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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발로리스 평화사원에 소장된 피카소의 작품 '평화' | |
그런데 그렇게 잘 그리던 그림풍을 접고 이상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선배 화가 세잔을 따라서 원통형, 구, 육면체로 대상을 파악하여 그렸고, 그것도 모자라 아이처럼 그리다가 아예 아프리카 미술을 쫓아갔다.
우리는 피카소의 이름이나 그림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종종 보게 된다. 원화를 보기는 힘들지만 출판물이나 전파를 통해 피카소는 우리 곁에 넘쳐나다시피 하다. 1881년에 태어난 피카소는 세기 전환기에 20대의 청년이었다. 아인슈타인이 전혀 다른 종류의 물리학, 우주론을 이야기한지 얼마 뒤 세계를 휩쓴 전쟁이 이어졌다. 인류 역사 최대의 발명품인 비행기가 연발총을 싣고 머리 위를 날아 다니며 인간을 향해 총탄을 퍼부었다. 비행기나 연발총은 '가장 진화한' 서구인의 발명품인데, 이것이 사람을 죽이는 흉기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서구 문명 자체에 대한 회의가 전세계를 휩쓸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미술 분야에서는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등 이성 중심의 합리주의를 넘어서 비합리적·반도덕적·비심미적인 것을 찬미해 새로운 예술 양식을 창조하려던 사조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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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 |
앞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 유명한 민예가이자 미술평론가인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가 영국 낭만주의 이단자 윌리엄 블레이크의 미술을 거쳐 우리의 분청사기나 민화에 눈길이 간 과정도 피카소의 행적과 비슷하다. 주류 권력 중심의 미술에 대한 가치 체계를 무조건으로 받아들이다가 삶의 진실에 눈을 뜨면서 이를 거부하고 평등과 평화, 겸허한 가치가 두드러지는 풍으로 옮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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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