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_회화 / 제4전시실


20세기 전반기 한국 근대회화의 선각자들은 일제의 강점과 광복, 전쟁과 분단이라는 격동의 세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예술 경향을 습득하고, 한국적 정서와 체질에 맞는 회화의 정착을 모색하였다. 한국현대회화의 본격적인 전개는 1950년대 말 기성 화단의 보수적 아카데미즘에 반기를 든 젊은 작가들의 집단적 표현이었던 앵포르멜 추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시기를 통해 한국의 현대회화는 자생적 성장과 발전의 기반을 다지게 되었으며, 1970년대 한국적 사유와 감성의 표현으로 인정받는 모노크롬(단색조) 회화, 1970년대 말 형상미술의 부활을 보여준 극사실주의 회화, 1980년대 혼란했던 사회 현실을 반영한 민중미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1990년대 이후 한국현대회화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으로 인한 개별화와 다양한 장르와의 유연한 혼용, 국제적으로 활동 무대를 넓힌 젊은 작가들의 독창적이며, 개성적인 작품들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 전시실은 1950년대 이후 본격화된 한국현대회화의 다양한 변모와 독창적인 표현에 초점을 맞추어 각 시기별 주요 사조와 작가, 특정 주제의 표현 등을 섹션별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 도입부에는 ‘화가와 자화상’, ‘새와 비상’을 주제로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과 이중섭, 박수근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적 서정 추상을 보여준 김환기와 유영국, 6.25 전쟁과 분단의 비극적 현실을 표현한 작품을 보여주는 특별 코너가 마련되어있다. 또한, 1950년대 말 전후 최초의 집단적인 추상미술경향을 보여준 앵포르멜 회화와 1970-80년대 신체적 행위와 물질의 만남이라는 독창적인 사유와 감성을 표현한 모노크롬(단색조) 회화, 1970년 말 형상회화의 회복을 주장하며 등장한 극사실주의와 시각적 환영을 보여주는 기하학적 옵티컬 회화 등 한국현대미술사의 주요 경향이 섹션별로 구성되었다. 격동의 20세기 한국 근·현대사의 부조리와 모순을 반영하고 있는 신학철의 거대한 회화는 전시실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회화의 방대한 영역 중 특징적인 일부만을 보여주고 있다. 한 세기를 거치면서 진행 되어온 거대한 흐름 속에서 주목되어야할 다양한 경향들과 주요 작가들은 미술관 회화 컬렉션에 대한 조사, 연구를 거쳐 심화된 전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될 것이다. 컬렉션은 미술관의 존재를 증명하고, 미술관의 위상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도구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회화 컬렉션이 명실 공히 한국 근·현대화화를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미술관의 컬렉션 수집과 소장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_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