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의 장면을 추리하고 맞추어 보는 것이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습니다.『이게 다일까?』에서 줌 아웃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이미지들을 보여 주었던 이스트반 바여이의 작품으로 역시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하나의 장면이 주어집니다. 다음 장으로 넘기면 같은 공간 내에서 벌어진 또 다른 광경을 보여 줍니다. 이렇게 이어지는 장면들은 순리적인 관계나 예상을 벗어나기 일쑤입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상대적인 시선이 낯설음과 당혹스러움을 선사하며 항상 또 다른 관점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관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사람, 또 무대에서 몰래 커튼을 젖히고 관객석을 바라보는 광대, 뒤집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 그 아이를 바라보는 또 다른 아이 등 바라보는 관점은 수시로 바뀝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상대적인 관점들을 경험하게 합니다. 전체적으로 어떤 장면인지 쉽게 펼쳐지지 않습니다. 또 흔히 생각하는 순서와 예상하는 사건을 비껴가고 있어서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퍼즐 맞추기처럼 한 편의 조화로운 그림을 만들려고 애써 봅니다. 책 본문뿐 아니라 겉표지의 뒷면도 꼼꼼히 살펴보며 재미있는 점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고도 당연한 세계――독창적인 발상과 정적이고 강렬한 그림이 초대합니다.
( 2006. 03. 06 /44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