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사람들-- FOODSTYLIST | 잘 꾸며진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우아한 그릇, 그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예쁜 음식. 잡지나 광고에서 너무나도 예쁘게 차려진 음식이 막상 내 앞에 놓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 어서 먹겠다는 생각보다는 먹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을까?
이처럼 음식을 예쁘게 장식하는 사람들이 바로 푸드스타일리스트인데, 조금 낯선 이름의 이 직업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유진경씨(www.foodphil.co.kr)를 만나봤다. |
| |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아직은 생소한 분야인데, 우선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음식의 기능은 무엇보다도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 맛과 영양을 생각할 수 있었죠. 하지만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요즘 사람들은 입으로 맛을 보기 전에 눈으로 먼저 맛을 봅니다.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사람들이 눈으로 음식을 맛볼 때, ‘아! 정말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함으로써 음식을 그야말로 ‘오감’으로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음식의 작은 부분까지 예쁘게 꾸미거나, 사진 앵글 등을 고려해서 거기에 맞는 스타일링을 해서 작품화하는 과정이랑 할 수 있죠. 참고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외국의 경우에는 정말 음식만하는 음식코디네이터가 있고, 그 음식이 어느 그릇에 어떻게 담으면 예쁘겠다는 것을 결정하는 프럽 스타일리스트가 따로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 분업화가 안 되어 있어서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직접 조리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요. 뿐만 아니라 테이블도 꾸며야하고, 꽃도 꽂아야하고, 공간연출까지 생각해야 하지요 | | 그렇다면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어느 분야에서 일하게 되나요? 기본적으로 광고나 잡지, 방송CF, 매장 메뉴판이나 포스터 등이 있고, 그밖에 기업의 행사나 파티 등에서 음식을 보기 좋게 하는 일이 있는데, 푸드스타일링 이라는 작업은 같지만, 그 안으로 좀더 들어가 보면 작업을 진행하는 방법은 저마다 차이가 있어요. | | | |  각각의 작업이 틀리다는 이야기인가요? 그렇죠. 아무래도 행사장에서 직접 시식하는 음식과 화면을 통해보는 CF, 잡지에서 보는 사진의 느낌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디테일한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작업을 할 때, 음식의 맛과 멋 중 어느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지요? 푸드스타일리스트에게 있어서 맛과 멋은 모두 중요하지만 디테일한 광고나 팩케지 촬영시에는 아무래도 멋을 먼저 생각하게 되지요. | |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전문 직업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될까요?대략 1999년 말부터 도입되기 시작했으니까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들어온 직종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으며, 저 역시 그 무렵에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몇몇 잡지기자나 디스플레이어, 요리사 선생님들이 그 기반을 만드셨구요. | |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고자 마음먹은 계기가 있었나요? 원래 전공은 피아노였는데, 아기자기하거나 뭔가를 꾸미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잡지에 실린 음식 사진을 보고는 ‘누가 이렇게 예쁘게 꾸미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들었고,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이게 직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지금까지 피아노를 해왔지만 제2의 인생을 살아보자.’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 | |  그런 결심을 하신 후에 푸트스타일리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되었나요?제가 이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무렵이 우리나라에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막 도입되던 시기였어요. 우선은 개인이 하는 학원에서 공부를 한 다음에 그 밖의 필요한 여러 가지 과정들을 개인적으로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나요? 가장 1차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요리를 사랑하는 학생들이 배웠으면 좋겠어요. 요리를 너무너무 좋아하고, 요리를 잘 만든다거나, 요리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요. 그리고 조리학과나, 식품영양학과 혹은 디자인에 소질이 있는 사람들이 잘 해요. 아무래도 미술을 했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색감이나 디자인, 구도 등이 좋으니까요. 그 밖에 섬세하면서 지구력과 함께 힘이 센 학생들이 좋아요. 이런 말 하면 ‘푸드스타일링에 웬 힘이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일이 생각보다 힘이 정말 많이 들어요. 우선 좋은 재료 고르려면 다리품도 많이 팔아야 하고, 일에 따라서는 밤샘 작업도 예사로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남학생들이 더 유리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요즘은 남자들도 많이 배우려 하고 있고요. | |  청강문화산업대의 경우 이번에 신설한 푸드스타일리스트과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아직 정식 학과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일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어느 곳으로 가야하나요?요즘은 학원도 많이 생겼고, 몇몇 여대의 경우에는 사회교육원을 통하여 푸드스타일리스트를 양성하기도 해요. 또한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개교를 목표로 전문학교가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좀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 | 현재 푸드스타일리스트로써 활동 중인 사람은 어느 정도 인가요?아직 도입된지 얼마 안 되는 직종인지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소수이지만 그밖에 많은 사람들이 의욕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의 특성상 본인이 얼마만큼의 과정을 거쳐서 배웠다 하더라도 바로 어딘가에 소속되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하네요. 처음 자기에게 일이 주어졌을 때, 얼마만큼 잘 하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기회를 잘 살린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죠. 다소 민감한 질문일 수 있겠는데, 일반적으로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요? 똑 같은 푸드스타일리스트라 하더라도 하는 일이 저마다 차이가 있고, 또한 능력에 따라 대우도 천차만별인 만큼 딱히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네요. 하지만 어느 일이나 그렇겠지만 본인이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열심히만 한다면 분명 그만큼의 댓가는 보상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은 회사에 속해서 하나요? 이쪽 일은 대부분이 프리랜서로 활동해요. 저 역시 그렇고요. 회사에 속하는 경우는 음식과 관련된 디자인 회사나, 음식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스튜디오 정도인데,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스튜디오에 속해서 포토그래퍼와 함께 작업을 할 경우에는 주로 사진 작업만 하게 되는 반면에, 프리랜서의 경우에는 사진작업 뿐만 아니라, CF, 파티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 | | | | |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갖는 보람이나 매력을 꼽아주신다면? 마트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내가 만든 작품이 매장에 걸려있고, 그 사진을 보고서 사람들이 물건을 선택하는 것을 봤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죠. 또한 기업 파티나 이벤트 파티 혹은 어떤 제품의 런칭과 관련된 파티장에서 컨셉에 맞는 테이블 셋팅을 하게 되는데, 같은 음식이라도 사람들은 감동을 받게 되고, 그런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는 정말 뿌듯하죠. 매력이라면 나만의 아이디어나 창의성으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인데, 작업 과정이 힘들어도 일을 마쳤을 때, 나도 모르는 감탄사가 나오기도 한답니다. 끝으로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수험생들에게 격려의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절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아닌 만큼 자기가 정말 배워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인내심을 갖고 차근, 차근 배워나가야 해요. 1년이나 2년이 아니라 몇 년이 걸려도 최대한의 자기 기량을 쌓아야 하는 거죠. 그리고 항상 관심을 가지세요. 길을 걷다가 괜찮은 간판을 보거나, 백화점에서 잘 된 디스플레이를 봤을 때, 그 배치나 색상을 푸드스타일링으로 생각해보는 거에요. ‘무슨 색깔의 무슨 음식을 저렇게 배치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공이 쌓이는 거죠. 그렇게 마음속으로부터 준비하다보면 어느 순간 푸드스타일리스트로서의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거에요^^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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