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탁 기자의 교육카페] 사교육 없이 대입 논술 준비 … 대학 홈페이지에 기출문제·채점 기준 다 있어요

[중앙일보]입력 2015.03.19 00:14 / 수정 2015.03.19 00:59

김성탁
교육팀장
새 학기를 맞은 고교생들에겐 대입이 떨칠 수 없는 관심사일 겁니다. 대입 전형 중엔 수시 논술 전형이 있습니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16학년도 대입에서 뽑는 인원은 전국 4년제 대학 기준으로 4.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서울 15개 대학을 보면 18.3%나 되고 상위권 대학 중 수시 정원 대비 논술 선발 인원이 20~40%에 달하는 곳이 많습니다.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인데, 고교에선 정규과정으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논술을 지도하는 교사들은 학생 스스로 준비가 가능하고, 특히 교사가 도와주면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가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라고 하기 때문에 논술 난이도는 과거에 비해 낮아졌습니다. 주영기 인천대건고 철학논술 담당 교사는 “인문계 논술은 암기 지식보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드러나는 논리적 추론 능력을 본다. 대학별 질문은 유형화돼 있는데 기출문제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학생들은 긴 문장이나 전문용어가 쓰인 글은 이해하기 어려워한답니다. 일단 지문을 이해해야 하니 비문학 도서를 많이 읽습니다. 주 교사는 “완성도 높은 문장이 담긴 교과서를 정독하면서 쓰인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연습을 한 뒤 교과서의 탐구활동이나 심화학습 내용을 논술 질문이라 여기고 답을 찾아보라”고 조언합니다. 해당 질문 관련 책을 보며 배경 지식을 쌓은 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보면 됩니다.

 각 대학은 홈페이지에 기출·모의논술 문제는 물론 출제기준과 평가요소, 채점기준까지 공개합니다. 논술 모범답안과 우수답안, 해설까지 곁들여 논술자료집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고교당 50명에게 첨삭 지도를 해주는 대학도 있으니 품을 판 만큼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부 교육청에서도 논술 정보를 제공하는데, 부산교육청에선 교사들이 전년도 대학별 논술을 해설한 자료를 매년 디지털 자료로 제공합니다.

 수리논술 강좌를 운영하는 우창영 휘문고 수학 교사는 “수리논술은 단원별 수학 개념을 연결하거나 통합한 형태가 나오므로 수능 수학을 공부하면서 논술 공책을 만들어 주요 개념을 적은 뒤 탐구해 보는 게 좋다. 그런 활동을 하면 교과 교사가 적어주는 학생부 내용도 좋아진다”고 귀띔합니다. 학교에 교사가 운영하는 논술 프로그램이 없다면 학생들끼리 동아리를 만들어 관련 자료를 찾은 뒤 서로 첨삭해 주며 토론해도 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논술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초등학생 때는 다양한 독서를 하되 왜 그럴까, 어떻게 하면 될까, 무슨 의미일까 같은 간단한 질문을 던지며 사고 훈련을 해봅니다. 중2 정도부터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고, 고교생이 되면 비판적이거나 창의적인 생각까지 더해 글로 정리하는 걸 반복하는 게 좋습니다. 논술 평가에서는 화려한 글보다는 논리적인 글이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논술 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을 경우 수능 등급 관리에도 신경을 씁니다.

김성탁 교육팀장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