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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상자에 있는 것들을 사촌동생에게 줘도 되지 않을까?"
오랜만에 대청소를 하였다. 붙박이장 깊숙하게 있던 상자를 꺼내면서 아이에게 물었다. 그 상자는 아이가 어릴 적 즐겨 놀았던 손때 묻은 장난감과 책, 낡은 인형이 담긴 상자이다. 다시는 가져 놀 일이 없을 듯하다. 그래도 아이는 싫단다. 아직은 버릴 때가 아닌가 보다. 한참 후에 밥 먹자고 아이 방을 노크했다. 말갛게 청소했던 방이 그새 엉망이 되었다. 상자가 범인이다. 아이는 상자 안에 있는 레고랑 인형이랑 장난감들을 꺼내 다시 그때로 돌아가 버린 모양이다.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그 옛날 어릴 적 혼자 상상놀이를 하듯 중얼거리면서 레고를 만지작거린다. 아마도 레고로 만든 세상은 우리 아이가 꿈꾸고 가고 싶어 하는 곳이었으리라. 지금 뭐하냐는 엄마의 물음에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멋쩍게 웃는다.
존 버닝햄은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마법 침대'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한 책이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참 사랑스럽다.
조지의 새 침대를 사기 위해 아빠와 중고 가구점에 들렀다. 그곳에서 '소원을 빌고 주문을 외우면 먼 곳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마법 침대를 산다. 엄마와 할머니는 낡은 침대에 불만이 많지만 조지는 이 낡은 침대가 너무나도 소중했다. 그 침대는 만나고 싶은 것들과 가고 싶은 세계로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상상만 하면 난쟁이, 요정, 호랑이, 보물 상자, 해적, 돌고래, 기러기, 빗자루 탄 마녀도 만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조지는 이런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믿어주지 않으니까. 우리 아이도 그래서 말하지 않았을까?
마법 주문을 만들어보자. 그림책처럼 '엄'자로 시작하는 다섯 글자는 어떨까? 엄마사랑해, 엄마는최고, 엄마미안해…. 음, 엄마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답답하게 만든다면 '엄마도바보'라는 주문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발칙한 상상을 해 본다.
만약 상상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고 싶을까? 아이들은 신나고 재미있는 곳을 떠오르기에 바쁠 것 같다. 그곳이 어디든 간에 만나는 이들 사이에 스며들고 싶다. 엑스트라일지언정 엄마인 나도 끼어 들어가고 싶다. 아이의 마음속에 언제나 행복함을 주고 싶은 존재로 남고 있은 욕심이 살짝 삐져나온다.
조지는 먼 거리를 날아오느라 몹시 지친 기러기를 침대에 태워주었다. 기러기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러기들은 V자 형태로 날아간다. 기러기들이 날아가기 위해 날개를 퍼덕인다. 그러면 그 뒤에 있는 새에게 양력이 작용하게 된다. 전체 기러기떼가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71%를 더 멀리 날 수 있게 된다. 만약 날아가던 기러기 중에서 병이 나거나 총에 부상을 당한다면 같이 날던 다른 두 마리가 함께 대열에서 이탈한다. V자로 날기 위해서도는 적어도 세 마리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을 때까지 옆에서 보호하고 돌보다가 함께 날아간다. 내 아이도 이렇게 친구가 힘들어할 때 옆에서 도와 함께 갈 수 있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비록 조금 뒤처진다 할지라도 말이다.
아이가 낡고 오랜된 것에 집착하더라도 다그치고 빼앗지 말자. 아이가 가진 상상의 세계를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나무라지 말자. 아이들은 꿈꾸면서 자란다. 아이의 손때 묻은 낡은 것에 어릴 적 꿈의 세상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출처(책이름): 마법침대 / 작가: 존 버닝햄 / 출판사: 시공주니어
깔깔마녀 황미용씨는 현재 교육 사이트 아삭(www.asak.co.kr) 운영자이자 맘스쿨 창의력 논술강사. 저서로는 '깔깔마녀는 일기 마법사' '깔깔마녀는 독서마법사' '빙고 놀토 초등 - 체험학습' 등이 있다.
