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활동 상황을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다. 독서특기자 전형 신설, 입학사정관제에서 활용, 구술·면접에서 평가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부산대 김정숙 입학사정관은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시교육청이 발주한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대입전형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 용역 중간 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사정관은 수시모집 비교과영역에서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가를 평가하는 독서특기자 전형을 신설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형에서 ▷얼마나 많은 독서를 했는가 ▷다양한 독서활동을 했는가 ▷모집단위와 관련된 독서활동은 얼마나 되나 ▷독서활동 내용이 충실한가 등을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서활동 충실도는 제출 서류를 중심으로 ▷독서 분야 ▷독서에 대한 흥미 ▷이해 수준 ▷독서 후 활동 등을 면접에서 평가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제출서류로는 학교생활기록부, 독서 기록장, 독서지원시스템 개인별 목록 및 기록물 등을 꼽았다.
그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서류 평가 단계에서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독서지원시스템 자료를 토대로 검증하는 방안을 내놨다. 자기소개서에는 해당 도서를 선택한 이유와 느낀 점 등을 상세히 기록하게 하도록 했다. 심층 면접 단계에서는 이 같은 서류를 바탕으로 독서활동에 대한 진실성, 다양한 독서의 정도, 독서와 전공분야의 연계 능력, 독서활동을 통한 창의력·잠재력 검증 등을 평가 준거로 제시했다.
김 사정관은 논술평가에서도 독서활동을 활용할 수 있는데, 제한된 독서와 단순한 글쓰기에 치중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형은 독서활동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김 사정관은 "현재 고교 학생부의 독서활동 상황 기록은 개인 간 차이를 보여주는 서술이 없고,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드러내는 내용이 없으며, 개인의 내적인 변화 기록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어 평가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며 "이에 반해 부산시교육청이 시행 중인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학생이 작성했다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는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동이 우수한 학생에게 자신의 ID와 패스워드를 받아 자료 검증 작업을 벌이는 방법으로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날 보고회 발제자로 참여한 부산대 민수영 입학사정관은 "이렇게 하면 자료를 지면으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고, 독서활동 관련 자료를 전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자체 개발한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대입 전형에 반영하는 방법을 부산대 유동석(국어교육과) 교수팀에게 맡겨 내년 2월말까지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