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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속으로의 산책…추억을 줍는다 스포츠칸 윤대헌 기자 caos999@kyunghyang.com |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입력 : 2011-02-28 13:42:17ㅣ수정 : 2011-02-28 13:42:18
ㆍ충북 청주시 수암골 골목여행
6.25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정착촌이었던 충북 청주시 수암골.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심 속 초라한 달동네였던 마을은 2007년 진행된 공공미술프로젝트로 인해 벽화마을로 새롭게 태어났다. 함박웃음을 짓는 꼬맹이들과 꽃나무들이 살아 숨쉬는 거친 담벼락은 바다가 되고 때로는 하늘이 되어 마치 그림책 속을 산책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골목길의 추억을 간직한 마을은 드라마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6.25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정착촌이었던 충북 청주시 수암골.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심 속 초라한 달동네였던 마을은 2007년 진행된 공공미술프로젝트로 인해 벽화마을로 새롭게 태어났다. 함박웃음을 짓는 꼬맹이들과 꽃나무들이 살아 숨쉬는 거친 담벼락은 바다가 되고 때로는 하늘이 되어 마치 그림책 속을 산책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골목길의 추억을 간직한 마을은 드라마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수암골은 청주땅 동쪽에 남북을 가르며 흐르는 무심천 건너 우암산(해발 353m) 자락에 터를 잡고 있다. 시내중심가에서 보면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숨어있지만 마을 언덕에 오르면 청주시내가 한눈에 잡힌다.
최초 마을이 탄생한 시기는 6.25 전쟁 직후. 당시 갈 곳 없는 피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해 정착촌을 이뤘다. 이후 2007년부터 공공미술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되면서 거친 담벼락은 정감어린 그림으로 채워져 그 옛날 골목길의 추억을 간직한 이들에게 잔잔한 향수를 전해준다.
팔봉제빵점
청주 수암골의 골목길. 밭전자 모양으로 세워진 담벼락마다 동심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벽화가 그려져 관광객들을 친근하게 맞이한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마을여행의 출발점은 ‘팔봉제빵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삼충상회’. 골목길을 오르면 수암골을 알리는 목각판 옆으로 그림지도가 담벼락에 새겨져 있다. 마을 골목은 밭‘전(田)’자 모양새라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그저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을 이정표 삼아 걸으면 된다.
목젖이 보이도록 환하고 웃는 소녀, 두꺼비집을 만들어놓고 친구를 부르는 소년의 목소리가 조용한 골목길에 울려 퍼진다.
마을 골목에는 아이들뿐 아니라 사철 만개한 꽃들이 있고, 꽃을 좋아하는 호랑이가 살고 있다. 그 옆으로 엄마 닭이 병아리를 산책시키고 발레리나 옆에선 피아노 건반이 춤을 춘다. 목련은 제 철을 모른 채 만개해 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 골목은 길이 아닌 놀이터였다.
수암골 구멍가게
드라마 <카인과 아벨>의 주인공들이 서울을 떠나 자리 잡은 새 보금자리도 이곳에 있고, <제빵왕 김탁구> 여주인공인 신유경의 집 문패도 보인다. 드라마를 통해 한바탕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수암골의 주인공은 단연 벽화다. 크면 큰대로 어설프면 어설픈 대로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벽화가 빈 담장을 풍성하게 만들었다면 자신을 소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집도 있다. 좁은 골목을 꿈처럼 아득하게 만들어 주는 ‘꿈길’. 짧지만 묵직하게 환영인사를 건네는 ‘어서 오게’라는 거친 필체가 정겹다.
마을 끝자락 전망대에 서면 소박한 달동네와 함께 청주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수암골은 평범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세상 모퉁이에 자리 잡은 마을이 사람의 손끝에서 아름다운 동네로 재탄생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수암골 피아노계단
전망대에서는 고즈넉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우암산 순환도로를 느긋하게 걸으면 성안길과 만난다. 성안길은 ‘청주성 안쪽의 길’이란 뜻의 젊음의 거리다. 이곳에서 <카인과 아벨>의 남녀주인공이 군것질을 하며 데이트를 즐겼다.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로 활용됐던 ‘성문우동’은 30년 역사를 자랑한다. 맛이 깔끔하고 푸짐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시내 중심에는 국보 제41호로 지정된 철당간지주가 .있다. 사찰에서 행사가 있을 때 괘불을 걸기 위한 기둥인 당간지주 중 주철로 만들어진 유일한 것이다. 고인쇄박물관도 청주의 자랑.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문화유산인 ‘직지심체요절’을 찍어낸 흥덕사지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고인쇄박물관은 목판에서부터 금속활자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고인쇄 관련 역사자료를 전시해 놨다.
청주의 역사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국립청주박물관을 들러볼 만하다. 청주뿐 아니라 충청북도를 아우르는 선사시대 유적부터 조선시대 자료를 볼 수 있다. 인근 상당산성까지 둘러보면 마을구경과 더불어 역사기행까지 덤으로 누릴 수 있다.
청남대 전경
청주의 또 다른 명소 중 하나가 바로 청남대. 과거 20여년 간 대통령들의 공식 휴양지로 쓰였던 이곳은 2003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돼 만인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청남대 가는 길은 짙푸른 대청호를 끼고 간다. 물길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이 길은 백합나무 가로수길과 함께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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