 형식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