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거운 잿빛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세상이 빗물에 젖습니다. 물먹은 나무 줄기가 짙어집니다. 땅바닥에 생긴 물웅덩이, 유리창에 그려지는 투명 줄무늬를 보며 마음도 젖습니다. 감상적인 기분을 일으키는 비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비는 어른의 느낌과 조금 다릅니다. 신나게 뛰놀 수 있는 시간을 방해하는 반갑지 않은 날씨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비가 달갑지만은 않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전해 주는 책입니다. 놀이를 훼방 놓는 비가 아니라 상상의 통로를 여는 열쇠가 되게 해 줍니다. 비가 오는 걸 보고, 치타는, 사자는, 나비는, 티라노사우루스는, 호랑이는, 용은 무얼 할까 상상하게 합니다. 그 상상 속에서 아이는 더 이상 비에 갇힌 몸이 아니라 비와 함께 노는 자유를 누립니다.
비가 안 오는 날이면 밖에서 함께 동네를 누비고 다닐 친구들은 비를 사이에 두고 헤어져 있게 됩니다. 서로 무얼 할까 궁금한 마음이 됩니다. 그 마음을 여러 동물들의 이름을 빌려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상상을 떠올리는 순간은 회색 바탕 위에 굵은 연필 선의 그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선으로, 직선으로, 곡선으로 다양하게 상징된 비오는 하늘입니다. 그 뒤를 이어 아이가 뛰어노는 상상의 세계는 비가 내려 어두운 하늘과는 반대로 환하게 밝은 흰색 환상의 세계입니다. 그 곳에서는 동물들이 저마다 모습으로 비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발랄합니다.
아이의 상상은 자신의 친구들을 떠올리다가 마지막에는 사랑하는 아빠에게로 이어집니다. 빗줄기를 뚫고 집으로 돌아올 아빠를 기다리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 아빠는 아이에게 줄 선물을 들고 있습니다. 아이라면 누구나 기대하는 아빠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 아빠가 자신의 동물 친구들과 먹구름 위에서 우산 배를 타고 놉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비는 정다운 친구가 됩니다. 비가 오면 비오는 모습을 잘 지켜보고 그 비를 느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또 다른 멋진 상상도 펼치겠습니다.
책 소개
비 오는 날의 정취를 느끼며 즐거운 상상의 세계에서 첨벙첨벙 놀아요. 가족에 대한 사랑도 확인해 보아요. 마음이 즐거워져요. 사선으로 굵게 내리고, 아래로 곧게 내리꽂히기도 하고, 지렁이처럼 꿈틀꿈틀 내리기도 하고, 지직지직 번개처럼 어지럽게 내리기도 하는 빗줄기들을 바라보면서 비를 느껴 보아요. 비가 내리는 하늘의 모습도 연회색이다가 푸른빛이 돌다가 검은 청록빛이 나기도 하네요. 비오는 하늘을 바라보고 자기 느낌을 찾는 기쁨도 주네요. 그 빗줄기 속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 치타·사자·나비·티라노사우루스·호랑이·용들이 무얼하고 있을까 상상하는 기쁨이 있어요. 그리고 그리운 아빠에 대한 상상까지…….
큰 그림책 속에 비 오는 풍경이 장쾌하게 그려졌어요. 찌그러진 우산 속에 몸을 웅크리고 걸어가는 치타, 국 그릇처럼 크게 입을 벌리고 앉은 사자, 발끝을 세우고 사뿐히 걸어가는 나비……. 비오는 모습에 따라, 동물과 곤충들 저마다 다르게 비를 맞는 모습이 개성 있고 재미있어요. 아이가 상상한 마지막 장면에서는 넘치는 상상력의 세계와 다소 섬뜩한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어요.
작가 소개
이혜리
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주요한 그림 작품으로는 창작 그림책『주먹이』『우리 몸의 구멍』『노래 나라 동동』『보바보바 1,2』『아기 참새 찌꾸』『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비가 오는 날에…』『우리 집에는 괴물이 우글우글』등이 있습니다.
정병규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와 파리 에스띠엔느에서 수학하였습니다. 1979년에는 도쿄 유네스코 편집자 트레이닝 과정에서 그림책 공부를 하였습니다. 민음사, 홍성사 등에서 기획·편집·디자인을 하였습니다. 1989년에는 제1회 교보북디자인 대상을 받았습니다.
작가의 말
지난 여름 책상머리에 앉아 일을 하다, 언뜻 들리는 빗소리에 한동안 비 구경을 했습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 치타는 무얼 할까? …… 호랑이는 무얼 하고 있을까? …… 티라노사우루스는? 혼자 묻고 답하는 사이 잠시나마 상상의 세계가 주는 자유로움과 풍요로움에, 즐거웠습니다.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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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편집자의 말
자유로운 선(線)과 상상력으로 비 오는 날을 그린 그림책. 큼지막한 판형에 거침없는 연필선으로 다양한 표정과 인상의 빗줄기와 어린이다운 상상의 세계를 시원하게 펼쳐 냈다. 비를 대하는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이 천진하고 즐겁다. 모처럼 만나는, 순수한 유희 정신이 돋보이는 창작 그림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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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아빠랑 보면 더 재미있는 그림책 셋-컬컬한 목소리 이야기꾼 재미가 더해
아무래도 그림책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책이다. 그림을 보며 상상하고 목소리로 내용을 들으며 상상을 구체화하는 만만찮은 재미를 아이들만큼 아는 어른들이 늘어가고 있는 게 틀림없다. 왜냐면, 세상에 재미난 그림책들이 있고, 그걸 만든 사람도 사는 사람도 어른들이니까. 여름이고, 방학이고, 휴가인데 아빠랑 재미있는 그림책 서너 권 읽지 않으면 다시 오지 않을 올 여름이 분명 억울하리라. ……
출처 : 오픈키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