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 USC 파시픽 아시아 뮤지엄에 소장된 박수근 작 ‘귀로’(42.5 X 52㎝)

 

양구출신 박수근 화가(1914년~1965)의 유작인 ‘귀로(1964)’와 ‘노인들(1962)’이 반세기만에 공개됐다.

엄선미 박수근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9일 “박수근 전작 도록 발간사업을 위해 미국 출장 중 캘리포니아 USC 파시픽 아시아 뮤지엄(USC Pacific Asia Museum)에 소장된 박수근 화가의 유작 ‘귀로’를 발견했다”고 본지에 밝혔다.

엄 실장은 “박 화가의 그림 ‘노인들’도 미국 미시간 대학교 미술관(University of Michigan Museum of Art)에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박수근의 ‘귀로’는 같은 이름의 작품들이 소개됐지만 이번에 발견한 ‘귀로’는 1965년 서울 중앙공보관에서 개최된 박수근 유작전 이후 국내·외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작품이다.

USC 파시픽 아시아 뮤지엄 소장 전까지 이 ‘귀로’는 유작전 도록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1965~1970년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 허브 눗바(Herb Nootbaar·107·롱비치 거주)씨가 화강암과 유사한 박수근 작품의 표면 질감에 매료돼 반도화랑에서 구입했으며 2015년부터 캘리포니아 USC 파시픽 아시아 뮤지엄에서 소장하고 있다.

지난 1월 이 박물관에서는 ‘귀로’ 소장 기념으로 ‘박수근과 한국 현대 예술’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 미국 미시간 대학교 미술관에 보관돼 있는 박수근 작 ‘노인들’ (18.5 X 28㎝·미시간대측 작품명:노상)

 

 

‘노인들’ 역시 1962년 한국을 떠난 이후 54년간 종적을 감췄었다. 이 작품은 미시간 대학에서 30여 년간 건축과 도시 계획을 연구하던 조셉(Joseph T.A. Lee·1918~2009) 명예교수가 1962년 한국여행 당시 전통적인 한국인을 표현한 이 작품에 매력을 느껴 구입했다.

미시간 대학교 미술관은 지난 2014년 조셉 명예교수의 가족들로부터 작품을 기증받았다.

박수근미술관은 미국 미술관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해외에 있는 박수근 화가의 유작들을 국내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엄선미 실장은 “박수근 화가의 유작 추가 발견은 박수근 화가의 예술세계와 업적을 다시한 번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라며 “박수근 화가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 연구 거점 센터 등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관련기사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