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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소제목을 쓸까요?
조선에듀
2016.03.30 10:03
가끔 만나게 되는 취업 자기소개서를 보면, 각 단락마다 자신이 생각한 멋진 소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꿈을 품고 비상하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실제 필자도 공부혁명대의 컨설턴트를 모집하며 받게 되는 취업 자기소개서에서 심심치 않게 보는 형식이다. 어떤 문구들은 꽤 멋있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자신의 의사표현이 명확해 보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소제목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호불호가 나뉘는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입시용 자기소개서에서도 소제목을 적는 것이 적합할까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입시용 자기소개서를 종종 이런 방식으로 글을 써서 가져오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필자와 의견이 맞지 않아 설왕설래를 한다. 물론 소제목을 기재할까 그렇게 하지 말까를 두고 말이다. 대체로는 필자를 설득하는데 학생들이 실패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 아이를 칭찬하며 그대로 소제목을 두게 되는 사례가 있기도 하다. 정말 드물기는 하지만 말이다. 취업용 자기소개서와 입시용 자기소개서가 같을 수는 없다. 둘 모두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표현의 범위가 제한적이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소제목의 기재 여부는 달라질 여지가 있다.
필자는 사실 취업용이든 입시용이든, 소제목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 추천하는 편은 아니다. 그 핵심 이유는 보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글 전체의 맥락이 하나로 흐르는 중에 자꾸 끊기기 때문이다. 정해진 글자 수가 있고, 그 안에 들어가야 할 내용은 명확한데, 자연스럽게 글로 이어지게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가끔은 글자 수가 너무 적어서 다 못 써서 아쉽다고도 한다. 그런데 소제목에서 굳이 그렇게 글자 수를 잡아먹을 이유가 있을까 싶다. 그리고 들어가야 하는 내용들을 구조화하는 데에도 소제목은 방해요소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는 소제목이 생각보다 주제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점들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실제 작성된 글의 방향과 자신이 쓰고자 했던 글의 방향 사이의 괴리를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글쓴이 자신의 글쓰기 실력과 표현력의 한계를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전에 한 친구도 ‘꿈’에 대한 이야기를 제목으로 써두고 정작 내용은 공부해서 성적 올린 이야기만 내내 나열해서 전혀 소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는 글을 만들어오기도 했다. 차라리 소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려면, 거창한 제목을 빼라고 했다. 글이 ‘용두사미’ 같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서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자 개인적 감상이나 느낌일 수 있겠지만, 낯간지럽다고 생각되는 표현은 피하게 되는 것 같다. 짧은 문장 안에 단락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려다 보니, 시적인 표현이나 형식을 취하게 된다. 정말 이 표현이 적절하고 멋있으면 감탄이 나오지만, 어설프면 보면서 어색함이 몰려온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는 글을 잘 쓰는 일부 학생을 제외하고 대체로는 후자의 모습을 보인다. 시적 표현은 단 시간에 흉내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의 글쓰기 연습을 통해서 쓸 수 있다. 잘 못하는 걸 억지로 따라 하려고 하기 보다는, 덤덤한 어조로 풀어낸 자신의 생각과 명확한 사실 전달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이해가 쉽다. 결론은 자신이 시적 표현을 활용해 글의 주제를 명확히 잘 표현 가능하고, 글자 수 제한에서 거슬리지 않는다면 모를까, 웬만하면 소제목은 쓰지 않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다. 자소서는 글쓰기 능력 평가가 아니니, 달필과 멋진 표현에 주눅 들거나 목말라 하지 말자. 그것보다 자신의 글에 진심을 담는 법을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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