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미술전 소식>시오타 치하루 정하응 박영택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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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 주목 받는 작가 시오타 치하루가 가나아트센터에서 작품전 ‘Between Us’를 열고 있다. 사진은 신작인 ‘Between Us’(2020·붉은 실과 나무 의자)설치 전경 일부.  가나아트 제공.

국제적으로 주목 받는 작가 시오타 치하루가 가나아트센터에서 작품전 ‘Between Us’를 열고 있다. 사진은 신작인 ‘Between Us’(2020·붉은 실과 나무 의자)설치 전경 일부. 가나아트 제공.

■시오타 치하루의 ‘Between Us’전(가나아트센터)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적인 작가 시오타 치하루(48)의 개인전 ‘Between Us’가 가나아트센터(서울 평창동)에서 열리고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 실존적 존재로서 개인의 불안한 내면,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의 정체성 문제 등에 대한 치열한 탐구를 설치와 조각, 드로잉, 퍼포먼스 등으로 다채롭게 풀어내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작업세계를 대표하는 실을 활용한 설치작품을 비롯해 조각, 평면 등 4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구한 엄청난 양의 붉은 실과 오랫동안 사용돼 누군가의 기억·흔적이 녹아든 낡은 의자들로 이뤄진 설치작 ‘Between Us’는 시각적·공간적 신선한 경험과 더불어 관람객을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얽히고설킨 실에서 한 인간의 복잡다단한 내면이, 오브제로서 의자들은 한 인간과 외부와의 관계를 상징하는 듯하다. 조각이나 평면작품도 설치작들과 일맥상통하며 인간을 둘러싼 실존적 물음을 되새김질하게 만든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대표작가이기도 한 작가는 투병생활 등 개인적 경험에서 얻은 사유도 작품 곳곳에 담아내며 관람객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23일까지.

갤러리 아원에서 열리고 있는 정하응 작가의 초대전 ‘일상 2.0’의 전시 전경 일부. 갤러리 아원 제공,

갤러리 아원에서 열리고 있는 정하응 작가의 초대전 ‘일상 2.0’의 전시 전경 일부. 갤러리 아원 제공,

■정하응의 ‘일상 2.0’전(갤러리 아원)

설치미술가 정하응이 갤러리 아원(서울 북촌로)에서 초대전 ‘일상 2.0’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시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코로나19 사태로 뜻하지 않은 일상적 삶의 변화 속에서 작가가 감지하고 사유한 것들을 영상 사운드 설치, 드로잉 등에 담아내고 있다. 설치작의 중심 재료는 자동차 부속품을 비롯한 현대 문명의 파편들, 쓰레기처럼 버려진 산업 잉여물들이다. 작가는 그 갖가지 산업 잉여물을 그동안 아카이브해온 다양한 이미지와 영상, 사운드 등으로 재맥락화한다. 설치작품은 드로잉과 함께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 파괴적·소비적인 현대문명의 지속가능성 문제 등을 제기하는 듯하다. 정 작가는 미디어 사운드 설치미술 작업, 장소성·현장성을 강조하는 ‘바깥미술 전’ 참여, 음악·무용·문학 등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과의 협업 등을 통해 실험적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9일까지.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의 애장품전 ‘취향심향 Ⅲ’(이길이구 갤러리)에 나온 ‘해주 항아리’. 이길이구 갤러리 제공,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의 애장품전 ‘취향심향 Ⅲ’(이길이구 갤러리)에 나온 ‘해주 항아리’. 이길이구 갤러리 제공,

■박영택의 ‘취향심향 Ⅲ’전(이길이구 갤러리)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 교수의 컬렉션 전인 ‘취향심향(趣向心向) Ⅲ’이 이길이구 갤러리(서울 강남대로)에 마련됐다. 고미술부터 현대미술, 조형미를 지닌 갖가지 사물들의 수집가로도 잘 알려진 박 평론가의 소장품 100여점이 소개된다. 삼국시대의 토기, 추사 김정희의 글씨, 백자와 옹기, 산수화와 민화, 각종 민속품, 현대미술품 등 다채로운데 특히 고미술품이 전시의 중심이다. “오래된 사물, 오브제들은 생명의 얼룩들로 가득한, 얼굴 없는 존재로 다가온다”는 박 평론가는 고미술품이 무한한 영감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조형에 대한 안목을 길러준다고 말한다.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한 고미술품들이 박 평론가의 안목과 미적 취향을 통해 재탄생한다. 22일까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포스터 전인 ‘남겨진, 미술, 쓰여질, 포스터’를 열고 있다. 사진은 현대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로 불리는 프랑스의 장 외젠 오귀스트 앗제(1857~1927)의 뉴욕현대미술관 전시회 포스터(1969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제공.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포스터 전인 ‘남겨진, 미술, 쓰여질, 포스터’를 열고 있다. 사진은 현대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로 불리는 프랑스의 장 외젠 오귀스트 앗제(1857~1927)의 뉴욕현대미술관 전시회 포스터(1969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제공.

■‘남겨진, 미술, 쓰여질, 포스터’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색다른 전시회라 할 포스터 전을 꾸렸다. ‘남겨진, 미술, 쓰여질, 포스터’란 이름 아래 미술전시회 홍보를 위해 1960년대부터 2010년대 까지 만들어진 국내외 포스터 6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대량 인쇄가 가능해진 18세기 후반 본격적으로 등장한 포스터는 작가와 작품전을 대중에게 알리는 핵심적인 수단이었다. 작가나 기획자, 전시장 측 모두 첫 인상 역할을 하는 포스터에 온갖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최근엔 온라인 등 다양한 매체발달로 포스터는 고전적 매체로 여겨지고 또 그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작가의 개성을 드러내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여전히 예술적·기록적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전시회는 막을 내리더라도 포스터는 영원히 전해진다. 다양한 포스터들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10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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