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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칭찬 vs 나쁜 칭찬
캐롤 드웩(Carol Dweck)은 한 실험에서 퍼즐을 푸는 실험을 하였는데 두 차례의 테스트를 시행하였다. 첫 테스트에서는 아이들 모두에게 같은 문제가 주어졌다. 첫 테스트가 끝나고 한 군의 아이들은 지능을 칭찬하였고, 다른 군의 아이들에게는 노력을 칭찬하였다. 모두에게 칭찬을 한 후 두 번째 테스트에서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퍼즐 문제와 쉬운 퍼즐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지능을 칭찬받은 아이의 70%가 쉬운 문제를 선택했다. 이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다가 실패해 ‘영리하다’는 딱지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의 90%는 어려운 문제를 선택했다. 이들은 성공이 아니라 도전에 관심이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증명하고 싶어 했다.
아이들은 틀리는 것은 좋거나 나쁜 게 아니라 향상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들은 거의 모두가 성적을 사실대로 썼다. 이 군 안에 단 한 명만 점수를 조작했다. 그러나 지능을 칭찬 받은 군은 놀랍게도 40%나 되는 아이가 거짓으로 점수를 기록했다. 지능을 칭찬 받은 군의 아이들은 잘하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또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자 성적으로 조작하였던 것이다. 그 아이들이 원래부터 남을 속이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선천적인 ‘재능’을 칭찬해주는 환경에 놓일 때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그런 환경에 놓이면 재능이라는 말로 자신을 정의하게 되며 상황이 어려워져서, 그런 자아상이 위협을 받을 때 결과를 감당하지 못한다. 따라서 해결책을 강구하거나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곧바로 거짓말을 할 뿐이다.
» 칭찬 스티커, 한겨레 자료 사진.
아이들의 생활이 주변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면서 조화롭게 굴러간다면,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아이들의 생활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질 때, 그리고 치열한 투쟁을 통해서 조금씩 정체성을 만들어야 할 때,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 부모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칭찬이다. 그러나 칭찬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은 칭찬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칭찬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부모가 칭찬을 통하여 통제하려든다면 그것은 최악의 칭찬이라고 할 수 있다. 통제받는 느낌을 주지 않는 칭찬은 하고 싶은 마음을 북돋지만, 아이가 통제받는다고 느끼면 하고 싶은 마음은 저하된다. 특히 창의성이 저하된다.
미술작품을 완성하는 실험에서 첫 번째 작품에 대한 어떤 평가도 받지 않거나 실험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받지 않은 군이 칭찬을 받거나 정보를 받은 군보다 두 번째 작품에서의 창의성이 높았다. 이런 시험도 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기를 하면 보상으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여기서도 이야기하기와 폴라로이드 사진기 사용하기와의 관련성을 느끼게 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이야기가 덜 창의적이었다.
경쟁도 문제가 된다. 다른 아이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믿는 아이들은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보다 과제를 덜 창의적으로 수행한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에 대해 물질적 보상을 줄 경우에도 그 행동에 대한 아이의 흥미가 감소한다. 공부 잘했다고 돈을 주면, 당장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돈을 받지 못하게 되면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공부에 대한 흥미 역시 감소한다. 부모는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아 오면 칭찬해 준다. 이것은 아이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 성적을 잘 받는 동안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어떤 아이도 언제까지나 항상 성적을 잘 받을 수는 없다.
어떤 시점부터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게 되면 부모에게 칭찬받고 싶고 칭찬받기 위해서 공부했던 아이는 이제 공부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이렇게 성적이 나쁘면 부모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심지어 칭찬은 도덕성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복도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을 때 바로 줍지 않고 일단 주위를 둘러보는 아이가 있다. 이제부터 자신이 쓰레기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누군가가 봐 준다면 쓰레기를 주우려고 생각하는 것이다.
좋은 칭찬은?