"이제 이 상자에 있는 것들을 사촌동생에게 줘도 되지 않을까?"
오랜만에 대청소를 하였다. 붙박이장 깊숙하게 있던 상자를 꺼내면서 아이에게 물었다. 그 상자는 아이가 어릴 적 즐겨 놀았던 손때 묻은 장난감과 책, 낡은 인형이 담긴 상자이다. 다시는 가져 놀 일이 없을 듯하다. 그래도 아이는 싫단다. 아직은 버릴 때가 아닌가 보다. 한참 후에 밥 먹자고 아이 방을 노크했다. 말갛게 청소했던 방이 그새 엉망이 되었다. 상자가 범인이다. 아이는 상자 안에 있는 레고랑 인형이랑 장난감들을 꺼내 다시 그때로 돌아가 버린 모양이다.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그 옛날 어릴 적 혼자 상상놀이를 하듯 중얼거리면서 레고를 만지작거린다. 아마도 레고로 만든 세상은 우리 아이가 꿈꾸고 가고 싶어 하는 곳이었으리라. 지금 뭐하냐는 엄마의 물음에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멋쩍게 웃는다.
존 버닝햄은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마법 침대'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한 책이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참 사랑스럽다.
조지의 새 침대를 사기 위해 아빠와 중고 가구점에 들렀다. 그곳에서 '소원을 빌고 주문을 외우면 먼 곳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마법 침대를 산다. 엄마와 할머니는 낡은 침대에 불만이 많지만 조지는 이 낡은 침대가 너무나도 소중했다. 그 침대는 만나고 싶은 것들과 가고 싶은 세계로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상상만 하면 난쟁이, 요정, 호랑이, 보물 상자, 해적, 돌고래, 기러기, 빗자루 탄 마녀도 만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조지는 이런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믿어주지 않으니까. 우리 아이도 그래서 말하지 않았을까?
마법 주문을 만들어보자. 그림책처럼 '엄'자로 시작하는 다섯 글자는 어떨까? 엄마사랑해, 엄마는최고, 엄마미안해…. 음, 엄마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답답하게 만든다면 '엄마도바보'라는 주문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발칙한 상상을 해 본다.
만약 상상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고 싶을까? 아이들은 신나고 재미있는 곳을 떠오르기에 바쁠 것 같다. 그곳이 어디든 간에 만나는 이들 사이에 스며들고 싶다. 엑스트라일지언정 엄마인 나도 끼어 들어가고 싶다. 아이의 마음속에 언제나 행복함을 주고 싶은 존재로 남고 있은 욕심이 살짝 삐져나온다.
조지는 먼 거리를 날아오느라 몹시 지친 기러기를 침대에 태워주었다. 기러기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러기들은 V자 형태로 날아간다. 기러기들이 날아가기 위해 날개를 퍼덕인다. 그러면 그 뒤에 있는 새에게 양력이 작용하게 된다. 전체 기러기떼가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71%를 더 멀리 날 수 있게 된다. 만약 날아가던 기러기 중에서 병이 나거나 총에 부상을 당한다면 같이 날던 다른 두 마리가 함께 대열에서 이탈한다. V자로 날기 위해서도는 적어도 세 마리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을 때까지 옆에서 보호하고 돌보다가 함께 날아간다. 내 아이도 이렇게 친구가 힘들어할 때 옆에서 도와 함께 갈 수 있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비록 조금 뒤처진다 할지라도 말이다.
아이가 낡고 오랜된 것에 집착하더라도 다그치고 빼앗지 말자. 아이가 가진 상상의 세계를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나무라지 말자. 아이들은 꿈꾸면서 자란다. 아이의 손때 묻은 낡은 것에 어릴 적 꿈의 세상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출처(책이름): 마법침대 / 작가: 존 버닝햄 / 출판사: 시공주니어
깔깔마녀 황미용씨는 현재 교육 사이트 아삭(www.asak.co.kr) 운영자이자 맘스쿨 창의력 논술강사. 저서로는 '깔깔마녀는 일기 마법사' '깔깔마녀는 독서마법사' '빙고 놀토 초등 - 체험학습' 등이 있다.
| 25면 | 입력시간: 200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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