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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요소 | 소설 속 인물의 갈등 원인 파악과 해결 방안 만들기 | ||
난이도 | 중 | 배점 | 16 |
출처 | 하근찬, ‘수난이대’ |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바로 이 정거장 마당에 백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 중에는 만도도 섞여 있었다.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으나, 그들은 모두 자기네들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지를 못했다. 그저 차를 타라면 탈 사람들이었다. 징용에 끌려 나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3, 4년 옛날의 이야기인 것이다. 북해도 탄광으로 갈 것이라는 사람도 있었고, 틀림없이 남양군도로 간다는 사람도 있었다. 더러는 만주로 가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만도는 북해도가 아니면 남양군도일 것이고, 거기도 아니면 만주겠지, 설마 저희들이 하늘 밖으로사 끌고 가겠느냐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 들창코로 담배 연기를 푹푹 내뿜고 있었다. [중략 줄거리] 만도는 일제강점기 징용에 끌려가 폭발사고를 당한다. 바깥으로 막 나서려는 때였다. 산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사나운 바람이 귓전을 후려갈기는 것이었다. 만도는 정신이 아찔했다. 공습이었던 것이다. 산등성이를 넘어 달려든 비행기가 머리 위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것이었다.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또 한 대가 뒤따라 날아드는 것이 아닌가. 만도는 그만 넋을 잃고 굴 안으로 도로 달려 들어갔다. 달려 들어가서 굴 바닥에 엎드리고 말았다. 그 순간이었다. 쾅! 굴 안이 미어지는 듯하면서 다이너마이트가 터졌다. 만도의 두 눈에서 불이 번쩍 했다. 만도가 어렴풋이 눈을 떠보니, 바로 거기 눈앞에 누구의 것인지 모를 팔뚝이 하나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었다. 손가락이 시퍼렇게 굳어져서 마치 이끼 낀 나무토막처럼 보이는 팔뚝이었다. 만도는 그것이 자기의 어깨에 붙어 있던 것인 줄을 알자, 그만 으악! 정신을 잃어버렸다. 재차 눈을 떴을 때는 그는 푹신한 담요 속에 누워 있었고, 한쪽 어깻죽지가 못 견디게 쿡쿡 쑤셔 댔다. 절단 수술이 이미 끝난 뒤였다. (나) 꽤액 - . 기차 소리였다. 멀리 산모퉁이를 돌아오는가 보다. 만도는 자리를 털고 벌떡 일어서며 옆에 놓아둔 고등어를 집어 들었다. 기적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울렁거렸다. 대합실 밖으로 뛰어나가 폼이 잘 보이는 울타리 쪽으로 가서 발돋움을 했다. 땡땡땡……. 종이 울자, 잠시 후 차는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들었다. 기관차의 옆구리에서는 김이 픽픽 풍겨 나왔다. 만도의 얼굴은 바짝 긴장이 되었다. 시커먼 열차 속에서 꾸역꾸역 사람들이 밀려나왔다. 꽤 많은 손님이 쏟아져 내리는 것이었다. 만도의 두 눈은 곧장 이리저리 굴렀다. 그러나 아들의 모습은 쉽사리 눈에 띄지 않았다. 저쪽 출찰구로 밀려가는 사람의 물결 속에서 두 개의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면서 걸어 나가는 상이군인이 있었으나, 만도는 그 사람에게 주의가 가지는 않았다. 기차에서 내릴 사람은 모두 내렸는가 보다. 이제 미처 차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이 폼을 이리저리 서성거리고 있을 뿐인 것이었다. 그놈이 거짓으로 편지를 띄웠을 리는 없을 건데……. 만도는 자꾸 가슴이 떨렸다. 이상한 일이다. 하고 있을 때였다. 분명히 뒤에서, “아부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만도는 깜짝 놀라며, 얼른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만도의 두 눈이 무섭도록 크게 떠지고, 입은 딸 벌어졌다. 틀림없는 아들이었으나 옛날과 같은 진수는 아니었다. 양쪽 겨드랑이에 지팡이를 끼고 서 있는데, 스쳐가는 바람결에 한쪽 바짓가랑이가 펄럭거리는 것이 아닌가. 만도는 눈앞이 노오래지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한참 동안 그저 멍멍하기만 하다가 코허리가 찡해지면서 두 눈에 뜨거운 것이 핑 도는 것이었다. “에라이, 이놈아!” 만도의 입술에서 모지게 튀어나온 첫마디였다. 떨리는 목소리였다. 고등어를 든 손이 불끈 주먹을 쥐고 있었다. “이기 무슨 꼴이고, 이기.” “아부지!” “이놈아, 이놈아…….” 만도의 들창코가 크게 벌름거리다가 훌쩍 물코를 들이마셨다. 진수의 두 눈에서는 어느 결에 눈물이 꾀죄죄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만도는 모든 게 진수의 잘못이기나 한 듯 험한 얼굴로, “가자, 어서!” 무뚝뚝한 한마디를 던지고는 성큼성큼 앞장을 서가는 것이었다. 진수는 입술에 내려와 묻는 짭짤한 것을 혀끝으로 날름 핥아 버리면서 절름절름 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앞장서 가는 만도는 뒤따라오는 진수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한눈을 파는 법도 없었다. 무겁디무거운 짐을 진 사람처럼 땅바닥만을 내려다보며 이따금 끙끙거리면서 부지런히 걸어만 가는 것이다.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걷는 진수가 성한 사람의, 게다가 부지런히 걷는 걸음을 당해 낼 수는 도저히 없었다. 한 걸음, 두 걸음씩 뒤지기 시작한 것이 그만 작은 소리로 불러서는 들리지 않을 만큼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진수는 목구멍을 왈칵 넘어오려는 뜨거운 기운을 참느라고, 어금니를 야물게 깨물어 보기도 했다. 그리고 두 개의 지팡이와 한 개의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 대는 것이었다. - 하근찬, ‘수난이대’ - |