그러나 칭찬이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게 하면 아이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 모든 인간의 뇌는 ‘폭주’해서 재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예를 들면 칭찬과 같은 아주 사소한 계기가 뇌의 도파민학습 회로를 자극해 재능을 꽃피우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그 사소한 계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마르틴 코르테는 <전두엽이 춤추면 성적이 오른다>에서 공부를 하는 데는 무엇보다 뇌의 예측하지 못한 긍정적인 사건들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놀라운 사건은 우선순위 리스트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 가령 한 아이가 공부에 몰두하여 기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면 도파민이 뇌를 적시면서 아이의 의욕은 고취된다. 반 아이들이 다 듣는 데서 교사로부터 숙제를 잘해왔다고 칭찬을 받는다든지, 단어시험에서 100점을 맞는다든지 하면, 그런 예외적인 사건들은 뇌에 특별한 일로 기입된다. 기대 이상의 놀라운 사건은 뇌에 차곡차곡 저장되고 기억된다. 쾌감뿐만 아니라 무엇이 어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는지도 기억하고 학습한다.
첫째, 관심이 중요하다.
아이는 항상 일정한 관심을 받기를 원한다. 이것은 유대감에 대한 욕구다. 성인들조차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거나 일에서 성과를 내는 격려나 칭찬을 받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거나 자주 심부름을 하는 등 주위로부터 긍정적인 관심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아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부모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면 어떨까? 이런 경우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더욱 매달린다. 유대감에 대한 욕구는 반드시 채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긍정적 피드백 칭찬을 하라.
심리학자들은 자아를 사회가 정의하는 대로 발달하는 존재라고 본다. 이 관점에 따르면 사교적이라는 칭찬을 들은 아이는 자신이 사교적인 아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겠냐고 걱정하면 본인도 자기 능력에 회의를 품는다. 이처럼 사회적 평판에 따라 자아 개념이 달리 프로그래밍된다. 아이가 어떤 일에 몰입하게 하려면 부모가 아이에게 칭찬해줄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결과에 따른 칭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몰입한 행동, 목적의식, 노력에 대해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몰입은 결과가 아니라 몰입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부모가 너무 결과에 연연해하면 아이는 몰입 후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몰입한 행위에 대한 성패에 신경을 쓰게 된다.
셋째, 과정과 노력을 칭찬하라.
결과보다는 의도나 과정을 칭찬하라. 아빠의 칭찬은 객관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에 아이는 아빠에게 칭찬받기를 좋아한다. 아이가 잘했을 때 결과보다는 잘한 일을 한 의도나 잘한 일을 한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양보하는 것을 보니 남에 대한 배려심도 늘고 어른스러워졌구나'라고 과정과 의도를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넷째, 용기를 주어라.
스스로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한 아이들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가정에서 일찍부터 책임을 맡았던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이들은 늦어도 만 3~4세부터는 식탁을 차리는 것이나 치우는 것, 식사준비, 방 청소 등을 도울 수 있다. 아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며 서툴러도 스스로 치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이해시키면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집안일을 도울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아이를 야단치지 말고 칭찬하지도 말고 아이에게 ‘용기를 주라’고 권한다. 아이에게 용기를 준다는 것은 한마디로 아이가 인생의 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는 뜻이다. 용기를 주기 위해 아이에게 ‘고마워’라는 말을 해 주자. ‘고마워.’라고 하는 것은 아이가 공헌감을 느끼길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조용히 하고 있으면 남에게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아이는 다음에도 조용히 기다릴 수 있다. 행동이 아니라 존재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 칭찬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아이가 자신의 길을 가다보면 부딪히는 일도 많고, 그 와중에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때 섣부른 칭찬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특히 부모는 아이에게 맞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주고 격려하여야 한다. 나만의 길에서는 역경은 다소 있을지 몰라도 워낙에 내가 좋아하는 일인 만큼 역경을 견뎌낼 마음도 스스로 가지게 될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경험하게 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본인이 가야 할 길을 직접 만들어가도록 격려하자. 시행착오가 있을 때 부모의 위로가 필요하다. 아이가 변할 필요가 있을 때도 조급해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서서히 적응하도록 위로해주자. 외형적인 성적 향상을 지나치게 강제하기보다는 빅픽처를 보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때 세로토닌이 증가한다.
여섯째, 기대하고 지지해주자.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이야기하자. 가능하다면 아이가 목표로 하는 분야의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보게 하라.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목표를 달성해갔는지를 알게 되면, 꿈도 구체적으로 가질 뿐 아니라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내적 동기도 생긴다. 아이들은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면 의욕을 낸다. 아이는 개념, 원리를 배우거나 문제를 풀 때도 자기 힘으로 방법을 알아내는 것에 흥미를 가진다. 아이가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하도록 하면서 옆에서 칭찬해주면 더 의욕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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