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라 투트네비츠 | 국제월드비전 아동폭력근절 정책옹호 선임고문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아동폭력의 근절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글로벌 과제이다. 언뜻 보기에 큰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두 주제의 연결고리에 대한 연구는 그간 미진했다. 최근 월드비전과 영국 국제개발분야 싱크탱크인 오디아이(ODI)의 연구에 따르면 이 두가지 목표는 한 분야에 대한 노력이 다른 분야의 결과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상호적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목표의 연관성을 고려하고 통합적인 해결 조치를 취해나갈 때 2030년까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식량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비극적인 홍수를 초래하는 등 기후변화는 이제 국가와 지역을 초월해 전례 없이 심각한 수준이다. 불안정한 식량 공급과 이로 인한 생계, 가정의 파괴는 아이들을 값싼 일자리로 내몰고 조혼, 인신매매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부모 및 양육자의 불안, 우울, 부모로서의 무력감, 스트레스 증가로 가정폭력이나 가정불화가 심해지고 이는 아동에 대한 신체적 정신적 학대로 이어진다. 반복되는 가뭄과 같은 위기 속에서 조혼은 증가하고, 가족들이 식량과 물을 찾으러 떠난 사이 아동들은 집에 남겨져 성폭력과 인신매매의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또한 난민캠프 같은 특수 환경에서는 거주공간이 부족하고 사생활 보호가 어려워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하고, 아동들은 성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보호자를 잃거나 가족과 헤어진 아동의 경우 노동 및 성착취, 인신매매에 더욱 취약하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아동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이들의 삶에 다양하고 복합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은 변화의 주체자로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재난위험 경감을 위한 센다이 프레임워크에서는 기후변화 적응(CCA)을 포함하여 재난위험 경감에 기여하는 아동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국가 단위의 실행에서 아동의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나 아동의 참여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동은 어른들이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는 문제를 식별해낼 수 있어 재난위험을 줄이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 중심의, 아동 주도의 재난경감활동은 아동폭력의 위험을 줄일 뿐 아니라 가족과 학교,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11월20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어린이의 날이다. 아동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미래 세대로서 환경에 대한 강력한 사회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자, 특히 아동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기후위기를 막는 핵심적인 방법으로서 교육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 기후변화와 아동폭력의 관계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 수집과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 모든 것을 통해 기후변화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아동과 청소년이 기후변화의 피해자로 남아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변화의 매개자가 되어야 하고 충분히 그러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보고서를 요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