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바람의 화원> 촬영지
<바람의 화원>은 조선시대 가장 유명한 풍속화가인 김홍도(박신양 분)와 신윤복(문근영 분)의 이야기이다. 드라마의 새로운 소재를 개척했다는 평가와 함께 명품드라마 반열에 오르며 막을 내렸다. 그렇다면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보여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드라마에는 동시대를 살아가며 도화서에서 함께 화원생활을 하던 두 천재화가의 삶이 있었고, 사제지간을 넘어선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비단 그것만은 아니었다. 드라마에는 대한민국 명소가 있었다. 두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한 그림같은 명소, 드라마보다 드라마 같고, 그림보다 그림 같은 <바람의 화원>속 그곳을 찾아봤다. |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포스터 속 '그곳'이다. 우선 포스터를 찬찬히 살펴보자. 돌다리 위 붓을 건네고 있는 김홍도와 신윤복이 결연한 표정으로 서 있다. 사제 지간이 된 두 천재화가의 모습이다. 하지만 물 아래 비친 둘의 모습은 딴판이다. 청초한 모습의 여성 신윤복과 그 여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꽃을 건네려는 남자 김홍도가 물결에 흔들리며 서 있다. 청아한 하늘 빛 까지 고스란히 품은 물결과 돌다리, 한 편으로 보이는 정자까지 눈으로 훑다보면 촬영지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감탄이 절로 흐른다.
| | | | 이처럼 주인공의 이중성을 은유적으로 담은 포스터의 촬영지는 어디일까. 최근 출사지로 각광받고 있는 경북 봉화군으로 알려졌다. 봉화군을 통해 확인할 결과 군청관계자는 “바람의 화원 포스터가 촬영된 곳은 닭실마을에 있는 청암정이다"고 했다. |
|
포스터가 촬영된 청암정은 어떤 곳일까. 청암정은 충재 권벌(1478~1548)이 장자 권동보와 함께 건립한 정자로 그가 기묘사화에 연루돼 15년간 이곳 유곡에서 은거하며 도학연구에 몰두한 곳이다. 건축양식이 뛰어나고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봉화 청암정에서 포스터 속 김홍도와 신윤복처럼 물 속에 비춰진 모습까지 사진에 담아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 하다.
포스터에 담긴 애틋함은 경북 봉화 닭실마을 청암정에서, 흥겨운 한판 잔치는 광한루원
![](http://korean.visitkorea.or.kr/cms/resource/27/219427_image2_1.jpg?&name=image2&index=1) | 조선시대 향연 장소로 등장했던 전북 남원 광한루원 |
| | 드라마에서 조선시대 향연 장소로 자주 등장했던 곳은 전북 남원 광한루원이다. 광한루원은 조선 세종 때인 1419년 황희 정승이 건립해 광통루라 불렀던 곳이다. 그 후 1444년 관찰사 정인지가 이곳 경치가 하도 아름다워 ‘월궁 광한청허부(전설에서 달 속에 있다는 항아가 사는 가상의 아름다운 궁전)’와 같다는 의미로 ‘광한루’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대개 소설 춘향전에서 이도령과 춘향이 인연을 맺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춘향전>과 드라마<쾌걸춘향>이 이곳에서 촬영된 것도 당연해 보인다. |
|
이 밖에도 드라마 <다모>와 영화 <황진이>,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신기전>이 촬영되는 등 드라마영화촬영지로명성을 떨치고 있다. 광한루원(사적 제 303호)에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담긴 오작교를 비롯해 광한루를 중심으로 춘향사당 춘향관, 월매집, 완월정, 영주각, 삼신산 등 여러 정자와 누각들이 있어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다.
흥행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첫 회부터 단박에 “저기 어디야?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 곳도 있다. 첫 회에 신윤복이 도화서 생도들과 외유사생을 나갔던 무릉계곡이 그곳이다. 물 속이 투명하게 비치던 강원도 동해의 무릉계곡은 “숨 막히게 아름답다”는 표현이 과장되지 않게 느껴질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계곡은 호암소부터 시작해 약 4km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를 아우른다. 특히 수백 명이 앉을 만큼 너른 무릉반석, 넓은 바위 바닥과 바위 사이를 흘러 모인 연못이 장관이다. 주위로 삼화사와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 등의 비경이 이어진다.
△극중 도화서 생도들과 외유사생을 나온 신윤복 △외유사생 장면이 촬영된 무릉계곡 (무릉반석)
신윤복은 도화서 생도들과 무릉계곡서 외유사생을
김홍도는 묘향산 호랑이 피해 부안 직소폭포로
첫회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또 있다. 유배를 당한 김홍도가 묘향산에서 호랑이를 그리다가 호랑이에게 들켜(?) 전속력으로 도망치다 끝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그것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호랑이 그림 <송하맹호도>를 염두에 둔 설정이었던 셈이다.
