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무사에 열리는 특별한 전시회
100여 예술팀이 점령한 '2009 플랫폼 인 기무사' 9월 25일까지
09.09.13 12:48 ㅣ최종 업데이트 09.09.13 12:48 박건 (박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옛 이름은 국가보안사령부(보안사)다. 군사기밀의 보안 지원, 방첩활동,군과 관련된 첩보 수집·처리, 특정범죄 수사 따위가 주요 임무다. 그런데 1990년 윤석양 이병이복무중 보안사 '민간인사찰'을 폭로하면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1991년 1월 '기무사'로 명칭을 바꿔 달았다.

기무사는 지난해 11월 과천으로 옮겼다. 그리고 옛 기무사 자리(서울 종로구 소격동)는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분관이 들어설 예정이다.그 빈틈을 비집고역사의 질곡이 얽힌 기무사 터와 건물에서 특별한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 풀랫폼인기무사 플랫폼2009전시회에 내걸린 101팀 명
ⓒ 박건
플랫폼2009

전시홍보팀장 조상민씨를 만났다.

"기획은 현대미술연구소인 '사무소'가 했다.매년 '플랫폼'을 개최해왔는 데 올 해 3회째다. 이 번 전시총감독은한국예술종합학교미술원교수인 김선정씨다.다양한 관점과 동시대 미술 경향을 보다 가깝게 소개하기 위해 일본 모리 미술관(Mori Art Museum) 수석 큐레이터인 마미 카타오카(Mami Kataoka)가 P1 공동 기획자로 참여했다."

▲ 2009 플랫폼 전시가 열리고 있는 옛 기무사 본관 1층 중앙에서 본 오른쪽 복도
ⓒ 박건
플랫폼2009

-왜 기무사인가?

"아시다시피 옛기무사 건물은 일반인 통제구역이었다. 'Void of Memory(기억의 공허)'라는 주제로 미술을 통해 공공장소로 변모시키는 데 뜻이 있다. 도시 안에 존재하지만 한동안 비어있거나 잊혀졌던 공간들을 예술을 통해 재발견하고 기억을 되살려내려는 것이다."

전시는4파트로 구성되었다.

P1- 본 전시로써 옛 기무사의 장소성, 역사성, 조형성을 반영한 국내외 작가 30여 명의 신작과 초대작품이본관, 강당, 야외마당에서 펼쳐진다.

▲ 노순택 사진 Red house 01 누군가는 저 돌탑을 무너뜨리려 하고, 누군가는 숭배한다. 그 누군가’들’은 남과 북 모두에 있다. 멀리 아메리카에도 있다... (2005.10.31- 작가 노트)
ⓒ 박건
플랫폼2009

▲ 박찬경 비디오작품 '정전' 한장면 2000년 북한에서는 전력의 67%를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했다. 결과적으로 전기가 부족한 북한은 전기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전기를 쓸 경우 자주 정전이 일어나고, 낡은 전기 배관망으로 인해 자주 전력이 끊어진다. 2002년 현재, 남한은 남한 배관망을 통해 북한으로 전기를 보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서의 전기 원조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박찬경 작업노트 중에서)
ⓒ 박건
박찬경

P2- 큐레이터뿐 아니라 작가들이 주체가 되어"숨겨진 작가들," 소개하고 싶은 "신진 작가들," 플랫폼 전시 기획의도나 기무사라는 장소성과 "부합하는 작가들" 등을 자유롭게 추천하고 소개하는 자리이다

P3- 국내외 독립 기획자들을 초청하여 플랫폼 전시 기획의도나 기무사라는 장소성과 부합된 프로젝트들을 기획함을 통해 다양한 시선을 열어주는 섹션이다.

P4-초청 미술기관 프로젝트는 다양한 미술기관 및 단체들의 비전을 불 수 있는 섹션으로, 초청된 세계 각국의 미술 기관들은 각자의 성향을 나타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선보인다.

▲ 이불 작품 Aubade “Aubade”는 중세에서 16세기까지 유행했던 서정시의 양식으로 보통 이루어지지 못한 로맨틱한 사랑의 극적 표현으로서 새벽의 이미지를 차용한다. 한편 필립 라킨의 시 “Aubade”는 이 오래된 형식에 대한 매우 모던한 20세기 후반의 재해석으로, 인간의 필멸성과 죽음의 전조로써 새벽의 도래에 대해 말한다. 이것이 내가 이 작품의 제목에 부여한 의미이기도 하다.(작가노트중에서)
ⓒ 박건
이불

전시작품 가운데는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관련 작품도 더러 보인다. 신상옥ㆍ최은희 부부 납북사건관련 외국인 작가의 다큐영상작품도 눈길을 끈다. 기무부대 군가 등 군사문화가 감도는 작품들도 기무사와 관련하여 시대의낌새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특히 옛 기무사 건물을 변형시키지 않고 취조실 공간 따위를 그대로 활용하여 통제된 당시의 분위기를 작품과 함께 엿볼수 있어 발길을 끌고 있다. 낮에는 1시간 간격으로 도슨트 투어를 할 수 있고, 직장인을 위해 5시 이후 밤 9시까지 자유관람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덧붙이는 글 | 전시기간: 2009.09.03 ~ 09.25 (휴관 없음)
전시장소: 옛 국군기무사령부 / 아트선재센터
관람시간: 자유관람 5-9 p.m (8시까지 입장)
관람요금: 성인8,000원/초.중.고.대학생(대학원생 제외) 4,000원 / 20인 이상 단체 30% 할인

“플랫폼”은 동시대 예술과 문화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전시문화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고자 설립된 사무소(SAMUSO:) 대표이자 독립 큐레이터인 김선정에 의해 기획되어, 해마다 다른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진다. “플랫폼” 전시의 시발점이 된 2006년 “Somewhere in Time”은 한국예술종합대학과 연계하여 개최된 “시각예술에서 민족주의(Nationalism)를 넘어서”라는 심포지엄을 토대로 열렸으며 사회, 정치적 탐구들이 시각예술과 연결되는 지점을 살펴보는 실험적인 전시였다. 그리고 2007년에는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현재에 대한 성찰을 통해 미래를 조망하는 “Tomorrow”로 이어졌다. 2008년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은 동시대 예술에서의 연극적인 요소, 즉 비물질적인 형태나 행위가 시간과 공간에 개념적으로 결부되는 작품들로 구성된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