01. 윗글에서 ‘만도’가 겪고 있는 갈등의 이유를 간략하게 서술하시오.[6점]
<조건> | ||
‘만도’의 심리적 갈등의 이유에 대해 직접적으로 나타난 표면적(개인적) 이유를 쓰고, 그것이 어떤 사회․역사적 상황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관련지어 기술할 것. (가)에 나타난 사회․역사적 상황과 (나)의 인물의 심리를 관련하여 진술할 것. |
02. ‘만도’의 행위가 <보기>와 같이 달라진 이유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10점]
<보기> | ||
개천 둑에 이르렀다. 외나무 다리가 놓여 있는 그 시냇물이다. 진수는 슬그머니 걱정이 되었다. 물은 그렇게 깊은 것 같지 않지만, 밑바닥이 모래흙이어서 지팡이를 짚고 건너가기가 만만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외나무 다리는 도저히 건너갈 재주가 없고…… 진수는 하는 수 없이 둑에 퍼지르고 앉아서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만도는 잠시 멀뚱히 서서 아들의 하는 양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진수야, 그만두고, 자아, 업자.” 하는 것이었다. “업고 건느면 일이 다 되는 거 아니가. 자아, 이거 받아라.” 고등어 묶음을 진수 앞으로 내민다. 진수는 퍽 난처해하면서 못 이기는 듯이 그것을 받아 들었다. 만도는 등어리를 아들 앞에 갖다 대고 하나밖에 없는 팔을 뒤로 버쩍 내밀며, “자아, 어서!” 했다. 진수는 지팡이와 고등어를 각각 한손에 쥐고, 아버지의 등어리로 가서 슬그머니 업혔다. 만도는 팔뚝을 뒤로 돌리면서 아들의 하나뿐인 다리를 꼭 안았다. 그리고, “팔로 내 목을 감아야 될 끼다.” 했다. 진수는 무척 황송한 듯 한쪽 눈을 찍 감으면서 고등어와 지팡이를 든 두 팔로 아버지의 목줄기를 부둥켜안았다. |
예시 답안 |
구분 | 내 용 | |
기본 답안 |
01 | (가)에서 만도는 일제 강점기 징용에 끌려가 불구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나)에서는 자신에 이어 아들(진수)마저 불구가 되어 돌아오는 아들의 모습에 절망하며 갈등하고 있다. 이는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아들은 6·25 참전으로 인한 2대에 걸친 가족의 비극이다. 이러한 만도 부자의 절망적 현실은 식민지 상황과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사회적․역사적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즉 표면적으로는 만도의 갈등은 자신에 이어 아들까지도 불구가 되어 돌아온 것이지만, 심층적으로는 우리 역사의 비극이 담겨있다. |
02 | 만도 자신만의 불구 상태로도 현실은 충분히 고달픈데, 아들마저 상이군인이 되자 분노와 원망, 좌절의 격한 감정이 처음에는 생겼으나, 점차 마음을 진정하고 달래며 진수에게 따뜻하게 다가선다. 외나무다리는 다리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혼자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현실적 위기 상황이 되는 것으로, 아버지의 생각과 태도를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된다. 결국 만도는 화합과 합심의 태도로 마음을 바꾸고 진수와 함께 외나무다리를 건넌다. 서로 합심하여 두 사람의 비극적 현실을 극복하려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인 만도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왜냐하면 힘겨운 상황이 닥친 사람들이 서로 냉정하게 대하며 갈등하거나 좌절하며 분노하기 보다는 합심하여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
인정 범위 |
01 | 갈등 이유에 대해 아들의 불구가 된 모습(개인적 상황), 일제강점기의 징용과 전쟁이라는 사회적 상황 두 가지 면을 서술한 경우 정답으로 인정함. |
02 | 바람직한 해결 방안 : 만도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추슬러 자신의 내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으며,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포함되어 있으면 정답으로 인정함. |
채점 기준 |
(01번)
채점 영역 | 배점 | 채점 기준 |
내용 (6점) |
6 | 갈등의 원인 두 가지를 모두 적절하게 서술한 경우 |
3 | 갈등의 원인 한 가지만 적절하게 서술한 경우 | |
어문 | -1 | 어법에 맞지 않은 표현이 있는 경우(띄어쓰기 제외) |
(02번)
채점 영역 | 배점 | 채점 기준 |
내용 (10점) |
10 | 판단과 이유가 모두 적절하면서도 구체적인 경우 |
7 | 판단과 이유가 모두 제시되었으나 추상적인 경우 | |
5 | 판단은 적절하나 이유가 제시되지 않은 경우 | |
어문 | -1 | 어법에 맞지 않은 표현이 있는 경우(띄어쓰기 제외) |
유의 사항 |
예시 답안 이외에도 다양한 답안이 나올 수 있으므로 <조건>에 맞는 경우는 협의를 통해 정답으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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