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2168년 미래…암담한 현실을 투영
‘씽커’로 창비 청소년문학상 받은 배미주씨
“전업주부 생활 답답해 소설 상상”
게임으로 생명 가치 깨닫는 이야기
한겨레 허미경 기자 메일보내기 김진수 기자기자블로그
» 배미주(41)씨




 수상작마다 화제를 모으며 청소년문학판에 새 바람을 몰고 왔던 창비 청소년문학상이 올해 제3회 수상작으로 배미주(41)씨의 <싱커>를 뽑아 책을 펴냈다. 첫 회 수상작인 성장 소설 <완득이>(2008), 2회 수상작인 판타지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2009)를 잇는 이 작품은 에스에프 미래소설이다.

 소설의 제목 ‘싱커’(Syncher)는 동물의 뇌파, 곧 의식에 접속(=싱크·Sync)하여 그 동물이 느끼는 감각을 그대로 똑같이 느끼는 ‘동조화’ 게임의 이름이다. 말하자면 먼 미래사회에 게임을 통로 삼아 인간자연의 생명들과 관계맺는 방식이다.

 배씨는 전업주부로 일하다 2008년 첫 동화 <웅녀의 시간여행>을 발표한 신예 작가인데, 첫 청소년소설로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전업주부 생활이 답답해서 이런 소설을 상상하게 된 것 같아요. 인공암벽 타기가 정말로 멋있는데,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저는 못 타요. 앞으로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싶어요.”

 그는 어릴 적부터 <해저 2만리> 등 쥘 베른의 소설, <화성 침공> 등 조지 웰스의 미래소설 등을 좋아했다고 했다. “게임을 시작하면 완전히 푹 빠져들 것만 같아서” 게임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게임을 통해 다른 생명체와 그대로 ‘동조화’(=싱크)하는 발상은 지난해 12월 개봉된 영화 <아바타>의 상상력을 닮았는데, <씽커>는 그 두 달 전인 10월에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인 소설가 전성태씨는 “<씽커>를 읽고 얼마 뒤 <아바타>를 보았는데 마치 <아바타>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며 “게임 세계의 반생명적 이미지를 뒤집는 상상력”을 칭찬했다.

 <싱커>는 지구 표면이 빙하로 뒤덮인 22세기에 ‘시안’이라는 이름의 거대 지하도시를 건설하여 생존하는 인류의 미래담이다. 미래의 인류는 수명이 200살이 넘지만 계층간 빈부격차는 더 극심해진다. 인류는 한반도 일대에 거대한 돔을 씌우고 세계의 동식물로 가득 찬 ‘신아마존’이라는 관광지를 개발했는데, 빙하기가 닥치면서 그 지역은 폐쇄된 것으로 설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