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향고래 뱃속에 일회용 컵 115, 비닐봉지 25-한겨례2018-11-21

 

19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 카포타 섬 해안에 죽은 채 떠밀려온 향고래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견됐다. 세계자연기금 인도네시아 지부 트위터 갈무리.

 

19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 카포타 섬 해안에 죽은 채 떠밀려온 향고래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견됐다. 세계자연기금 인도네시아 지부 트위터 갈무리.

일회용 플라스틱 컵 115, 비닐봉지 25, 생수병 4, 슬리퍼 2

죽은 향고래의 뱃속에서 확인한 물건들이다. 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 지부 활동가는 19일 와카토비 국립공원의 카포타 섬 주민으로부터 죽은 향고래가 떠밀려 왔다는 제보를 받았다. 당국과 함께 현장에서 확인한 고래의 뱃속에서는 모두 5.9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왔다.

가장 큰 무게를 차지한 것은 라피아란 포장재로, 라피아야자의 질감을 흉내 낸 폴리프로필렌 재질이다. 크고 작은 플라스틱 조각 1000여 점도 함께 나왔다. 길이 9.5m의 향고래는 죽은 지 꽤 지난 듯 많이 부패한 상태였다.

이 단체 해양보전 활동가인 드위 수프라프티는 아직 이 고래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충격적이라고 통신사 에이피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향고래 뱃속에서 나온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 폐기물. 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 지부 트위터 갈무리.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많이 환경에 배출하며,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320t의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129t이 바다로 흘러간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1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리기도 했다.

향고래가 어떻게 플라스틱 폐기물로 위협받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다. 김현우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박사는 향고래는 일반적으로 깊은 바다에서 오징어 등을 잡아먹기 때문에 어떻게 플라스틱 폐기물을 섭취하게 됐는지는 정밀 조사를 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플라스틱 폐기물에 의한 고래 피해는 최근 들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바닷물을 걸러 먹는 밍크고래나 비닐을 해파리로 오인해 먹는 바다거북의 피해 사례는 많이 밝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고래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고 죽은 사례는 지중해에서 한 건이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호나우두 데 스테파니스 등 스페인 연구자들은 2013년 과학저널 해양오염 회보에 실린 논문에서, 전해 지중해 그라나다에서 죽은 채 해변에 떠밀려온 향고래 한 마리를 부검한 결과 인근 해안 비닐하우스에서 홍수로 떠내려온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고 장 파열을 일으킨 것이 사인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2012년 지중해 해안에 좌초한 향고래 뱃속에서 나온 비닐하우스 폐기물. 스테파니스 외 (2013) ‘해양오염 회보제공.

 

2012년 지중해 해안에 좌초한 향고래 뱃속에서 나온 비닐하우스 폐기물. 스테파니스 외 (2013) ‘해양오염 회보제공.

이 향고래의 뱃속에선 각종 비닐폐기물 8.1이 나왔다. 연구자들은 향고래는 바다 바닥에서 먹이를 찾기 때문에 다른 고래보다 폐기물을 잘못 먹을 위험이 크다그러나 물에 뜬 비닐조각도 먹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지난 2월 스페인 남부 해안에 좌초한 고래에서 29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와 충격을 준 일이 있다(관련 기사: 플라스틱 먹고 죽은 고래뱃속에 쓰레기 29있었다). 이 고래는 비닐봉지와 로프, 그물이 장을 막아 복막염을 일으킨 것이 사인으로 추정됐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

 

 

 

 

 

사육장 탈출 황새, 일본서 발견..복원 사업 후 처음-JTBC2018.11.22[앵커]

 

황새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지만 1970년에 모습을 감춘 뒤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고, 복원 사업도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충북 청주 사육장을 탈출한 황새가 최근 일본에서 발견됐습니다. 복원 사업을 시작하고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길고 가느다란 다리에 까맣고 긴 부리.

 

멸종위기종인 황새 한 마리가 길 위에 서서 뱀을 쪼아 먹습니다.

 

지난 9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사육장에서 탈출한 개체명 A29라는 황새입니다.

 

사육장에서 태어나 올해 6살이 된 수컷입니다.

 

사육사들은 개체명과 비슷한 '아이쿠'라는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아이쿠'GPS를 달고 있지는 않았지만 다리에 개체명이 적힌 고리로 전국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지난 15일 전북 고창의 한 논에서 미꾸라지를 먹는 모습이 찍힌 뒤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런데 지난 20일 일본 나가사키 현 고토시에서 일본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된 것입니다.

 

1996년 황새 복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일본까지 건너간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황새가 야생 환경에 적응한 좋은 사례라고 말합니다.

 

[백운기/국립중앙과학관 조류학 박사 : 러시아에서 우리나라를 찾아와서 월동하고 다시 북상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새로운 이동 경로를 만들고 개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황새는 농약사용과 환경오염으로 1970년대 모습을 감췄습니다.

 

세계적으로도 3000여 마리만 남아있는 멸종위기종입니다.

 

(화면제공 :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영상디자인 : 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