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키가 참 큰데, 얼마나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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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Cm이다. 남자들은 보통 185Cm에서 187Cm사이인데, 190Cm이상은 부담스러운 편이며, 오히려 키가 작더라도 마스크가 되고, 그 사람만의 개성이 팔팔 살아 있다면 모델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180Cm는 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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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패션모델이 되고자 했던 계기가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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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기 전부터 조금씩 해오던 건데, 제대 후 서울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방 출신인데, 사실 지방은 입지가 좀 좁은 편이거든요. 아무튼 서울에 올라와서 모델 쪽 아카데미에 들어가 4개월 수료하고, 그러면서 쇼에도 서고 화보도 찍으면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지금은 학교 다니면서 모델 일을 병행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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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카데미? 거리에서도 곧잘 캐스팅된다고 그러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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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길거리 캐스팅! 그거 잘 살펴서 해야합니다. 아무래도 인적 자원이 없는 곳에서 그렇게 일부러 나와 애들을 찾는 경우가 많거든요. 계약조건 잘 따져봐야지, 안 그러면 사기성 농후한 곳에 걸려 고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저도 몇 번 길거리에서 캐스팅 된 적 있기는 하지만, 여하튼 조심에 조심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멋모르고 넘어가지 않도록... 음, 참고적으로 보통 그런 건 압구정이나 강남역, 대학로 등지에서 많이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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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런데 그 아카데미만 들어가면 다 모델 될 수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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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카데미의 경우는 오디션을 보고 나서 합격하면 들어가는데 그 안에서 하는 여러 가지 트레이닝을 거쳐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 기간이 어찌나 험난한지 1년 안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떨어져나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제 동기가 처음에 40명이었는데, 끝에는 7, 8 명만 남고 다 나가버렸을 정도니까요. 한 기수에 잘하는 애는 1, 2명 정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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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델이 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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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자기관리가 철저하지 않으면 중도 탈락되는 것이 모델입니다. 매일 운동이랑 식이요법이랑 병행하면서 워킹연습을 하는데, 들어오는 일은 비정기적이고, 자연히 수입도 처음에는 별 볼일 없습니다. 그러니 중도 포기를 많이 하죠. 특히 운동 한 다음에는 술도 마시면 안 되고, 담배도 피우면 안 되는데, 단백질이 다 파괴되서 운동한 보람이 몽땅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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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수입은 어느 정도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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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일을 하려거든 다른 일과 병행하면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들어오는 일이 별로 많지가 않아서 좋게 말하면 여가 시간이 많은 거고, 나쁘게 말하면 수입이 너무 적거든요. 무대에 올라가도 사실 돈 많이 못 벌고, 이것도 경력제라서 A급부터 C급까지 다 페이가 다른데, 우리나라 탑모델 되는 것이 솔직히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또 그마저도 환경 좋은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대우에서 차이가 심하거든요. 그래도 여자들의 경우는 남자에 비해 나은 편입니다. 쇼도 많이 열리고, 이것저것 일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니까 이쪽 일을 하려거든 아무래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직할 나이가 되어서야 이 곳에 들어와서는 심적으로도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죠. 특히 여자들의 경우는 고등학생쯤 되었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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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에 반해서 분명 장점이나 매력도 많으리라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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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점도 물론 있지요. 쇼에 서면 무대 위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거든요. A급이든 C급이든 다 같은 모델이죠. 그리고 무대 위에서는 희열이 느껴지는데, 내가 앞으로 나가는 동안 모두가 나만을 쳐다볼 때 느끼는 그 희열, 그 동안만큼은 내가 왕자고, 내가 공주라고 느끼며 걷는 것입니다.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관객의 시선을 뺏으라고.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점은, 여유시간이 많다는 것인데, 내가 하고 싶은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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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패션모델을 희망하는 친구들에게 특별히 선배로서 주의를 줄만한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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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조각처럼 예쁜 사람이라고 모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선미 같은 탑모델은 우리들 사이에서 흔히 말하는 ‘E.T과’ 모델이지만 그 분위기와 눈빛 때문에 세계적인 모델이 됐거든요. 그 사람이 쇼에 섰을 때 카리스마가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보지 않고는 모를 것입니다. 관건은 분위기인데, 즉, 뭔가가 느껴지는 눈빛이죠. 자기만의 개성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아까부터 계속 해온 말이지만 절대 겉모습에 현혹되어 들어오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노력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죠. 탑모델에서 이제는 연기자로 성공한 차승원 선배를 예로 들자면, 그 사람 모델이었을 때 사실 다리가 O자라서 그게 콤플렉스였답니다. 그래서 다리가 아니라 자신의 상체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운동으로 몸을 그렇게 멋지게 만든 거지요. 사람들은 정말로 그가 무대에 서면 다리가 아니라 그의 핸섬한 얼굴과 근육질의 가슴에 주목을 했는데, 문제는 정말 노력입니다. 엄청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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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앞으로의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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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쇼보다는 방송쪽 일을 준비하는 중인데, 어제 프로필 사진 촬영은 다 끝냈고, 이제부터 슬슬 홍보에 들어가려 합니다. 물론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