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눈물`이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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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2-01 16:41:12 수정 :  2008-02-01 18: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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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서 이끌어낸 미학 350억원 호가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으로 세간에 화제가 된 '행복한 눈물(Happy Tears)'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1964년 작품이다. 크기는 95×95㎝이며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물감인 마그나를 사용해서 캔버스 위에 그린 그림이다. '행복한 눈물'은 원화를 그대로 옮긴 전형적인 팝아트 작품. 원작은 '마이크 세코스키'가 그린 만화다. 만화와 비교해 보았을 때 머리색깔이 검정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행복한 눈물'에서 눈물은 슬픔보다는 기쁨을 표현하듯 주인공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다.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특징은 '점'. 모든 회화는 수없는 붓자국에 의해 완성이 되면서 작품이 완성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붓 자국에 의한 표면의 질감과 표현을 배제하고 만화의 단순한 표현으로 재구성했다.

언뜻 보기에 단순하게 표현된 점 하나하나는 회화에 대한 작가의 고된 노동력과 현대사회의 팝아트를 보여주고 있다. 또 대중적인 만화에서 미학 끌어낸 인물이기에 리히텐슈타인의 미술사적 의미는 크다.

홍지윤 롯데갤러리 큐레이터는 "리히텐슈타인이 그린 여러 작품 중에 눈물을 흘리는 여주인공을 제작한 작품이 여러 점 있는데 모두 표정과 눈물은 무관해 보인다"며 "작가는 내면의 슬픔을 만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복한 눈물'이 국내에 들어온 시기는 2002년. 2002년 11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715만달러를 주고 구입했다. 미술계는 '행복한 눈물'의 현재 가격을 35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행복한 눈물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구조본 전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26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가 서미갤러리 등을 통해 삼성 비자금으로 고가미술품을 구입했다"며 "홍 여사 등이 구입한 미술품 중에는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미술품 대금 지급금액, 대금 수취인, 수취 은행명 등이 기록된 미술품 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삼성 측은 즉각 반박했다.

삼성 측은 같은 날 "홍라희 관장이 개인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할 때는 개인 자금으로 구입한다"며 "삼성미술관과 홍라희 관장은 서미갤러리로부터 작품을 구입한 적이 없고, 다만 '행복한 눈물'은 홍 관장이 개인 돈으로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은 곧이어 "홍라희 관장은 '행복한 눈물'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 씨를 대신해 크리스티 경매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 고가 미술작품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홍송원 갤러리서미 대표는 작년 11월 28일 "당시 크리스티 경매 구입 작품 중 홍라희 씨에게 판 것은 한 점도 없다"며 "'행복한 눈물'은 현재 내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