![](http://korean.visitkorea.or.kr/cms/resource/22/679722_image2_1.jpg?&name=image2&index=1) | 김홍도가 호랑이에 쫓겨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 장면이 촬영된 직소폭포 |
| | 본래 설정은 묘향산 호랑이였으나 묘향산 대신 낙점된 곳은 전북 부안군의 직소폭포였다. 직소폭포는 국립공원 중 유일하게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변산반도국립공원 내에 있다. 폭포는 높이 22. 5m에서 바위낭떠러지를 지나 끝을 알 수 없는 소를 향해 쉼 없이 떨어진다. 직소폭포를 지나 분옥담, 선녀탕 봉래곡을 거쳐 아홉곡의 명승을 걸쳐 흐르는 것을 두고 봉래구곡이라 일컫는다. 등산코스로도 유명하며 내소사 곰소항 등 주변 관광지가 많다. |
|
4회에 방영된 신윤복과 정향이 그네를 뛰는 장면은 ‘단오풍정도(단오도)’를 완벽히 재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단오절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는 여인들의 세시풍속을 담은 단오풍정도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 장면은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은 문경새재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시청 관계자는 “계곡장면이라면 문경새재 안에 있는 계곡일 것”이라며 그 밖에도 KBS 촬영장과 SBS 촬영장이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문경새재는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조선시대 9대 간선로 중 하나) 가운데 가장 높고 험한 고개였다. 새도 날아 넘기 힘든 고개,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 또는 하늘재와 이우리재 사이 등 해석도 다양한 문경새재는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 등 3개의 관문을 오가는 트레킹코스로 인기가 많다. 문경의 3관문을 품고 있는 주흘산(1,106m)은 관문까지의 험한 계곡이 절경이며, 여궁폭포, 혜국사, 용추, 원터, 교구정터 등의 명소가 있다.
실제 모습을 방불케 하는 드라마 촬영장관람과 함께 문경새재 옛길을 거닐며 역사 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10점 만점에 10점”짜리 여행이 될 성 싶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 ![](http://korean.visitkorea.or.kr/cms/resource/07/663607_image2_1.JPG?&name=image2&index=1)
|
| | |
문경새재의 절경이 있었기에 신윤복의 <단오풍정도> 완벽 재현
조선화단 3대 거장의 만남이 이뤄진 '남양주 종합 촬영소'
한편 김홍도, 신윤복과 더불어 조선화단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장승업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도 화제다. 얘기는 이렇다. 장승업의 삶을 다룬 영화 <취화선>이 촬영된 남양주종합촬영소 취화선 오픈세트장에서 <바람의 화원>이 촬영됐던 것. 남양주종합촬영소 직원은 “현장에 ‘바람의 화원촬영지’라는 표시가 있지는 않지만, <취화선> 세트장에서 <바람의 화원>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취화선 오픈세트는 현재 제 1민속마을세트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1800년대 서울종로거리를 재현한 곳으로 당시 서울의 중심가였던 종로 모습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각 골목 거리는 양반촌과 중인촌, 기생촌과 주막, 잡전, 저잣거리의 모습이 실감난다.
△ <취화선>의 장승업과 <바람의 화원> 김홍도, 신윤복이 만난 '남양주종합촬영소' △ 한국민속촌
남양주종합촬영소는 크게 영상제작시설과 관람체험 시설로 나뉜다. 관람객들에게 공개되는 관람체험시설은 야외세트장을 비롯해 영상문화관, 영상체험관, 의상소품실, 미니어처체험전시관, 법정세트 등 흥미를 끄는 공간이 즐비하다. 무료상영영화를 챙겨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촬영이 있는 날이면 관람객이 덩달아 '들썩' 하며 촬영장으로 자연스레 운집하게 되는 곳이 또 있었다. 사극의 단골 촬영지인 경기도 용인의 한국민속촌이다. 극중에서는 주막과 저자거리 등의 촬영이 이뤄졌다. 그렇다면 한국민속촌도 조선시대? 맞다. 한국민속촌은 조선후기의 한때를 재현한 것이다. 당대의 사농공상 계층별 문화와 세시 풍속 관람만으로 만족한다면 2% 부족한 여행이다. 각종 농악과 널뛰기 줄타기, 마상무예 등의 공연 행사 등을 챙겨보는 ‘욕심쟁이’가 되어야 민속촌의 진면모를 알 수 있다.
마음속 화원에 절경의 꽃을 그리는 여행
드라마는 끝났지만 드라마의 감동은 가슴에 남고, 감동은 시청자를 여행자로 변화시킨다. 두 천재화가의 그림 속 그곳처럼 아름다운 대한민국 절경은 사시사철, 일분일초, 찰나마다 다른 그림을 그린다. 비록 화원(畫員-조선시대 도화서에 속한 잡직)은 아닐지라도 마음 속 화원(花園)에 꽃 한 송이 그려 넣자. 절경의 감동을 그려넣는 여행을 떠나보자.
<바람의 화원>촬영지 교통편 및 자세히 보기
☞경북 봉화 닭실마을 청암정 ☞전북 남원 광한루원 ☞강원 동해 무릉계곡 ☞전북 부안 직소폭포
☞경북 문경 문경새재 ☞경기 남양주 남양주종합촬영소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